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통의 완벽한 수박밭 뚝딱뚝딱 누리책 24
코린 로브라 비탈리 지음, 마리옹 뒤발 그림, 이하나 옮김 / 그림책공작소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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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홍빛 수박이 익어가는 표지와 면지까지 달금한 향이 전해진다. 


이 그림책에는 수박밭의 주인 앙통이 나온다. 

 수박 문양의 바지가 눈에 띈다. 

얼마나 수박을 애정하는지 덕후(?)가 보인다. 


그러나 너무 수박을 사랑해서일까.

수박 한통을 도둑맞은 뒤, 앙통의 일상은 와르르 무너진다.

완벽을 향한 집착은 어느 순간 강박으로 치달은다. 


수박의 문양은 짐승의 그것처럼 단단하고 강한 표피지만, 

내면은 너무도 무르고 연약하다. 

마치 앙통처럼... 


작은 균열은 완벽한 일상을 무너뜨리고

상실감은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다. 

수박이 있던 빈자리는 환상통처럼 내면의 불안과 고통을 먹고 잠식한다.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초현실적이고 감각적인 그림으로 앙통의 심상을 보여준다. 


과연 앙통은 그토록 원하던 완벽한 수박밭을 되찾을 수 있을까?


우리네 삶을 완벽하게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인위적이고 획일화된 일렬종대 수박밭은 본래의 자연성과 어긋나는 것이다. 


자연성의 회복은 곧 앙통에게 삶의 균형과 여유를 찾는 과정이다. 


나무가 아닌 숲을 보는 법!


삶에 여유와 관망이 필요하다. 


수박 하나만 바라보던 편협하고 오만한 시선을 거두면,

항상 주위에 있었던 아름다운 풍경이 비로소 보인다.


수박밭도, 고양이도, 지평선도...


수박밭은 여전히 고요하고 풍요로웠고, 완벽하였다.

앙통의 수박밭은 너무도 완벽했다.

앙통수박 한통을 도둑맞기 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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