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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 푸어 - 항상 시간에 쫓기는 현대인을 위한 일 가사 휴식 균형 잡기
브리짓 슐트 지음, 안진이 옮김 / 더퀘스트 / 2015년 6월
평점 :
품절
'모모' 라는 소설을 보면 회색인간이라는 굉장히 독특한 캐릭터가 나온다. 그들은 사람들의 시간을 앗아가며 살아간다.
이 책은 현대인의 시간 도둑 진짜 회색인간을 찾아 떠나는 센세이셔널한 도서이다.
우리의 그 많던 행복하고 여유넘치는 시간들은 어디로 다 흘러 사라졌을까?
먼저 이 책의 표지를 보면 아이를 업고 시간을 달리는 여자의 일러스트가 확 돋보인다.
바쁘고 고단한 하루 24시가 그대로 전해진다. 그림처럼 이 책은 워킹맘의 잘게 부서지고 쪼개진 일상의 시간에 관한 생생한 기록이다.
더 나아가 현대인의 '시간'을 재정의하며 건설적인 방향으로 대안을 제시한다.
작가가 워싱턴포스터지의 사회부 기자 출신이라 가독성 좋은 문장은 간결하면서 유려하다.
특히 방대한 취재와 인터뷰, 사실적 연구 논문 자료는 과히 압도적이다. 생생한 인물들의 인터뷰와, 세계 곳곳의 여러 가족 사례를 담은 현장의 기록은 다큐보다 재미있고 전달성이 높다.
또한 작가 자신의 힘들었던 사례를 고백함으로, 독자의 공감대를 불러 일으킨다. 특히 양립하는 '이상적 엄마'와 '이상적 노동자'로서 불일치하는 양가감정이 굉장히 인상적이다.
인류 역사상 겪어보지 못한 새 시대에서 부모역할의 재정립, 그리고 현대인의 맹목적인 '바쁨' 증상에 관하여 작가는 유의미한 문제 제기를 한다.
이러한 과잉 '바쁨' 사회적 현상에 관하여 작가의 직관과 통찰력이 매우 뛰어나다.
읽으면서 굉장히 많이 공감되고, 생각할 거리가 많았다.
하지만 미국중산층 워킹맘의 적나라한 현실 폭로도 이러할진대, 그보다 더 빈곤한 타임푸어 우리의 삶은 막막하다.
책장을 덮고 바깥 일상의 풍경들을 보면, 여전히 고단하고 날이 서있다. 현실은 여전히 송곳하나 꽂을 여유없는, '바쁨'으로 가득하다. 보이지 않는 회색인간들이 우리의 시간을 잠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