‘독서모임 꾸리는 법‘ 은
책을 읽고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모여 토론하는
‘독서모임‘ 의 좋은 점과
모임을 운영해 나가는것에 대한 고충을 얘기하며,
결국은 ‘소소한 장치‘ 가 필요하다고 하는
독서 모임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과 모임을 잘 이끌어나갈 수 있는 노하우가 들어있는 책이다.
나는 지금 두 개의 독서모임에 참가하고 있다.
하나는 도서관에서 운영하는 고전 읽기 모임이다.
그리스 로마신화에서 호메로스의 서사시, 소포클레스등의 그리스 비극, 그리고 고전 반열에 든 소설을 읽는다. 동아리의 리더는 책에 대한 지식이 아주 풍부한 분이 맡고 계시는데 그 분이 준비해오는 논제는
깊이 있고 심오하며 명쾌하다. 이러한 책들을 읽어내기가 쉽진 않지만 ㅡ어쩔수 없이 모임 날짜가 다가오면 주변의 것들에 신경 쓰지 않기 위해 도서관으로 향한다ㅡ끝까지 읽고 모임에 참석하면 항상 그 이상의 것을 얻는다.
내가 ‘클래식‘ 독서모임에 참여하지 않았다면
혼자서는 절대로 이런 책을 읽어내지 못했을 것이다.
내가 독서모임에 참가하는 이유 중의 한가지는
이렇게 벽돌책을 읽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또 하나의 독서모임은 딸아이가 중학교 1학년때 학교 에서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독서 모임을 만들었는데ㅡ
박근혜 정부시절 전국의 학교에서 학부모 독서모임을 장려했다 ㅡ그때 중1, 중2 엄마들로 구성된 모임이 아이들이 학교를 졸업한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내가 사는 곳은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붙어 있는데 이곳의 아이들은 대다수가 9년 동안 이 붙어있는 학교를 다닌다. 그러니 한 다리만 건너면 거의 아이의 정보를 알아낼 수 있을만큼 오픈된 곳이고 그런 아이들의 엄마들이 모여 결성된 독서모임이다보니 책보다는 잿밥에 더 관심을 가진 회원도 있었고 토론보다는 산으로 가는 배에 탑승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했다.
그러니까 이 모임은 지금 7년차에 접어드는데 그동안 동아리 이름이 세 번이나 바뀔만큼 파란만장했고 내 인생에서 이렇게나 다양하고 개성 넘치고 이상한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겠나싶게 갈등과 힘든 일이 많았고,
여러가지 우여곡절 끝에 지금은 책을 무지 사랑하고 좋아하는 사람들 8명만 남아 안정적이고 발전적으로
독서모임을 꾸리고 있다.
그리고 드디어 이번에 처음으로 우리가 이 책을 바탕으로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규칙과 소소한 장치들을 만들어 명문화시켰다.
이것을 하기 위해 7년의 세월을 마늘과 쑥을 씹으며 기다려야 했다.
독서모임을 해가면서 내가 깨달은 것은 사람은 참 이기적이며 자신과 상관없을 땐 굉장히 착하고 쿨하지만 자신과 연관되어 있을땐 누구나 다 화를 내고 자신을 지키기 위해 상대방을 공격하고 남의 의견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이 가진 틀도 잘 깨지 않는다는 것이다. 독서모임을 통해 사람공부도 많이 한 셈이다.
물론 나 자신도 그런 갈등의 많은 원인이었을 것이다.
그래도 독서모임은 단점보다는 장점이 훨씬 더 많고 끝까지 남은 회원들은 그것을 잘 알고 있는 분들이다.
‘독서모임 꾸리는 법‘ 은 굉장히 얇은 책이지만 이 책에 독서모임 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노하우가 거의 들어 있어서 굉장히 유익했다. 여러 해동안 독서모임을 운영해 온 작가의 경험과 고충이 들어 있으며 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후에 더 좋은 운영 방식을 소개하고 있다.독서 모임을 하면서 계속 옆에 두고 참고해도 좋을 책이다.
나는 한 달에 한 번하는 이 7년차 모임에 참석하면서 1번 정도 결석했고 ‘앵무새 죽이기‘ 한권만 끝부분을 안읽어 간것을 제외하고는 모든 책을 읽어 갔다.
무엇이 날 그렇게 만들어서 애정과 애증이 교차하는 이 모임에 그렇게 꾸역꾸역 참석했는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 모임을 통해 아이의 사춘기를 견뎠고 나의 일에 대한 스트레스를 이겨낸 것 같다.
그렇게 성실한 책읽기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면 언제나 존재하는 일탈적이고 몰상식적인 문제적 인간들을 뒤로한 채 나자신을 많이 성숙시켰으리라고 생각한다.
* ‘평생 책만 읽는 것이 내 단 하나의 소망이었다.‘ ㅡ 앤디 밀러
* 여러 가지 문제와 고민 앞에서 지치지 않고 계속 즐거운 마음으로 책 읽고 모임을 꾸려 나가기 위해서는 그런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게 돕는 ‘소소한 장치‘ 들이 필요했습니다.
* 독서모임을 하고 싶어 하는 이유 규칙적 독서 독서 편식 개선 감상 공유 생각 정리 + 말하기 훈련 인문학 공부 책을 통한 친교
* 독서모임에는 규칙이 필요했습니다. 2회 연속 결석시 탈퇴 가능한 모든 회원이 책을 완독하는 것입니다. 독서모임에서 독서는 선택 사항이 아닙니다. 소소한 규칙들이 만들어 준 견고한 장치
* 어떤 모임이든 참여하고 싶다면 그전에 자신의 결석과 지각과 배려 없는 발언이 상대나 모임 운영자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꼭 한 번 미리 고민해 보기를 권합니다.
* 오랫동안 ‘책 친구‘ 로 지내기 위해서는 꾸준히 읽자고 독려하고 서로의 상황을 이해하는 만큼 모임의 규칙을 지키려는 태도를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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