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필 - 2016년 제61회 현대문학상 수상소설집
김채원 외 지음 / 현대문학 / 201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소설은 음악이야기가 아니다. 분단의 이야기다. 분단이라니... 분단은 내게 뭐였더라... 크게 와닿지 않는 주제이다... 그러다 놀란다... 나에게는  월남하신 시어머니가 아직 살아계시다... 거제도에서 시아버지를 만나 8남매를 두셨다... 지금은 치매로 내 아들, 그러니까 손주조차도 못알아보시는 시어머니.. 유달리 눈빛이 어둡고 깊었다... 맞다... 어머니에게 분단이 있었다... 빈손으로 8남매를 키워내신 시어머니. 새댁때 보니 명절에 시동생식구들 온다고 다랑이로 잡채를 만드시고 전을 부치셨다...하지만 어머니가 한번도 두고 온 부모, 형제, 자매 이야기 하시는 걸 듣지 못했다... 그래도 맞다, 어머니의 억센 생활력에 분단이 잠겨들어있었다... 작은 것은 아끼시고 아낌없이  한 상 가득 명절상을 차리시던 어머니의 손아귀에 분단이 있었다. 

이 소설속 작가도 직접 분단을 겪지는 않았어도 비슷하다...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을 바라보며, 국민학교 동창의 월북한 아버지 이야기를 곱씹으며, 베를린 필 영웅교향곡의 한 소절을 가슴으로 되감고 되감아 들으며 분단을 느끼고 있다.  개인의 의사도 묻지않고  분단체제가 우리에게 지운 큰 짐을 느끼고 있다.... 어머니의 묵직한 눈빛 속에 담긴 깊고도 어두운 저 반항을 느끼고 있는 나와 같구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