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 2 - 1차 십자군과 보에몽, 개정판 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 2
김태권 글.그림 / 비아북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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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의 주인공은 군중 십자군에 이어 본격적으로 1차 십자군을 이끌고 온 보에몽과 고드프루아, 레몽의 이야기다.

안티오키아 공국을 세운 보에몽 1세가 주인공이다.

아버지 사후 새어머니에게 영지를 뺏겨 머나먼 중동으로 땅을 찾아 떠난 기사는 안티오키아를 차지하지만 조카인 탕크레드에게 뺏기고 시체로까지 위장해 다시 유럽으로 돌아온다.

그는 필리프 1세의 사위가 되서 동로마 원정을 떠나는 것으로 2권이 마무리 된다.

읽다 보니 흡인력이 있다.

은자 피에로는 롱기누스의 창을 발견했다고 여론 조작에 이용되다가 불의 심판을 받고 죽고 만다.

카르미나 부라나라는 곡이 삽입되었는데 변덕스러운 운명을 한탄하면서 스러져가는 영웅들의 마지막이 인상적이다.

누가 봐도 훌륭한 자질을 가진 영웅이 파멸하는 것은 운명 탓이 아니라면 자신의 오만 때문이라는 말도 기억에 남는다.

힘이 정의인가, 올바른 것이 정의인가의 논쟁도 흥미로웠다.

소크라테스나 플라톤이 인용되는데 과연 괜히 위대한 철학자가 아니었구나 싶을 정도로 공감이 간다.

보통 의사가 돈을 벌기 위해 환자를 치료한다고 하지만, 정말로 의사가 돈을 최종 목적으로 치료 행위를 하는가? 

그렇다면 소크라테스의 말대로 그것은 의업이 아닌 보수 획득술로 불러야 할 것이다.

모든 전문 직업인들은 올바른 것을 추구하기 위해 자신의 지식을 사용한다.

정말 힘이 정의라고 한다면 직업의식이나 소명의식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고 어쩌면 우리는 문명 사회를 이루지도 못했을 것이다.

세상은 약육강식이고 당연히 힘센 놈이 정의다라고만 생각하고 살았는데 뒤통수를 맞는 듯한 깨달음이다.


<인상 깊은 구절>

90p

경제적으로 아쉬운 것이 많은 기사일수록, 더 열심히 원정에 참여한 것이다. 단 한 명의 기사만이 여기서 예외였다고 하는데, 그는 바로 부유한 귀족 레몽 백작이었다. 이미 초로의 나이였던 그의 주된 동기는 신앙과 명예 때문이었다고 이야기된다.

288p

어떤 인물이 남보다 월등한 능력에도 불구하고 파멸한다면, 사람들이 여러 이유를 꼽을 것이다. '영웅'의 파멸은 그 자신의 히브리스(오만)에서 시작한다고, 옛 그리스 사람들은 생각했다. 물론 인간의 파멸은, 변덕스러운 신의 분노나 얄궂은 운명 때문일 수 있다. 그러나 그 전에, 신의 비위를 거스르고 운을 망가뜨리는 것은, 그 자신의 결함인 '히브리스'라는 것이다. '우리의 승리야말로 정의가 승리한 것'이라는 낯간지러운 아전인수는, 적어도 당시에는 먹히지 않았던 셈이다.

305p

희망은 위기의 위안자입니다. 힘에 여유가 있는 자가 희망을 갖는다면 해를 입을지언정 멸망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모든 것을 희망에 거는 자는 꿈이 깨어졌을 때 그 실체를 깨닫고서 경계하려 할 때에는 이미 희망도 사라져버리고 없을 것이다. 여러분은 희망을 점괘나 예언에서만 찾으려다 파멸을 초래한 많은 이들과 같은 전철을 밟아서는 아니 될 것입니다. ... 신의 법은 분명히 자연의 법칙에 의해 힘센 자가 언제나 이기는 것이라고 우리는 상식적으로 이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법칙은 우리가 결정한 것도 아니고, 처음 이용한 것도 아니며, 예로부터 존재해 영구히 이어져 가는 것이며, 우리는 그에 따라 행동하고 있는 데 불과합니다. 그리고 여러분뿐만 아니라 누구라도 우리와 같은 권좌에 오르면 똑같은 행동을 취하리라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 ... 원조국의 관심사는 피원조국의 호감을 얻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행동이 결정적으로 우월한 힘으로 수행될 수 있는가 없는가에 있습니다.

309p

트라시마코스: 저로서는 올바른 것이란 '더 강한 자의 이득' 이외에 다른 것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소크라테스: 그 어떤 전문적 지식이라도 더 강한 자의 이득을 생각하거나 지시하지 않고 오히려 더 약한 자이며 제 관리를 받는 자의 이득을 생각하며 지시하오. 그 어떤 의사든, 그가 의사인 한은, 의사에게 이득이 되는 걸 생각하거나 지시하지 않고, 환자를 위해 그러지 않겠소? 엄밀한 뜻의 의사는 몸을 관리하는 자이지, 돈벌이를 하는 자가 아니니까요. 진정한 의사라면 환자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죠. 제대로 된 위정자도 마찬가지 아니겠소? ... 전문 지식이 있는 실력자들끼리는 서로를 능가하려 들지 않고요, 반면 잘 모르고 실력 없는 이는 전문 지식이 있건 없건 누구나 이기려 든다는 것입니다. 올바른 사람은 저와 같은 사람에 대해서는 능가하려 하지 않으면서도, 같이 않은 사람(올바르지 않은 사람)에 대해서는 능가하려 하지만, 올바르지 못한 사람은 같은 사람(불의한 사람)에 대해서도 같이 않은 사람(올바른 사람)에 대해서도 능가하려 한다고 말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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