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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의 디테일 - 위대한 변화를 만드는 사소한 행동 설계
BJ 포그 지음, 김미정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10월
평점 :
아주 작은 행동에서 시작하는 위대한 습관의 완성!
이 책을 읽기 전과 읽은 후의 나는 분명 달라져있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
2020년은 코로나19로 인해 일상의 많은 경험들이 단절되고 연초에 세운 계획 역시 많이 축소된 한 해였다. 어린 두 아이를 키우다보니 외부 활동보다는 대부분 집안에서의 활동으로 대체되면서 자연스럽게 새로운 변화를 모색할 만한 여지가 충분치 않았다. 그래도 주어진 여건 속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시도해보기는 했다. 이를 테면 홈트 영상 3개 챙겨보며 운동하기, 집 근처에 있는 산에 꾸준히 오르기, 하루 한 끼 탄수화물을 줄인 식단 챙기기, 오후 6시 전에 저녁 식사 마치기, 잠들기 전에 딱 한 권 아이들에게 책 읽어주기 등이다. 비록 모든 것을 완벽하게 실천하고 있다고 할 수는 없지만 비교적 잘 지켜왔고, 특히나 몸무게를 11kg나 감량한 것은 나에게 있어서 가장 눈에 띄는 큰 변화라 할 만 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최근에 들어서 다소 의지가 누그러들었다. 몸무게 감량의 경우 생각했던 목표치를 넘어선 데다 더 이상 눈에 띄게 감소하지 않는다는 점이 그 이유였다. 남편의 출퇴근 시간이 일정하지 않아서 정기적이었던 산행마저 자주 거를 수밖에 없는 외부적인 요인도 있었다. 몇 번이고 스스로를 다독여보았지만 처음 목표를 설정하고 실행할 때의 의지는 좀처럼 다시 솟구치지 않았다. 이러다가 또 실패를 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새해가 되면 다시 또 똑같은 도전을 거듭하는 것은 아닌지 이제는 슬슬 걱정이 앞서기 시작했다.
사소한 행동 설계가 위대한 변화를 이끈다면
행동과학자이자 『습관의 디테일』의 저자 BJ 포그는 첫 장에서부터 “어제 또 폭음을 하고 말았어. 나는 틀려먹었어.” “또 늦잠을 잤어. 나는 왜 이리 게으를까” “또 운동을 빼먹었어. 나는 의지가 너무 약해.” 라고 자신을 탓하는 이들에게 지금 이 순간부터 ‘내 탓하기’는 그만두라고 조언한다. 분명히 말하는데, 당신 탓이 아니라고 말이다. 우리가 변화에 실패하는 원인은 ‘내’가 아니라 ‘접근 방식’에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성격상의 결함이 아니라 설계상의 결함이 원인이라는 것이다. 20여 년간 6만 명이 넘는 사람들의 행동을 분석한 저자는 다음과 같은 포그행동모형을 통해 우리가 왜 그동안 실패를 거듭했던 것인지에 대해 설명한다.
B = MAP
행동이 발생하려면 동기와 능력과 자극이 동시에 갖춰져야 한다. / 31p
행동은 MAP, 즉 동기(Motivation), 능력(Ability), 자극(Prompt)이라는 세 가지 요소가 동시에 작용할 때 일어난다고 한다. 동기는 어떤 행동을 하고자 하는 ‘욕구’다. 능력은 그 행동을 할 수 있는 ‘잠재력’이고, 자극은 그 행동을 하라는 ‘신호’다. 그런데 이 세 요소 중 하나라도 충분하지 않다면 원하는 행동을 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책에서는 매일 운동을 하기로 했던 케이티가 침대에서 휴대전화를 하느라 운동을 빼먹기 일쑤라며 고민하는 사례가 나온다. 그녀의 사례를 행동모형에 따라 분석해보면 운동 시간을 알리는 휴대폰 알림이 울림으로써(동기), 휴대폰을 만지게 되고(능력-하기 쉬움), 매일 일정한 시간에 휴대폰 알림이 또 울리게 되는(자극) 일이 반복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휴대전화를 과다 사용하게 되는 행동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나 역시 일어나자마자 아이의 어린이집 등원 시간에 늦지 않기 위해 시간을 확인하고(동기), 앱 하나만 누르면 되는 손쉬운 행동으로 인해 밤사이 올라온 SNS 게시물을 확인하며(능력), 각종 광고 및 메시지 알람으로 인해 휴대폰은 수시로 울려댄다(자극). 이렇게 휴대폰을 사용하는 일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휴대폰 보느라 낭비한 시간을 아까워하며 푸념하는 일은 이제 당연한 일과처럼 느껴질 정도다. 이에 저자는 다음과 같은 단계를 시도해볼 것을 권한다.
1순위, 자극_ 어떤 행동을 하게 할 자극이 있는지 확인하라.
2순위, 능력_ 행위자에게 행동을 할 능력이 있는지 확인하라.
3순위, 동기_ 행위자가 행동을 하도록 동기 부여가 되는지 확인하라. / 51p
케이티를 비롯한 나의 경우 무엇을 바꿀 수 있을까? 저자는 높은 수준의 동기를 변화시키기보다 자극과 능력을 바꾸는 방법들이 좀 더 현실적이고 설득력이 있다고 판단한다. 즉, 휴대전화에 설치한 앱 제거하기, 휴대전화를 침대 맞은 편 책상에 두거나 주방에 두는 등 물리적인 거리 두기의 방법으로 사용을 어렵게 만들고, 휴대전화 대신 시계로 알람을 맞추어 자극을 완전히 없애버리는 것이다. 그러자 케이티의 경우 휴대전화라는 방해 요인이 없어지자 계획대로 운동이 실행되었다. 이와 같은 방법은 나에게도 종종 좋은 효과를 거두었다. 충전기를 다른 방에 둠으로써 충전을 하는 동안만이라도 휴대폰 사용을 하지 않게 되고, 일정 시간 뒤에는 알림을 꺼둠으로써 자극을 제거했더니 혹시나 메시지 같은 게 온 게 없을까 만지작거렸던 휴대폰 사용이 줄어들었다. 그리고 틈틈이 기분 전환삼아 하곤 했던 게임도 아예 지워버렸다. 이렇게 휴대전화 과다 사용과 같이 나쁜 습관을 줄이거나 반대로 좋은 습관을 정착시키는 과정에 있어서도 동기, 능력, 자극의 요소들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이를 적절히 활용한다면 보다 더 쉽고 빠르게 변화를 경험할 수 있을 듯하다.
동기만으로는 목표에 도달할 수 없다. 오로지 동기 수준만 높여서는 목표와 열망을 달성할 수 없다. 동기는 행동 모형의 세 요소 중에서 가장 예측할 수 없고 신뢰할 수 없는 요소이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동기에만 집중한다. 이는 단기적으로 성공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제는 동기만으로는 지속적인 변화를 이룰 수 없다는 걸 알았으면 한다. 지속적으로 동기를 높게 유지하거나 동기를 확실히 조작하지 못한다면 장기적 변화는 불가능하다. 그리고 이런 방법은 없다. 다시 한 번 이야기하지만 동기의 변덕은 성격적 결함이 아니다. 동기의 변덕에 의지하지 말고 피해가야 한다. / 75p
꾸준히 습관을 지키고 싶다면 B=MAP 모형에서 능력을 조정해야 한다. 능력은 조정하기 쉬운 요소이다. 하기 버거운 행동이라면 하기 쉽게 쪼개자. 시간의 흐름에 따라 동기의 강도는 바뀌지만 능력은 새로운 습관을 반복할수록 강화된다. 그리고 능력의 강화는 습관을 뿌리내리게 한다. / 112p
이 책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 중에 하나는 이루고 싶은 변화가 크건 작건 출발점은 아주 작은 행동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점이다. 습관을 설계할 때는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이때 지속가능성의 핵심을 이끄는 것은 ‘단순함’이다. 즉, 하기 버거운 행동이라면 하기 쉽게 쪼개야 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동기의 강도는 바뀌지만 능력은 새로운 습관을 반복할수록 강화된다. 그리고 능력의 강화는 습관을 뿌리내리게 한다. 쉽게 말해 일반적으로 행동은 반복될 때 더 쉬워진다. 예를 들어 매일 책 읽기를 습관으로 삼고 싶다면 일단 책을 펴고 한 단락 읽기를 해본다. 물 마시기를 습관으로 들이고 싶다면 가반에 물병을 넣어 다니고 물병 안의 물 전체가 아닌 한 모금 마시기부터 해보는 것이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책에서 소개하는 좋은 방법 중의 하나가 ‘앵커 설정’이다. 앵커 설정이란 작은 행동(새로운 습관)을 실행하도록 상기시킬 생활 속 기존 일과를 말한다. 만약, 팔굽혀펴기를 하고 싶은 이의 경우 ‘소변을 본’ 후에(앵커 설정) ‘팔굽혀펴기를 2회’(작은 행동)를 할 것이라고 설정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 방법은 나에게 그 어떤 방법들보다 주효했다. 나의 경우 ‘화장실을 다녀온’ 후에(앵커 설정) ‘물 한 잔 마시기’(작은 행동)를 통해 물을 자주 마시는 습관들이기를 시작했다. 평소 물을 잘 마시지 않는 편인 나는 어떤 이유로든 화장실에 들어갔다 나오기만 하면 물 한 잔 마시기를 했더니 평소보다 많은 양의 물을 섭취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여기에서 ‘물 한 잔 마신’ 후에(앵커 설정) ‘스쿼트 5개 하기’(작은 행동)까지 추가로 했더니 평소에 하기 싫어서 거르기만 했던 스쿼트를 저절로 하게 되는 효과까지 얻을 수 있었다.
“성공은 성공으로 이어진다.” 너무도 유명한 이 말은 나도 연구를 통해 수없이 확인한 사실이다. 하지만 놀랄 만한 일은 따로 있다. 성공의 크기는 중요하지 않다. 설령 아주 작은 성공이라도 이뤄낸다면 곧바로 자신감이 커지고 다시 유사한 도전을 하려는 동기가 높아진다. 이를 성공 모멘텀이라고 부르자. 성공은 크기가 아니라 빈도에 의해 결정된다. 따라서 작은 습관 기르기에서는 작은 성공의 신속한 달성을 목표로 한다. / 228p
● 작은 습관 이상을 하려고 자신을 압박하지 말라. 아프거나, 피곤하거나, 그냥 기분이 내키지 않을 때는 그 습관을 최소한으로 축소하라. 그 이상을 원하면 언제든 기대치를 높일 수 있고, 필요할 때는 최소한도로 기대치를 낮출 수 있다. 융통성도 이 기술의 일부다. / 244p
이 외에도 책에서는 하고 싶은 습관을 선택하고 조정하는 행동 크래프팅 기술 훈련법, 뇌에 습관을 각인시키기 위해 즉시 ‘축하’함으로써 내면에 긍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마인드세트 기술법 등 일상의 작은 습관들이 놀라운 변화를 일으키는 행동 설계법들을 소개한다. 무엇보다 저자는 행동 설계가 단순히 5킬로그램 체중 감량이나 저녁 식사 중에는 휴대 전화 내려놓게 하기 위한 게 아니라, 마치 ‘나비효과’처럼 우리가 설계하는 습관 하나하나, 우리가 축하하는 작은 성공 하나하나, 우리가 이룬 변화 하나하나가 개인적 삶을 넘어서 퍼져나간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데에서 오는 중요성을 강조한다. 다시 말해 행동 설계는 우리가 지향하는 사람이 되고 우리가 더불어 살고 싶은 가족, 팀, 공동체, 세상을 만들어가는 활동이라는 것이다. 내가 세운 사소한 계획 하나가 결코 누군가에게는 사소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 그 생각으로 조금 더 최선을 다해보는 건 어떨까. 이제 2020년을 마무리 하고 새로운 새해를 맞이할 즈음이 다가왔다. 오늘도 계획 세우기와 실패를 거듭하며 현재의 내 모습과 내가 되고 싶은 모습 사이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들에게 이 책을 꼭 권하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