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동맹과 함께 살기 - 고종석 시평집
고종석 지음 / 개마고원 / 2006년 9월
평점 :
절판


고종석, 사랑해 마지 않던 작가
어찌나 문체가 아름다운지 그의 수필을 읽으면서 에세이스트란 바로 이런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이구나, 싶었다
그 사람이 쓴 책을 모조리 구해 읽으면서 한국어 문장이 주는 아름다움에 혼자 심취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 책은 50% 정도만 만족했다
역시 정치 이야기는 가치관의 문제, 혹은 개인적인 판단이 들어가기 때문에 편하게 읽을 수가 없다
그가 제기하는 정치적 의견에 대해 공감하지 못한 부분이 꽤 있었다
예전에 읽었던 책들이 이 정도로까지 정치적 색체가 짙었는지 의문스럽다
신문에 발표된 글을 모은 것들이라 그런지 정말 매우 정치적이고, 동의할 수 없는 부분도 상당하다
뭐랄까, 그 사람 의견이 틀렸다기 보다는, 생각하는 관점이 나와 많이 다르네, 싶어서 고개를 갸웃거렸던 부분이 이 곳 저 곳 많았다
일일이 다 거론할 수는 없고 또 정치적인 면은 너무나 내 관심 밖이기 때문에, 더 정확히는 도대체 정치에 관해 토론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을 정도로 회의적이기 때문에 별로 쓸 말이 없다

그 부분을 빼고는 대체적으로 괜찮았다
특히 마지막 부분의 영화 챕터는 역시 고종석이다 할 만큼 문체도 좋고 그가 집어내는 생각의 꼭지들이 참 마음에 든다
역시 난 사회학적인 측면이 정서에 맞는 것 같다
판단이 애매모호한 정치적인 그런 부분 말고, 자연과학이나 사회과학 같은 현실 분석이 더 편하고 재밌다
오래된 정치적 시평을 모은 거라 시대에 뒤떨어지는 느낌이 좀 많다
신문에서 읽어야 제 맛이 나는데 너무 묵혀버렸다
정운영씨에 대한 부분도 내 느낌과 일치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괜히 내가 잘 알지도 못하면서 훌륭한 분을 삐딱하게 보나 싶었는데 고종석 역시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아마 그런 성향 때문에 이 사람은 완전히 민노당을 지지하지 못하고 타고난 우익이라는 수사를 쓰는 모양이다
또 그런 이유로 이른바 진보 네티즌이라는 과격한 집단으로부터 공격도 받는 것 같다
사실 따지고 보면 일관성의 결여라고도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렇지만 어쩌랴, 인간이 원래 본심을 죄다 드러내지 못하고 또 스스로도 잘 모르는 복합적인 존재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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