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실의 백년손님 - 벼슬하지 못한 부마와 그 가문의 이야기
신채용 지음 / 역사비평사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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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 알려진 조선 시대 부마들을 조명했다는 점에서 신선하지만, 실록에 나온 내용들을 서술한 평면적인 구성이라 다소 지루하다.

임용한씨처럼 사회 분석과 개인적 평가를 좀더 많이 곁들여 입체적으로 살펴보면 훨씬 생생한 책이 될 것 같다.

잘 모르던 부마들에 대해 많이 알게 된 점은 소득이다.

익히 알려진 태조의 부마 흥안군 이제, 경혜공주의 남편인 영양위 정종, 화평옹주 남편 금성위 박명원 등도 있지만 성종의 부마 고원위 신항이나 중종의 부마 여성위 송인 등은 처음 접했다.

이들 뿐 아니라 선조의 부마인 해숭위 윤신지, 동양위 신익성 등은 당대 학문으로 이름을 떨쳤다고 한다.

과거에 나갈 수 없다는 신분적 한계를 학문으로 승화시킨 좋은 예라 하겠다.

정조 시대 사행사로 갔던 영조의 부마 금성위 박명원과 창성위 황인점 등의 활약상도 새롭게 알게 됐다.

황인점의 부인인 화유옹주의 일생은 남편이 지은 행장을 통해 잘 알려졌다.

그녀가 혜경궁 홍씨와 친하게 지냈고 그 덕에 남편인 황인점도 정조에게 총애를 받았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이런 내용을 사극의 소재로 쓰면 신선할 것 같다.

명문가 외척을 가진 숙종과는 달리 무수리 아들로 태어나 호위해 줄 인척이 부족했던 영조는 사돈 가문을 통해 왕실 보호 세력을 만들고자 했다.

이런 성향들이 어린 임금 즉위와 맞물려 후에 세도정치로 변질된 게 아닌가 싶다.

개인적인 삶에 대한 자료들이 워낙 부족해 공적인 이야기만 남아 있으니 인간상을 입체적으로 구현하기가 참 어려울 것 같기는 하다.

무려 96세까지 생존했던 효종의 막내 사위 금평위 박필성 같은 이의 삶이 기록되어 있으면 참 흥미로울텐데.


<오류>

272p

기록하기 좀 사소하긴 하지만, 영조의 큰며느리 효순왕후 조씨의 외할머니, 즉 조문명의 어머니 광산 김씨는 숙종의 초비 인경왕후와 사촌이 아니라 6촌이다.

광산 김씨는 김익희의 손녀고, 인경왕후는 김익겸의 손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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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채용 2017-11-02 2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오류 지적 감사합니다. 공부는 부족한대 마음이 급하다 보니, 사실에 오류가 있었네요.
2쇄를 찍게 되면 수정하여 반영하겠습니다.

따끔한 지적, 감사합니다.

marine 2017-11-03 00:35   좋아요 0 | URL
저자께서 직접 댓글 달아 주셔서 제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