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전 대 호랑전 - 명절맞이 부침개 대결
정현진 지음 / 창비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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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맛있는 그림책이라니!

흥미진진한 요리 대결과 그 속에서 함께 정을 나누는 즐거움을 배우게 되는 아주 특별한 그림책!






  “얘들아~ 명절맞이 전 부치기 대결이 펼쳐진대! 우리 구경 가볼까?”

  전 부치기 대결이라는 말에 두 아이들이 귀를 쫑긋 세웁니다. 전이라는 말만 들어도 코끝에 지글지글 고소한 기름 냄새가 느껴지는 건 기분 탓일까요? 아이들도 마치 냄새를 맡은 듯 책 앞으로 모여듭니다. 아니, 그런데 토끼와 호랑이가 전을 부친다고요? 아이들은 뭔가 재미있고, 맛있는 이야기가 펼쳐질 것 같아 얼굴에 기대감이 가득합니다. 대체 어쩌다 토끼와 호랑이가 전 부치기 대결을 벌이게 되었는지 책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달큼한 냄새가 솔솔 퍼지는 것을 보니

인간들의 명절이로구나.

토 선생: 마을로 총총 내려가 파전을 날름 집어 먹으니 

이 맛이 으뜸이로다!

호 선생: 마을로 슬그머니 내려가 육전을 덥석 삼키니 

그 맛이 최고로다! 

/ 책 중에서





  명절날, 인간들이 사는 마을에서 맛본 고소한 부침개 맛이 자꾸만 생각이 난 토 선생과 호 선생. 서로 이 산에서 전으로는 자신을 따라올 자 없다 하며 마침내 요리 대결을 펼치기로 한다. 마을에서 소문난 전의 달인, 전 대감 댁 업둥이가 심사를 맡기로 하고 ‘육감’이라는 주제에 따라 해가 저물기 전까지 둘은 맛있는 전을 부쳐오기로 하는데…. 몸집은 작아도 손놀림이 시원한 토 선생이 이길 것인가, 덩치는 커도 손재주가 섬세한 호 선생이 이길 것인가. 과연 이 대결의 승자는 누구?!













“살살 무친 어린잎 채소 곁들이고

팔 색 고명으로 천지 만물 그려 내

눈에서도 입에서도 살살 녹는 육전 나왔소.

이름하여 살살 육전. 오감에 개성 한 아름 추가요.” 

/ 책 중에서





  이처럼 『토끼전 대 호랑전』은 토끼와 호랑이의 신나는 전 부치기 대결을 통해 어린이 독자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 맛있는 그림책입니다. 전통의 미가 살아 있는 아름다운 그림체와 요리 대결에 흠뻑 빠지게 만드는 생생한 묘사가 아주 매력적이에요. 여기에 판소리처럼 문장 하나하나에 리듬감이 살아 있어 읽는 맛 또한 즐겁지요. 무엇보다 옹기종기 모여앉아 전을 부치는 과정 속에서 명절 본연의 의미인, 함께 모여 정을 나누는 즐거움을 배우게 됩니다. 문득, 책을 읽다보니 전 한 입 베어물고 기름 묻은 손가락까지 쪽쪽 빨아먹던 명절 풍경이 떠오르네요. 다가올 추석을 맞아 우리 아이들과 부침개보다 더 맛있는 이야기에 흠뻑 빠져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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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호르몬 - 나를 움직이는 신경전달물질의 진실
데이비드 JP 필립스 지음, 권예리 옮김 / 윌북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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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게 호르몬 때문이라고?!

매일의 기분과 태도를 좌우하는 여섯 가지 호르몬으로 삶의 주도권을 찾는 아주 특별한 과학서!






  호르몬 이슈가 한창이다. MBTI 열풍이 사그라지는 듯싶더니, 이제는 에겐(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이냐 테도(테스토스테론-남성호르몬)난데없는 호르몬 논쟁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개인의 감정 표현이나 대인관계, 갈등 대처 방식을 호르몬으로 분류한다니. 언뜻 엉뚱해 보이지만 누구나, 직관적으로 나와 상대의 성향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 있어서는 꽤 그럴 듯하다 싶기도 하다.

 



  그런데 여기, 아주 본격적으로 모든 것은 호르몬 때문이다고 주장하는 책이 있다. 데이비드 JP 필립스의 인생은 호르몬은 중요한 회의를 앞두고 자꾸만 움츠러들거나, 급하게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필요하거나, 책상 앞에서 집중모드가 필요할 때, 우리의 감정과 태도를 좌우하는 것이 바로 호르몬이라고 말한다. 알면 알수록 신비한 호르몬의 세계가 궁금하다면 이 책에 주목해보자.

 




매일의 기분과 태도를 좌우하는 여섯 가지 호르몬

 



활력과 흥분의 핵심인 도파민

따스함을 전하는 옥시토신

안정감을 선사하는 세로토닌

스트레스를 방어하는 코르티솔

고통 끝에 기쁨을 당겨오는 엔도르핀

의지와 투지를 끌어올리는 테스토스테론

 



  도파민, 옥시토신, 세로토닌, 코르티솔, 엔도르핀, 테스토스테론. 나를 움직이게 하는 이 주요 여섯 가지 호르몬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책은 먼저 25천 년에 살았던 가상의 조상, 덩컨을 데려온다. 아침에 일어나 배가 고파진 덩컨은 멀지 않은 습지에 군침 도는 산딸기가 먹고 싶다. 비록 습지로 가는 길은 험하고 제법 많은 덤불과 씨름해야 하지만 산딸기가 먹고 싶다는 일념으로 솟구친 그 무언가가 그를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여기서 덩컨의 몸에서 발산된 호르몬이 바로 도파민이다. 사실 도파민은 동기, 추진력, 욕구, 쾌락을 유발시키는 것은 물론 장기 기억을 생성하는 큰 도움을 준다. 나아가 저자는 인간의 진화적 목적에 따라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환경을 만드는 데 도파민이 매우 큰 역할을 해왔다고 설명한다. 그간 흥분과 쾌락을 유발하는 호르몬 정도로만 알고 있었으니, 도파민의 입장에서는 억울할 만한 일이겠다.

 



  한편, 옥시토신은 나와 타인, 사물, 어떤 위대한 대상이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을 형성하게 할뿐만 아니라 신뢰와 연민 그리고 친절함을 갖도록 도와주는 호르몬이다. 혼자였던 덩컨이 낯선 타인과 만나 유대감을 느끼고, 한 여인에게 사랑을 느껴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을 느끼게 되는 것은 옥시토신의 분비 때문이다. 이외에도 안정감을 선사하는 세로토닌, 스트레스를 방어하는 코르티솔, 고통 끝에 기쁨을 당겨오는 엔도르핀, 의지와 투지를 끌어올리는 테스토스테론까지, 책은 이 호르몬들이 어떠한 상황에서 분비되고 어떻게 나의 감정과 행동을 조절하는지 알고 나면 삶을 보다 주도적으로 가꾸는 데 도움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세로토닌은 사회적 지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밝혀졌다. 높은 지위를 누리는 사람은 세로토닌 양이 많다. 필요한 모든 것을 가질 수 있고 위협받지 않는다고 느끼기 때문에 편안하고 건강하며 스트레스가 적은 경향이 있다.

하지만 사회적 지위나 스스로 인지하던 지위가 위협받으면 그 순간 세로토닌 양이 줄어들고, 스트레스가 늘어나면 공격성이 튀어나올 수 있다. 자기 서열이 가장 낮다고 생각하는(또는 실제로 가장 낮은) 사람들은 세로토닌 양이 매우 적기 때문에 자주 스트레스를 받고 건강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 95p


 

, 삶을 주도하는 힘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는 것이다. 바로 고통을 피하는 힘과 쾌락을 추구하는 힘이다. 고통을 피하게 하는 것은 코르티솔의 역할로, “해야 한다는 말로 자주 표현된다. 반면 도파민은 쾌락을 추구하게 하는 힘으로, 도파민에 주도될 때 우리는 하고 싶다고 말한다. 둘 다 결과적으로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이동하게 하지만, 그 과정에서 하는 경험들은 매우 다르다. / 124p

 










  동시에 여러 개의 도파민 자극원을 쌓아놓지 않을 것(도파민 스태킹에 주의), 취미 생활이나 학습 그리고 책 읽기 등으로 느린 도파민을 쌓도록 할 것, 외적 보상을 동기로 삼지 않을 것, 긍정적인 서사를 붙들 것, 통증은 무조건 나쁘기만 하다는 고정 관념을 버릴 것 등 책을 읽다보면 호르몬에 지배당하지 않는 여러 방법들을 터득할 수 있다. 게다가 상황별 호르몬 칵테일 맞춤 레시피도 마련되어 있으니 이왕이면 호르몬을 가장 효율적이고 긍정적으로 활용하는 법들을 배워보자.

 



책상 앞 집중 모드_ 도파민+테스토스테론

공부할 땐 집중력을 강하게 유지하고 내용을 기억하기 최선의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이때는 도파민이 도움이 된다. 공부를 해서 얻을 수 있는 긍정적인 결과, 공부 중인 주제를 배우는 게 얼마나 재밌는지 생각하면 도파민 분비를 촉진할 수 있다. 공부 전에 신체 운동을 해서 도파민 양을 늘릴 수도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PC를 멀리 치워서 빠른 도파민과 코르티솔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도파민은 짧은 시간 동안 가장 큰 효과를 발휘하는 호르몬이므로 40~60분 정도 공부했다면 휴식을 취하며 재충전 시간을 가져야 한다. 공부 중에 자신감을 북돋우고 싶다면, 단원을 마무리하는 시험을 통과할 때마다 작은 성취를 축하하며 테스토스테론 분비를 자극하는 방법도 있다. / 218p

 


현명한 선택의 비법_ 도파민+코르티솔(감소)

도파민이 잔뜩 분비돼서 천하를 주름잡을 듯 자신만만한 순간에 미래에 큰 영향을 줄 결정을 내린다면 비현실적인 목표 때문에 훗날 불안해질 수 있다. 반면 도파민 양이 너무 적을 때 결정을 내리면 너무 비관적이고 조심스러운 태도로 임하게 되는 바람에 삶을 한 단계 전진시킬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 가장 좋은 건 도파민 양이 평균에 가까울 때, 세로토닌과 코르티솔 수치가 평균에 가까울 때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그래야 결정이 평균적인 감정 상태를 반영하고, 부작용 때문에 힘겨워하는 일 없이 결정을 이행할 가능성이 높다. / 225p




  책을 읽고 나서 필요할 때마다, 원할 때마다 감정과 내 상태를 선택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그 자체만으로도 긍정적인 마음이 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이제껏 우리의 의지와 행동력의 결과라고 여겨졌던 대부분의 문제들이 알고 보면 호르몬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니 스스로에 대한 비난도 멈출 수 있었다. 우리 몸과 마음을 지배하는 여섯 가지 호르몬을 통해 더 나은 삶을 설계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인생 호르몬을 읽고, 건강한 마음가짐과 변화의 큰 동력을 얻어보시길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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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우정 - 살아 있는 한 우리는 모두 노인이 된다
김달님 지음 / 수오서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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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한 우리는 모두 노인이 된다!

노년이란 죽음에 가까워지는 시간이 아니라 끝까지 나로 살기 위한 시간이다!





  김달님 작가의 책만 하더라도 벌써 세 번째다. 꼭 읽겠다는 마음보다 자연스럽게 내게로 왔다는 쪽에 가까웠다고 해야 하나. 때문에 한 사람의 글을 쭉 읽는다는 건 마치 그와 인연을 맺는 것과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느 한 시절을 따뜻하게 채워주었던 다정한 사람들의 이야기 『우리는 비슷한 얼굴을 하고서』가 그러했고, ‘연결’의 의미를 되새기게 했던 『우리는 조금씩 자란다』가 그러했듯, 이번에도 김달님 작가는 특유의 진솔하고 살내음 나는 이야기로 우리의 마음을 두드린다.





자신의 삶을 끝까지 돌보며 살아낸 시간들,

끝까지 ‘나’라는 사람으로 살아갈 시간들



  『뜻밖의 우정』은 노년의 삶 그 안에서 길어 올린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담은 에세이다. 태어나 줄곧 할머니, 할아버지 손에서 자란 그녀였기에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에 가장 영향을 준 그들의 삶을, 가장 이해하고 싶은 존재에 대한 사랑으로 써내려간 글이다. “내 이야기를 들어서 뭐할 거냐” 손사래 치면서도, 결국 자신의 삶 구석구석을 들려주다 기꺼이 마음을 내주고 끝내 인간적인 우정을 나누는 사이가 되어버린 이들의 이야기에서 누군가는 자신의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떠올릴 수도, 혹은 자신의 노년을 상상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문득 나는 깨달았다. 유독 노인들에게 시선이 머무는 마음, 그들이 등장하는 이야기 앞에서 속절없이 약해지고 환해지는 마음은 오랜 시간 동안 길러진, 나의 고유한 감수성이었다. 어쩌면 그것은 누군가의 타고난 운동 신경처럼, 음감이나 미감처럼, 내 안에서 예민하게 발달한 감각 중 하나일지도 몰랐다. / 10p



“당신은 어떤 삶을 살아오셨나요?”

그리고 그 질문은 조용히 다음으로 이어졌다. 요즘 당신의 하루는 어떻게 시작되고 어떻게 끝이 나나요. 그사이 어떤 기쁨과 슬픔, 놀라움과 두려움이 함께하나요. 당신이 사랑하는 누군가가 여전히 곁에 있나요. 어떤 일을 소중하게 여기고 무엇을 기대하며 살아가고 있나요. 그런 당신이 끝내 이해하게 된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그 질문들은 결국, 나의 노년을 상상할 때 가장 궁금해지는 물음이기도 했다. / 12p










  문득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에서 남다른 영어 사랑 때문에 소개된 76세의 강영희 할머니의 사연이 떠오른다. 온 집안을 자신이 쓴 영어로 빼곡하게 도배해가며 늦은 나이에도 영어 공부에 대한 대단한 열의를 보였기에 시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왠지 그쯤 되면 “내가 이제와 뭘 더 해서 뭐해.” 하고 많은 걸 놓아버리게 될 것 같은데, 영어에 진심을 다해 전력투구하는 모습이 이색적이었다. 전력투구라니, 어쩐지 청춘에게만 어울릴 것 같은 이 말이 나이와는 무색하다는 걸 나는 시간이 흘러 이 책에서 또 한 번 느꼈다.




  예순일곱의 나이에 ‘국내 여성 최고령 검도 6단’을 취득한 권순자 할머님. 지난 30년 동안 아무리 고되어도 하루도 빠짐없이 도장에 갈 수 있었던 건 ‘스스로에게 죽지 말고 살자는 다짐이고 수련’이었다던 그 말이 나의 마음을 일렁이게 한다. 할머니 래퍼 그룹 ‘수니와 칠공주’ 오디션에 참가한 강정열 할머님에게서는, 일흔이 넘어도 여전히 나도 모르는 내가 존재하는 것을 발견하는 즐거움에 대하여, 자기 자신을 기쁘게 해주면서 살아가는 법에 대하여 배우게 된다.




  또, 은퇴 후 어린아이처럼 다시 세상을 배움으로써 더 깊어졌던 우경 선생님과 늙을수록 마음 쏟을 일이 필요하다며 보고 싶은 영화와 책을 읽는 일에 큰 즐거움을 느낀다던 이승기 선생님의 사연에서는 내가 꼭 그렇게 살고 싶은 미래를 엿본다. 무엇보다 “너도 좋은 이야기 속에서 살아라. 그런 다음 좋은 이야기를 쓰거라.”던 이승기 선생님의 말씀만큼은 내 것처럼 마음에 새기려 한다.





나는 홍자와 옥순의 이야기가, 서로의 노년에 새로운 존재를 획득하는 이야기라서 좋았다. 어쩔 수 없이 내게 소중하고 익숙한 것들을 차례대로 잃어가는 노년이 아니라, 그때에도 나를 깔깔 웃게 만드는 우정과 기쁨이 새로이 태어나기도 한다는 걸 알려주어서 좋았다. 멀리서 나를 보며 인사하는 친구를 보며 반가워하기. 여전히 귀엽다고 생각하며 하얗게 세기 시작한 머리를 쓰다듬기. 틈틈이 눈을 맞추며 둘만 아는 어떤 작당을 함께 모의하기. / 72p



아무쪼록 아프지 않고 행복하게. 오래오래 무대에 있어주길 바라는 마음. 그건 내가 최애를 상각하며 가장 자주 꾸는 꿈이기도 했다. 그래야 나도 계속 응원할 수 있을 테니까. 마음껏 좋아할 수 있을 테니까.

내게는 너무 소중한, 최애를 향한 같은 마음을 가진 나이. 서른 여덟도 일흔여섯도 여든도 모두 사랑하기 좋은 나이다. / 150p


“이제는 내가 늙어서 집중력이 예전 같지가 않거든. 그래서 그날은 오직 강연을 위해서 전력투구해야 해. 시간 내서 와준 사람들에게 누를 끼칠 수 없지.”

“전력투구요?”

“그럼. 전력투구해야지.” / 163p













  하지만 이보다 피부처럼 가깝게 다가왔던 것은, 죽기 전까지 사람들에게 나쁜 냄새를 풍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었고, 배우자를 먼저 보낸 뒤 하루하루를 어떻게 보낼까 하는 근심이었으며, 요양원과 병원을 전전하는 사이 자식들에게 짐이 되는 일은 부디 없기를 바라는 바람이었다. 이 책의 소제목처럼, 살아 있는 한 우리는 모두 노인이 될 테니까. 그래서일까, 여든셋의 정애자 할머님이 하신 말씀이 내내 생각난다. 조금씩 지금의 내 나이에 ‘적응’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고. 끝까지 나로 살기 위해 어떻게 늙어가고,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적응하는 중이라고. 그러니 우리는 자신의 삶을 끝까지 돌보며 살아낸 그들의 시간만큼이나, 끝까지 ‘나’라는 사람으로 살아갈 시간들을 함께 존중하며 살아야 하는 게 아닐까.





그렇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일도 선명해진다. 동네를 걸을 때 혼자 있는 노인의 모습을 눈여겨보기. 자주 마주친 얼굴을 기억하기. 그렇게 ‘아는 노인’을 하나둘 늘려가기. 한 아이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격언처럼, 한 노인을 지키는 데 필요한 여러 눈길 중 하나가 되기. / 189p



아직은 살아볼 만한 세상이라고 말하는 목소리가 떠올라 마음 한켠에 서늘한 바람이 일었다. 지금은 정 할머니의 목소리를 선명하게 떠올릴 수 있지만, 오래지 않아 희미해져 잊힐 것이다. 그다음엔 이름도, 우리가 나눈 대화들도 가물가물해지겠지. 그래도 어쩐지 그 말만은, 좋은 사람들이 있어 여전히 이 세상은 살아볼 만하다는 말은, 내 마음 어딘가에 남아서 웅크리고 구겨진 한구석을 퍼주었으면 한다. 아직은, 이라는 말을 지지대 삼아 끝내 세상의 좋음을 믿고 살아온 한 사람의 말을 나도 믿으며 살아보고 싶다. / 244p





  “이것 좀 대신 해줄 수 있어요?” 요즘엔 어딜 가나 부모님 세대의 어르신으로부터 이런 부탁을 종종 받곤 한다. 휴대폰을 내밀면서 인증이나 앱 삭제를 부탁하거나, 키오스크 앞에서 뭘 눌러야 할지 몰라 쩔쩔매는 이들에게 조금 더 귀를 기울이고, 안부를 물으며, 우리 모두가 조금 더 친절해질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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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이 사랑하는 삼각형 - 열기구에서 게임, 우주, DNA까지 거리와 각도의 놀라운 수학
맷 파커 지음, 이충호 옮김 / 해나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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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수학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이런 책이라면 좋다!

이 책은 삼각형을 향한 애정을 담은 유쾌하면서도 아름다운 기록이다!





  언어가 진화하기 훨씬 전인 약 30만 년 전, 인류는 동굴 벽을 긁어 낙서 수준의 여러 그림을 남겼다. 그 중 특유의 패턴이 눈에 띄었는데, 바로 삼각형이었다고 한다. 즉, 인류가 남긴 최초의 낙서가 삼각형이었던 셈이다. 뿐만 아니라 고대의 수학 교과서로 알려진 아메스 파피루스에도 삼각형을 토대로 한 기하학이 등장하는데, 다양한 피라미드의 경사면 길이를 계산하는 문제들이 있었다고 한다.




  수학을 대중문화로 확장하는 유쾌한 수학 커뮤니케이터이자 이 책의 저자인 맷 파커는 “교과서에 실릴 만큼 중요한 것으로 간주되는 문제들은 그 사회를 들여다보는 통찰력을 제공한다”고 말하며, 삼각형이 인류 역사의 발전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왔음을 주장한다(하긴, 당장 우리만 하더라도 초등 1학년 수학 교과서에 도형 문제가 덧셈에 이어 두 번째 단원에 들어있다). 인류가 더 큰 세계를 만나는 데 기여한, 다재다능한 삼각형의 세계로 떠나는 여정이 궁금하신 분들이라면 이 책에 주목해보시길 바란다.




“삼각형은 모든 것이고, 모든 것은 삼각형이다.” / 17p




  단순한 도형 하나가 우리 삶에 이렇게 큰 영향을 미친다니. 『수학이 사랑하는 삼각형』은 페이지를 넘기면 넘길수록 놀라움의 연속으로 가득한 책이다. 삼각형이 없었더라면 우리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하는 의문과 함께 가장 실용적인 수학 도구로써 일상 곳곳에서 활용되고 있는 삼각형의 매력을 유쾌하게 풀어낸다. 이를 테면 삼각형을 이용해 도쿄 타워의 높이를 재는 방법, 지구에서 별까지의 거리를 측정하는 법, 공룡 멸종의 주된 원인으로 밝혀진 소행성이 충돌했을 때의 각도 시뮬레이션, 삼각형으로 UFO 모양의 돔 설계하기, 디제잉 파티에서 천장에 달 특별한 수학적 미러볼 만들기, 도로 위 애너모픽 아트의 착시 효과 등에 이르기까지, 세상의 질서와 발상의 전환을 이끌어낸 삼각형의 신비에 다가가다 보면 어느 새 수학과의 심리적 거리도 가까워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지구의 크기를 최초로 현대적 방법으로 계산한 사람은 18세기의 두 프랑스 수학자였다. 장-바티스트 들랑브르와 피에르 메셍은 프랑스 됭케르크에서 에스파냐 바르셀로나까지 1500km에 이르는 구간에 115개의 거대한 삼각형을 배치하느라 거의 10년을 보냈다. 그 작업은 하찮은 일이 아니었다. 들랑브르와 메셍은 세 꼭짓점이 각각의 산 꼭대기에 위치한 거대한 삼각형을 그리면서 측정을 시작했는데, 그래야 다른 꼭짓점들을 볼 수 있고 각도를 잴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고 나서 한 변을 첫 번째 삼각형과 공유하는 두 번째 삼각형을 그려나갔고, 그런 식으로 앞선 삼각형과 이어진 삼각형들을 계속 그려나갔다. / 51p



공중으로 솟아오르는 물질의 양은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한 각도에 따라 달라진다. 그래서 2019년에 일부 과학자가 그 각도를 파악하는 연구에 나섰다. 컴퓨터 모형을 사용해 지상에 도시만 한 크기의 소행성이 30°(비교적 작은 각도), 40°, 60°, 90°(머리 위에서 곧장 내리 꽂히는 각도)로 충돌하는 경우를 각각 시뮬레이션해 보았다. 이 모형들을 통해 소행성 충돌을 온몸으로 받아내는 불운을 맞이한 모든 암석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3차원으로 계산했다. 그 결과는 얼마나 많은 물질이 하늘 높이 솟아오르는지뿐만 아니라, 충돌 구덩이가 어떤 모양으로 생기는지까지도 알려주었다. / 80p



이것이 내가 삼각형을 사랑하는 이유이다. 삼각형은 단순히 3개의 변만으로 이루어진 도형치고는 놀랍도록 복잡한 형태이다. 어떻게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 미천한 삼각형은 아름답게 단순한 것부터 헤론의 공식 같은 것에 이르기까지 놀랍도록 다양한 규칙과 성질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것들은 항상 유용하다. / 125p











  이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내가 내딛은 1m의 걸음이 지구 둘레 길이의 4000만분의 1에 해당하는 거리라는 것을 알 수 있었을까? 각도는 거리와 비슷하게 주변 세계의 작용 방식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제공하는데, 헤엄치는 오리 뒤에 생겨나는 물결의 각도는 항상 39°를 이루고, 개미귀신이 모래 함정을 팔 때 그 벽의 기울기는 항상 34°이며 무지개의 화각(렌지를 통해 사진기가 이미지를 담을 수 있는 각도) 역시 항상 84°라는 것 또한 이 책 덕분에 알게 된 흥미로운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축구 경기를 볼 때면 평면 이미지가 툭 튀어나와 있는 듯한 착시 효과를 불러일으키는 광고를 종종 볼 수 있는데, 이와 같은 애너모픽 아트도 삼각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예라고 하니 알면 알수록 삼각형의 세계는 놀랍기만 하다.




  사실 나는 피타고라스, 사인, 코사인, 탄젠트(물론 이 책에도 당연히 이를 포함하고 있지만)와 같은 계산법을 떠올리면 여전히 골치부터 아파지는 전형적인 수포자다. 그럼에도 수학에 대한 어떠한 동경 때문에 종종 관련 교양서를 읽곤 하는데, 이 책을 통해 우리 생활과 밀접해 있는 다양한 삼각형을 알아보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삼각형의 기본 성질까지 살펴보고 나니, 높기만 했던 수학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제법 낮아진 기분이다. 평소 수학에 관심이 많거나 삼각형에 관한 재미있고 다양한 인사이트를 얻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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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의 사계
손정수 지음 / 은행나무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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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속에 잠재된 목소리를 이끌어내는 비평의 힘!

새로운 시대와 공명하며 다시, 새롭게 읽는 고전 문학!





  산드라 길버트와 수전 구바의 저서 『다락방의 미친 여자』에서는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을 페미니스트 문학사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새롭게 조명한다. 이들 저자는 “빅터 프랑켄슈타인의 남자 괴물이 실은 위장된 여성”이라는 진단을 내놓으며, “괴물이 이름조차 얻지 못하고 아무리 애써도 사회의 일원으로 수용되지 못하는 모습은, 천재적인 재능을 지녔음에도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사회에 편입될 수 없었던 그녀의 삶을 대변한다”고 설명한다. 십대 후반의 여성이 쓴 호러 작품이 새로운 시대에 따른 재해석을 거쳐 보다 너른 생명력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고전의 사계』에서 손정수 평론가가 사용한 Palimpsest(팰림세스트)야말로 이를 설명할 수 있는 매우 적확한 단어인 듯하다. ‘남아 있는 여백을 찾아, 혹은 이미 쓰여 있는 글씨를 긁어내고 거기에 새로운 이야기와 해석을 써넣는’ 것. 다시 말해 한 작가의 작품 세계라는 것은 온전히 작가 스스로가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수용자가 어떠한 맥락에 따라 읽고 해석하느냐에 따라 정의를 달리하고 또 새롭게 창조될 수도 있다고 그는 말한다.





《프랑켄슈타인》에서부터 《로드》에 이르기까지, 고전의 사계를 사유하는 시간



  책에 수록된 스물두 편의 고전은 하나의 고전이 어떠한 방식으로 재해석되고 독자들에게 다채로운 방식으로 수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작품들이다. 이를 통해 작가 개인의 내적 세계나 삶의 문제가 어떻게 하나의 이야기를 통해 객관화될 계기를 얻고, 또 시대와 조응하여 인류 보편의 문제로 나아가는지 그 과정을 들여다보는 일이야말로 이 책을 읽는 큰 즐거움 중에 하나다. ‘고전 읽기’ 그 이상의 독서 경험을 얻고 싶은 분들이라면 이 책에 주목해보시길 바란다.



메리 셸리가 자신의 무의식에 떠오른 어떤 이미지로 한 괴물의 이야기를 만드는 데 작용한 여러 맥락 가운데 하나는 자신의 내부 깊숙한 곳을 바라보도록 가해진, 부모와의 관계로부터 유래한 어떤 압력이었다고 생각된다. 우리는 자신을 형성하였음에 틀림없지만 분명하게 보이지 않는 그 힘을 대체로 직시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이렇게 본다면 메리 셸리의 글이 발휘하는 가치의 근원을 초자아와 대면하고자 했던 그녀의 의지에서 찾을 수도 있겠다. / <존재와 심연에 다가가는 두 가지 이야기 방식-프랑켄슈타인> 중에서 25p


두 인물이 각각 책으로 상징되는 정치(발렌틴)와 영화로 표상되는 대중문화(몰리나)를 의미한다고 본다면, 이 결합은 개인적 차원을 넘어서는 어떤 사회적인 의미까지 띠게 된다. 이렇듯 그 시대의 상식으로는 좀처럼 넘어서기 어려운 성적, 정치적 관념의 장벽을 이야기 속에서 대담하게 해체하고 있다는 것이야말로 《거미여인의 키스》의 개성이라고 할 수 있다. / <소설과 영화의 길항, 그 혼융의 형식에 담긴 현실과 꿈-거미여인의 키스> 중에서 71p











  비평집을 읽는 즐거움 중의 하나는 새로운 독서로 연결된다는 점인데, 그 중 허먼 멜빌의 《필경사 바틀비》는 읽는 자리에서 바로 구입해버린 책이다. 이 작품의 매력은 ‘바틀비’라는 독특한 캐릭터에 있다. 뉴욕 맨해튼의 월 스트리트 한 변호사 사무실에 고용된 바틀비는 필경 일 말고는 다른 일은 “안 하는 편을 택”하여 모두를 당황스럽게 하는 인물이다. 이야기는 세속적인 유형의 변호사인 서술자와 필경사 바틀비 사이에서 펼쳐지는 단계적인 심리 게임으로 전개되는데, 결국 변호사는 어떤 인간적인 양심과 윤리적인 충동에 매번 갈등을 느끼며 바틀비를 이해하고 수용하는 결정을 내린다.



  19세기 중반 소설의 인물이, 그것도 뭔가를 적극적으로 하는 것과는 정반대편에 있는 바틀비라는 인물이 불러일으키는 지극히 예외적이고 아이러니한 감정은 현실과의 괴리감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손정수 평론가는 ‘쓰는 사람’으로서 필연적으로 짊어져야 했던 허먼 멜빌의 고통, 글쓰기에 대한 자의식에 대한 은유가 바로 ‘바틀비’라고 지적한다. 적어도 자신의 길이 아니라고 생각되는 길로는 안 가는 편을 택했던 바틀비처럼, 비록 세상에 인정은 받지 못했어도 자신이 쓰고 싶은 이야기에 몰두했던 허먼 멜빌에게서 자신이 갈 수밖에 없는 길을 겸허하게 수용하는 인간의 자세를 엿보는 것이다.



지금 돌아보면 앞서 호손에게 보낸 편지에 나오는 “저는 다른 식으로는 또 쓸 수가 없습니다”라는 구절에서는 바틀비의 어투가 느껴지기도 한다. 그것은 불안하고 어두운 예감이라기보다 자신이 갈 수밖에 없는 길을 겸허하게 수용하겠다는 선언으로 읽히기도 한다. 그것은 자신의 길을 가겠다는 적극적인 의지는 아닐지라도, 적어도 자신의 길이 아니라고 생각되는 길로는 안 가는 편을 택하겠다는 ‘수동적인 저항’의 태도로 볼 수 있겠기 때문이다. 그것이 허먼 멜빌을 《모비 딕》과 《필경사 바틀비》의 작가로 만들었고, 그의 작가로서의 비참과 영광을 낳았던 것이다. / <수동적 저항의 글쓰기가 남긴 비참과 영광-필경사 바틀비> 중에서 94p


아쿠타가와의 원고는 잇대어 붙인 부분, 글자를 고치거나 지우거나 끼워넣은 흔적으로 가득했다. 원고지 위에서 싸움이라도 벌인 것처럼 장렬한 느낌이 물씬 풍겼다. 붓 가는 대로 술술 써내려가지 못한 탓에 몇 장이나 고쳐 쓴 부분도 있었다. 잘못 쓴 원고는 완성된 원고보다 매수가 훨씬 많았다. 아쿠타가와는 그걸 찢어서 없애지 않고 다시 책상 가장자리에 놓아두었다. 나쓰메 소세키 선생도 잘못 쓴 원고를 버리지 않고 간직했던 모양이니, 그에게 배웠는지도 모른다.


‘싸움이라도 벌인 것처럼 장렬한 느낌이 물씬 풍기는 원고지’만큼 작가의 삶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없다. / <잘못 쓴 원고를 버리지 못하는 마음으로 쓴 이야기-라쇼몬> 중에서 125p



1942년 10월 23일자의 ‘작가수첩’에서 카뮈는 “《페스트》는 사회적 의미와 동시에 형이상학적 의미를 가진다. 그것은 똑같은 것이다. 이런 애매성은 《이방인》의 애매성이기도 하다”고 썼는데, 그러니까 ‘페스트’라는 현상을 ‘나치 점령’이라는 사회적 차원과 ‘삶의 모순’이라는 형이상학적 차원에 동시에 대응되는 이중적 알레고리로 제시하는 것이 그의 의도였던 것이다. / <‘페스트’라는 알레고리의 리얼리티-페스트> 중에서 215p












  한 시대의 삶의 현장 한복판에서 우발적으로 탄생했지만 바로 그 사실로 인해 그 시대적 문제에 맞서는 생생한 현실성과 폭발적인 영향력을 가질 수 있었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과 같은 작품들은 여전히 우리 사회를 비추는 거울로 유효하게 읽힌다. 당대 사회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임과 동시에 현재의 시선으로 재독하고 계속해서 재해석하는 과정을 거치는 이유는 그것이 여전히 인간 보편의 문제들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고전의 사계』로 하여금 고전을 즐기고 그 속의 여러 가치들을 향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이 책을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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