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서점에서 책을 구입하지 않은지 2년 이상이 된 것 같고 동네서점에서 책을 구입하지 않은 지는 훨씬 오래 된 것 같다

오늘은 아주 작은 동네서점 주로 학습서와 문제집 위주로 판매하는 고등학교 인근 서점에 들르기로 했다.
오랜만에 책장에서 책을 고르는 재미가 쏠쏠하다
매번 살 책을 정해두거나 소설위주로 구입했는데
이번에는 그냥 손이가는 책을 구입해보기로 했다.

읽는 인간 14,000원
머릿속 정리의 기술 13,000원

할인하지 않은 도서를 구입한지는 무려 3년 이상된 것 같다
동네서점 살리기가 자주 이야기되는 요즘 가끔 이런 재미가 내게도 동네 서점에게도 도움이 된다면 한번씩 들러 마음에 드는 책을 집어드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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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내성적인
최정화 지음 / 창비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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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최정화> 지극히 내성적인


지극히 제목과 내용이 어울리는 책이었다.

또한 최정화 작가를 알게 해준 고마운 책이며, 그녀의 이미지는 책과 닮아있다.

그녀의 책이다 할 정도로 느낌이 뚜렷하게 전해져온다.

올 해 들어 가장 빠르게 읽힌 책이었다.

심지어 멀미도 잘하는 내가 버스안에서도 읽을 정도니 어마어마한 흡입력이다.

그녀는 등장인물 하나하나의 심리를 면밀하게 분석하여 글에 행동과 표정변화까지 세세하게 표현한다.

그래서 특정한 어떤 캐릭터에 애착이 가기도 한다. 닮아있기 때문이다. 

우리내의 누군가와



처음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는, 등골이 서늘할정도로 무서운 단편이라고 느껴졌다.

편집증에 가까운 심리를 보이는 주인공들 혹은 주변 인물들.

개인적으로 귀신보다 무서워하는 유형의 사람들이다. 

굉장히 내성적인 모습으로 어느 순간 가장 소름끼치는 행동을 아무렇지 않게 펼쳐놓는 사람들.

몇몇은 그런 행동들이 이해되기도 하고 또 다른 몇몇은 기이해 무섭기도 하고

10편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비슷한듯 달라 다름을 비교해보는 재미가 꽤 쏠쏠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단편작

'홍로' 

 

 홍로

 사회적지위가 있는 자존심이 센 중년남자와 휴대폰 판매원의 아들을 둔 중년여자

 여자는 흡사 아내와 같이 그의 집에 살면서 남자에게 매 월 200만원을 받는다.

 평소 여자를 창피해하던 남자는 독신남이 어쩌고저쩌고 농담을 하는 친구들의 말이 싫어 여자를 모임에 데리고 간다.

 여자에게 입단속을 시키며 아들이 교사라며 친구들에게 거짓말로 둘러대던 그의 뒤로 어느 순간

 조용하던 여자는 거짓말을 막힘없이 해낸다. 평소 그녀의 모습이 아닌 밝고 사랑받는 한 여자같은 표정을 하고는

 그리고 그런 여자가 거북한 남자.


모든 사람에게는 여러 가지 모습이 있는데 특히 어떤 욕망을 강하게 가지고 있는 사람은

그것이 아주 작은 어떤 사건만으로 발현되고는 한다.

홍로에 등장하는 여자는 그 모임에서 남자의 아주 작은 거짓말로 인해 그 욕망이 발현된 것 같다.


원래 그랬던 것처럼 사랑받고 잘난 아들을 두고 있는 멋진 여자의 모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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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장앨리스 2016-02-18 17: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리뷰를 읽어보니 책을 읽어보고 싶네요. ^^

비로그인 2016-02-23 01: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리뷰를 읽고 책을 사 보고 싶은 욕망이 생깁니다. ;^^
 
지극히 내성적인
최정화 지음 / 창비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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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에서 진행한 눈가리고 책읽는당 2기에서 작가도 책제목도 모른체 읽었었는데 드디어 출간된 책을 보니 참으로 반갑다. 조만간 제대로 리뷰를 남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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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프랑스를 비유하는 글이 참 와닿는다

p.53 쌩땅뚜안에 잠깐 햇빛이 구름을 몰아냈다가 다시 구름이 덮이고 나니, 구름의 어둠은 무거웠다. 추위, 먼지, 질병, 무지 그리고 빈곤은 그 구름의 당당한 존재를 보좌하고 있는 거대한 힘을 가진 귀족들이었다. 그러나 특히 마지막 것이 가장 그러했다. 끔찍하게 갈아대고 또 갈아대는 공장을.... 그들을 쇠락케 하는 공장은 젊은이를 늙게 만드는 공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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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문득 어른이 되었습니다 - 마스다 미리 산문집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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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다 미리
언제들어도 언제보아도
참으로 소소한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그녀의 책은 만화책으로 먼저 접했다.
아주 간결하지만 핵심적인 그 만화는 사람의 마음을 들었다놨다 들었다놨다

일상적인 일들을 더없이 일상적으로 그려서 그 일상적인 것을 깊게 생각하게 되는 그런 책이었다.

40대의 마스마 미리가 직접 겪고 생각한 것들을 담은 이 책은
아직 여전히 20대를 달리고 있는 내게는 다소 공감이 가지 않는 부분도 있었으나
대체로 작은 울림을 주는 내용들이 담겨있었다.

마음이 울적해지거나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좋은 책이었다.




개인적으로 소중했던 문장들


오사카 사투리를 쓰는 나

p.15

 

친한친구와 얘기할 때의 나는 내가 좋아하는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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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다. 내가 좋아하는 '나' 그런 점이 있다. 내게도.

내가 소중해지는 순간이었다.

 

우와, 예브다, 대단해!

p.99

 

와, 대단하다! 라든가, 와, 예쁘다! 하고 일일이 놀랄 줄 아는 나로 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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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어도 언제고 작고 소소한 것에 감정을 담는 내가 되었으면.

 

어른이되어 생각해낸 방법

p.101

 

빨리 잊어버리는 지름길은 몇 번씩 보지 않는 것. 어른이 되어 스스로 생각해낸 대처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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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어서 생기는 장점도 분명 있다. 현명해지는 것.

 

조금이지만 먹어보렴

p.110

 

어른이 되면 뭐든 다 할 줄 알게 되는 줄 알았지만, 아무 노력도 하지 않고 뭐든 할 수 있게 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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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살 이후로 늘 생각했던 ​것.

 

엄마의 글씨

p.159

 

부모가 되어봐야 비로소 부모의 고마움을 안다고 하지만, 각자의 타이밍대로 고마워해도 좋지 않을까. 앞으로도 "고마웠다"고 느낄일이 새롭게 나올지도 모르므로, 그때마다 고마워하면 된다는 생각이 드는 마흔세 살의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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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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