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민의 한양읽기 : 궁궐 하 홍순민의 한양읽기
홍순민 지음 / 눌와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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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은 무척 인상깊게 읽었던 반면 2권은 두툼한 분량에 비해 부정적인 시선이 너무 많아 읽기 참 불편했다.

왕조가 몰락하고 식민지 지배까지 받았으니 궁궐이 과거의 모습을 잘 유지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세심한 복원이 된다면 참 좋겠지만 왕조 시대의 영광을 오늘날에도 100% 재현한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 아닐까.

복원 역시 시대의 역량에 따라 다를 수 밖에 없다고 생각된다.

책 전반에 실려 있는 어설픈 복원에 대한 저자의 강도높은 비판이 너무 부정적이라 부담스럽다.

궁궐에 더이상 사람이 살지 않고 문화재로서만 존재하니 쇠락한 느낌은 너무 당연한 게 아닐까.

1917년 화재 후 희정당을 재건하면서 순종이 김은호 등에게 맡긴 벽화도 우리 역사의 문화재라 생각한다.

일제가 붙여 놓은 것도 아니고 순종 생전에 일부러 조선인 화가들에게 의뢰해 장식한 벽화까지 식민지 흔적이라고 창덕궁의 제 모습이 아니라니, 역사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변화해 가는 과정이 아닌가.

석조전이 외세 개입의 상징으로 경운궁 건물이라 할 수 없다는 비판도 마찬가지다.

엄연히 대한제국 당시에 지어진 근대식 건물이고 문화재로서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저자의 이런 관점들에 동의하기가 힘들다.

그 외의 전체적인 내용은 매우 성실하게 궁궐의 이모저모를 설명해서 만족스럽다.

경복궁과 창덕궁, 창경궁은 많이 알려져 있는 반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경희궁과 경운궁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궁궐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특히 동궐도와 비슷한 서궐도의 채색본을 통해 경희궁의 사라진 전각들을 설명하는 부분이 유용했다.

도판은 감탄할 만큼 선명하고 훌륭하다.

표지 디자인도 무척 인상적이다.

목조 건축물인 만큼 궁궐의 화재 이야기가 자주 나와 안타깝다.

서울 한복판에 여전히 다섯 궁궐이 원형을 유지하고 있어 자주 가 볼 수 있다는 게 참 고맙다.

한동안 궁궐 이야기는 너무 많이 접한 듯 해서 식상했는데 다시금 흥미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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