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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되기 위해 살지 마라 - 세계은행 총재 김용의 마음 습관
백지연 지음 / 알마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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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세계은행 총재로 선출된 한국계 미국인 김용 씨에 대해서는 예전부터 많은 이야기들을 접해 왔기에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그와의 인터뷰 내용이 그다지 새롭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가장 놀란 것이 바로 아버지가 서울대 치대 출신이고, 어머니가 퇴계 사상연구로 철학박사를 받았으며, 본인은 고등학교 전교회장, 수석졸업생, 풋볼팀 쿼터백 및 농구팀 포인트 가드로 활동했었다는 화려한 배경이다. 사실 그가 무엇이 되는 것에 관심을 두지 않았고, 무엇을 해야 하느냐를 늘 생각했다는 말은 뜻은 매우 좋지만, 그의 배경만 보더라도 무엇이라도 될 것처럼 보인다. 오히려 그런 배경 때문에라도 스스로 무엇이 되는 것에 관심을 덜 두었을 것이라 짐작하게 된다. 이 책은 그의 이력사항들을 바탕으로 자신의 인생철학을 젊은 세대에게 알려주는 내용들이 대부분이다. 인터뷰를 행한 백지연 씨의 개인적인 생각도 무척 많이 반영되어 있기도 하다.

 

이 책 초반부에 김용 씨 자신은 세계은행 총재가 된 게 쇼크 상태이고, 이번 일은 일어날 가능성이 너무 희박한 그런 기회가 불쑥 찾아온 것이란 표현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전혀 예상치 못했다는 말이다. 또한 김용 씨의 아버지는 안정된 일자리와 사회에서 존경받을 수 있는 자격을 먼저 갖추고 나서 그 다음에 무엇이든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충고했었고, 실용적인 그 접근을 스스로 받아들여 성공했다고 말하고 있다. 하버드 의대 교수시절부터 약 20년 동안 저개발국의 보건 발전 영역 전문가로 활동한 이력이라든지, 페루의 가난한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하버드 의대 실습병원 중에 하나인 브리검영병원에서 10만 달러어치 약값을 떼먹은 일화 역시 흥미로웠다. 이 책의 절반 정도는 자신이 총장을 역임했던 다트머스 대학 같은 대학을 다니는 학생들에게 해주는 조언들이었다. 이를테면 인간을 이해할 수 있는 방법으로 훌륭한 고전 같은 문학작품을 깊이 읽으라고 한다.

 

우리의 시야를 넓혀줄 수 있는 책으로 마틴 루터 킹, 넬슨 만델라, 달라이 라마, 폴 파머의 책을 추천하고 있으며, 한국의 부모님들에게는 자녀들이 배움에 대한 열정과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호기심을 갖도록 만드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전환기의 인재상은 융합과 링크를 이해하는, 적용할 줄 아는 스페셜리스트 겸 제너널리스트라면서, 이를 위해 어학능력은 기본이고, 끈질김, 대체능력, 충동관리 같은 마음의 습관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또한 통합적 글쓰기 능력과 예술교육이 중요한데, 이런 교육은 어떤 문제를 볼 때 두뇌의 여러 부분이 함께 움직이도록 할 수 있기 때문이라 한다. 마지막으로 비겁해지지 않고 낙관적이 되는 것은 도덕적 선택이라면서 요새 젊은이들 사이에 만연한 냉소주의를 버리라고 조언한다. 전체적으로 이 책은 어머니의 철학적 가르침과 아버지의 실용주의가 조화를 이룬 그의 가정을 그대로 모방할 수 있도록 조언을 주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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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17 08: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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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선배분중에 서울 근교로 이사를 가서 드넓은 정원에서 나무 키우기에 취미를 들인 분이 있다. 그 분말로는 나무 묘목을 사 몇 년간 정성들여 키워 팔면 한 그루에 몇 백에서 몇 천까지 받는다고 언질을 주었다. 아~바로 그것이구나! 나무로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10여년전만 하더라도 벨랩하면 내 전공분야에서 가장 인기많은 연구소였다. 지금은 글쎄다~~인수합병 붐에 연구소 기능이 잘 돌아가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명성이 예전만 하지는 못한듯 싶다. 사실 우리가 알고 있고 현재 쓰고 있는 수많은 기술들을 발명한 곳이 바로 그곳인데, 정말 그곳의 자유로운 연구 분위기라도 어떻게 빌려왔으면 좋겠다.

 

 

 

 

 

 

 

늘 소통의 문제를 안고 살아가는 현대인들, 불통의 원인이 어디에 있을까 가만히 생각해보면 다 내 속에 있는것 같다. 말은 소통하자고 하지만 행동이 그렇지 못하니 말이다. 그렇게 정곡을 찌른 책인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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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치 2012-06-06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경제경영/자기계발 신간평가단 파트장 키치입니다.
추천신간 체크 완료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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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도 빵집이 무척 많은거 같지 않은지? 커피전문점이 우후죽순처럼 생기듯, 빵집도 브랜드 샵부터 동네 빵집까지 다양하다. 그래서 은퇴하고 나도 빵집이나 해볼까 생각중인데, 마침 이런 책이 나왔다. 한번쯤 동네빵집에서 빵 안사본 사람만 제외하고 모두 이 책을 읽어보길~~

 

 

 

 

 

 

 

 

 

 

풍요로운 시대에 먹거리가 비상이다. 값싼 중국산이 문제인가? 농식품 분야에서 세계적 독점기업들의 위세가 대단하다. 또한 식량이 단순 먹거리 차원을 넘어 국가간 분쟁의 도구로서 활용될 정도이니 우리도 한번쯤 먹거리를 다른 차원에서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누가 뭐래도 땅이다. 땅이 투기의 최고 대상이었지만, 지금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도 땅에 기대어 일확천금을 꿈꿀 수 있지 않을까? 땅과 관련된 경제사를 들여다만봐도 재미있을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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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치 2012-05-07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이번에 11기 경제경영 신간평가단 파트장을 맡게된 키치입니다.
추천도서 세 권 확인했습니다. 앞으로 6개월 동안 잘 부탁드립니다. ^^*
 
[일의 미래]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일의 미래 - 10년 후, 나는 어디서 누구와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
린다 그래튼 지음, 조성숙 옮김 / 생각연구소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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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뭔가 희망을 가지며 책을 읽었으면 했는데, 그렇지 못해서 실망한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인적자원관리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런던경영대학원 교수라고 하는데, 향후 10여년 뒤의 일하는 방식이나 삶의 방식이 어떻게 변화할지 다양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예측하고 있다. 앞으로 맞이하게 될 시대는 일에서 근본적 변화를 겪을 것이라면서 이런 변화는 결국 모든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을 것이라 단언한다. 그러면서 그러한 변화를 추동하는 다섯 가지 힘으로 저탄소 경제의 활성화, 급속한 기술 발전, 세계화의 증가, 수명과 인구 통계의 근본적 변화, 중대한 사회적 변화를 꼽고 있다. 특히 이 책에서는 기술발전에 따른 업무 혁신이 눈에 띄게 보이는데 아바타, 인지적 비서, 홀로그램, 로봇 등의 기술이 활성화된다고 예측한다. 게다가 2020년에는 동시통역 기술이 도입되어 전문적인 언어 학습이 필요 없을 것이라 말한다. 또한 지금 활성화되고 있는 클라우드컴퓨팅에 모든 미래가 달려있다고 말한다.

 

이런 기술 예측을 바라보는 IT전문가로서의 시각은 좀 다르다. 안 그래도 이 책 주석에 2009년과 2010년에 조사한 바에 의하면 텔레프레전스나 클라우드 컴퓨팅이 실제 기업에 사용되기까지 거쳐야 할 문제가 많았다고 공표하고 있다. 홀로그램 등을 설명하면서 주석에 달린 내용도 틀린 것 같다. 육감 기술의 선구자가 발명한 TED기술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그게 아니라 MIT에서 식스센스라는 기술을 발표한 것을 가지고 말하는 것이리라. 학습방식에 있어서 블렌디드 러닝, 비디오 게임과 시뮬레이션 도입이 확산될 것이라는 예측도 이미 한물간 기술에 대한 설명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래도 이 책의 저자는 IT 업계 전문가는 아니기 때문에 이런 잘못된 이야기들을 하고 있을 것이다. 어쨌든 이 책에서는 여러 인물들의 2025년의 가상적인 경험들을 소개하고 있다. 여러 가지 시나리오에 기반을 두고 전개되는 일상의 일들인데, 대부분 그리 유쾌하지 않은 내용들이 펼쳐지고 있다. 어쩌면 다가올 미래는 탁월한 능력자가 아닌 이상 지금보다 업무환경이 더 나빠질 것 같다.

 

이를테면 2025년에는 어떤 활동도 3분 이상 이어지지 않으며 직장인은 누구나 세계 곳곳의 사람들과 끝없는 경쟁을 벌인다고 가정된다. 이른바 파편화 된 세상으로 글로벌 세상이 지나치게 연결되어 있어 밤낮도 주말도 없이 일한다고 가정된다. 이러한 파편화, 과도한 업무, 시간 압박은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진정으로 관찰 및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을 감소시킨다는 게 문제라 한다. 미래의 일터를 더욱 분주하고 편협하며 기발함과 재미가 사라진 곳으로 만들어버릴 것이라 예측한다. 또한 2025년이 되면 일상 업무에서 직접 얼굴을 마주하는 관계는 대부분 사라진다고 가정된다. 편안한 동료관계가 실종되며 가족들도 서로 떨어져 지내게 된다. 왜냐하면 부모들도 80대까지 계속 일해야 하기 때문에 수백 혹은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살게 되고, 특히 치솟는 에너지 가격, 탄소발자국 비용이 늘어나고 가상현실 기술이 향상되면서 통근이나 비행기를 타는 대신 집안에서 재택근무를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라 예측한다.

 

그리고 대다수는 프리에이전트로 일하게 되며, 은퇴시기가 되는 65세까지도 충분한 저축을 못하게 될 거라 예측한다. 더불어 차후 10년을 더 버티게 해줄 좋은 조건의 일자리를 찾기도 어려워진다고 가정된다. 물론 복잡한 기술이 필요한 분야일수록 고도로 숙련된 전문성을 갖춘 사람들은 일자리를 찾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 한다. 이 책에서는 대개 암울한 미래를 그리고 있지만, 좀 더 나은 미래도 예측하고 있는데, 그게 기술발전과 세계화의 결합을 통해 상호협력적인 세계가 될 것이라든지, 수억 명이 소기업가로 활동하며 이른바 인터넷 생태계에서 협력관계를 맺는다든지 하는 정도이다. 이 책에서는 또한 향후 미래에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 지 몇 가지 해법들을 제시하고 있다. 우선 고립을 줄이고 공동체 활동을 늘리기 위해 의지할 수 있고 오랫동안 상호적인 관계를 만들어 온 사람들과의 네트워크, 아이디어 집단과의 네트워크, 에너지를 충전해주는 공동체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리고 평범한 제너럴리스트가 아니라 여러 영역을 깊이 있게 아는 유연한 전문가(Serial Master)가 되라고 조언한다. 전통적인 평생직장 개념이 무너졌기에 그간 일했던 회사에 대한 일반 지식만 들고 새로운 구직시장에 뛰어들어 승부를 볼 수 없을 거라 말한다. 그리고 전문성을 쌓기 위해서는 여전히 1만 시간 이상의 수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이 책에서는 2025년 어떤 능력과 기술이 가장 높은 가치를 창출할 것인지, 어떤 기술과 능력이 공급부족을 빚을지 예측하고 있다. 이른바 미래에 주목받을 경력과 기술로 풀뿌리 권익대변 운동, 사회적 기업 운영 경험, 소기업가 경험, 그리고 생명과학과 건강 영역, 에너지보존 영역, 창의성과 혁신 영역, 코칭 및 관리서비스 영역이 성장할 것이라 보고 있다. 그리고 여러 회사와 함께 일하게 되므로 보다 유연하면서도 느슨한 방식으로 자신을 눈에 띄게 만들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자신만의 고유한 특징을 만들고 적극적으로 평판관리를 하라고 조언한다. 그리고 전문가 집단을 조직하고, 편종형 학습 곡선을 만들어 다채롭고 모자이크 같은 업무생활을 구축해 적극 참여해야한다고 강조한다. 이 편종형이라는 것의 예를 이 책에서 들고 있다. 20대에 대기업에 입사해 서른 살까지 열심히 일하며 해당 분야에서 깊은 전문능력과 지식을 갈고닦는다. 서른 살에는 1년 동안 일을 쉬면서 여행을 다니거나 자원봉사 활동을 한다. 서른한 살에는 다양한 회사의 프로젝트에 참여해 경험을 넓힌다. 그리고 직장으로 돌아와 속도를 조절해 이후 3년 동안 업무 공유를 한다. 40대가 되면 1년 동안 학습에 매진해 전문 능력을 쌓고 두 번째 전문영역으로 변형을 한다. 40대초나 50대초가 되면 두 번째 전문능력에 쏟는 에너지를 늘리며 50대 중반에 다시 사회체험을 위해 1년 동안 여행을 하거나 자원봉사를 한다. 50대 후반 혹은 60대에는 지금까지 두 분야에서 쌓은 전문 능력을 바탕으로 소기업가로 변신한다. 덕분에 70대와 80대까지도 계속 사회에 공헌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매우 이상적인 아이디어로 이 책이 가득하다. 페이스북, 트위터, 블로그 친구 등이 대규모 아이디어 집단이 되어주며, 오랜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언제든 도와줄 네트워크를 만들라면서, 자신의 사례를 들어 친구가 MIT교수를 소개해주고, 자신은 런던경영대학원의 게리 해멀 교수를 소개시켜주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정말 끼리끼리 노는가 싶다. 이 책에서 특히 눈길을 끌었던 것은 본문이 아니라 주석이었다. 특히 HSBC 보험사가 2005년 행한 글로벌 통계조사는 국가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사람들이 노년에도 일하고 싶어 하는 5가지 이유를 다음과 같이 들고 있다고 한다. 돈을 벌기 위해, 정신적으로 계속 자극받기 위해, 신체적으로 움직이기 위해, 타인과의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 집단 간의 평균을 내면 5가지 이유를 고루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언급하고 있는데, 과연 그럴까 싶다. 청년실업, 고령화 등 수많은 사회문제 앞에서 이 책은 그런 문제는 배제한 채 기술발전과 세계화를 너무 강조하여 미래를 그리고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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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은 정의로운가 - 서울대 이정전 교수의 경제 정의론 강의
이정전 지음 / 김영사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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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경제학자가 이런 책을 썼다는 게 믿기지 않지만, 그래도 저자의 이력을 살펴보니 경실련, 환경정의시민연대 공동대표 등을 역임한 진보적인 학자임에 틀림없다. 사실 이 책은 시장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정의의 관점에서 풀어쓴 경제학 원론이라 소개되고 있는데, 몇 년 동안 우리나라에도 정의론 광풍을 몰아치게 했던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저작에 비견할 만하겠다. 이 책이 꽤 괜찮다고 느껴지는 것은 비단 자본주의가 휘청거리고 사회적 평등과 정의를 외치는 목소리가 커지는 시류 탓만은 아니다. 우선 내용이 일반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쉽다. 어려운 시장경제의 원리와 철학적인 정의론을 평이한 단어들로 서술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내공이 크다는 말이다. 또한 잘 모르는 외국 사례가 아니라 우리나라 실정에 잘 맞는 적절한 사례들을 들고 있어 독자들의 이해력을 배가시킨다.

 

이 책은 시장에서 결정된 가격은 공정하며, 시장에서 결정된 소득분배 역시 공정하다는 경제학자들의 주장에 반박하고 있다. 물자가 풍부해지고 사람들의 생활이 더 넉넉해지면 사회도 안정되고 평화로워질 것 같지만, 인류의 역사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역설한다. 그러한 풍요의 시대에 나타난 사상가들, 즉, 애덤 스미스, 재러미 벤담, 카를 마르크스, 헨리 조지 등은 한결같이 분배에 대한 새로운 규범, 새로운 정의의 원칙이 그런 시대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보수나 진보 성향의 경제학자들이 외치는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고 있다. 노동문제의 경우 현실에서는 대부분의 노동자들에게 선택의 자유가 극히 제한되어 있고, 직장은 비민주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구직자가 진정 대등한 입장에서 고용자와 거래하지 못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국가에서 토지세의 실효세율이 1%에도 미치지 못하며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이보다 훨씬 낮음에도 불구하고 토지 소유자들이 토지세에 거세게 반발하는 모습에 개탄한다. 토지 사유화가 사회적으로 인정받은 때는 불과 200년 내지 300년에 불과한데, 오늘날 토지의 사유화가 당연시되면서 토지세의 원래 목적이 망각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자본소득은 부익부 빈익빈의 주된 원인이며 온갖 비리와 부정부패의 온상이고, 돈으로 적절히 상과 벌을 주는 경제적 인센티브가 양심이나 도덕심을 무디게 함으로서 장기적으로 사회 문제 해결을 더 어렵게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경제학자들이 주장하는 완전경쟁시장은 비유적으로 말하자면 진공시험관 속의 시장이라면서, 현실의 시장은 이와는 거리가 멀다고 강조한다.

 

일단 빈부격차가 벌어지면 막강한 구매력을 행사하는 고소득 계층은 저소득 계층에 비해서 시장에서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에 시장의 결과가 고소득 계층에 더 유리하게 바뀌며, 이렇게 바뀐 시장의 결과는 다시 고소득 계층을 더욱더 부유하게 해준다고 설파한다. 이 책에서는 또한 사회 정의의 관점에서 현실을 똑바로 쳐다볼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현대판 정의론을 확립한 철학자 존 롤스의 정의론부터 밀의 행복론, 칸트, 제러미 리프킨,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론까지 다양한 정의론들이 언급되고 있다. 사실 정의에는 권위와 힘이 있어야 사회적 갈등을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권위와 힘을 가지기 위해서 정의는 우선 모든 이해관계를 초월하여 불편부당하고 공평무사해야 한다고 이 책에서는 강조한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에 진정으로 필요한 정의는 시시비비만 가리는 정의가 아니라 눈물이 있는 정의라고 말한다. 그리고 1인당 국민소득이 대략 2만 달러에 이르면 그 다음부터는 경제성장이 국민의 행복을 증진시키지 못하는 현상이 있다면서, 이제 소득을 늘리기보다는 사고방식과 생황양식을 바꾸어야만 더 행복해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자유방임을 기조로 하는 고전적 자본주의를 자본주의 1.0, 정부의 개입이 강조되던 수정자본주의를 자본주의 2.0, 1980년대부터 불어 닥친 신자유주의를 기조로 하는 자본주의를 자본주의 3.0이라고 한다면, 이제 낙오자들이나 무능력자들도 모두 끌어안고 함께 나아가는 온정적 자본주의가 자본주의 4.0이라 불릴 만 하다고 말한다. 또한 애덤 스미스로의 복귀도 강조하는데, 그의 경제학은 자본소득을 비판하면서 출범했고, 승자독식의 무한경쟁에 의한 독과점을 극히 경계했었다고 한다.

 

그리고 시장에서 이루어진 자발적 합의는 거래 당사자들만의 합의일 뿐 이것이 곧 사회에서 인정받은 합의는 아니라면서, 소비자와 기업은 제각기 이기적인 마음만을 가지고 행동하기 때문에 시장에서 결정된 모든 것들은 이들의 이기적인 마음을 반영한 것이지 공적인 마음을 반영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이 때문에 사회적으로 정부가 국민의 2차적 선호 또는 공적인 마음을 읽고 이를 바탕으로 시장을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시장에만 문제를 맡기면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민들의 협동정신이나 노력이 증발해버린다고 말한다. 경제영역이 비정상적으로 팽창한 결과 시장에서나 적합한 이기적인 인간관계가 사회화 영역으로 확장되면서 우리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하버마스의 말을 인용하여 저자는 진솔한 의사소통에 입각한 합의가 모든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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