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결단 (2disc) - [할인행사]
최호 감독, 김희라 외 출연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07년 10월
평점 :
품절


기대를 많이 한 영화였다
황정민이나 류승범 모두 한 연기 하는 사람들이고, 추자현 역시 연기 꽤 하는데 좋은 배역을 못 맡는다고 아쉬워 하던 차라, 더구나 이 영화로 여우조연상까지 받아서 꼭 보고 싶던 영화 중 하나였다
예상치 못했던 김희라를 오랜만에 본 것도 즐거움 중 하나
그렇지만 솔직히 그렇게 잘 만들어진 영화인지는 모르겠다
네티즌 평도 연기는 괜찮지만 작품은 별로라는 게 우세하다
홍콩 느와르를 연상시키는 자막부터 분위기까지 꼭 80년대 암울한 홍콩 배경의 주윤발이나 유덕화 나오는 영화 본 기분이다

나는 전라도 사람이라 TV나 영화에서 어색한 전라도 사투리가 나오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편이다
전라도 사투리는 단어도 중요하지만 촌스런 억양이 특징인데 대부분의 배우들은 심한 오버만 할 뿐 비슷한 경우를 거의 못 봤다
그 심한 오버 때문에 짜증날 때가 많은데 이 영화의 류승범 역시 부산 사람들에게 부산 사투리 아니다고 욕을 좀 먹은 모양이다
내가 듣기에는 기막히게 잘 하는 것 같던데 역시 토박이들 귀에는 어색하게 들렸던 모양
그러고 보면 왜 부산 사람이 직접 부산 사투리 심하게 쓰는 그런 역을 못 맡을까?
그만큼 배우 풀이 좁기 때문인가?
언제가 어떤 평론에서도 왜 설경구나 이성재 같은 배우들이 살 빼려고 그 난리를 쳐서 굳이 한 덩치 하는 배역을 맡는지 모르겠다는 말이 있었다
뚱뚱한 배역은 진짜 뚱뚱한 배우가 맡으면 안 될까?
굳이 잘 생긴 배우들이 망가져 가면서, 그러니까 반드시 잘 생긴 배우가 못생긴 캐릭터까지 다 맡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정말 연기 잘 하는 배우가 드문 건지, 아니면 몇몇 배우들이 다 독식을 하고 있는 건지...

영화의 소재는 마약상 검거 과정이다
투캅스가 경찰의 명예를 실추시켰다고 경찰들에게 항의를 받은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 경찰 하면 의례껏 부패 경찰이 기본인 것 같다
또 검사가 경찰을 지휘하고 둘은 갈등 관계인 것도 너무 정형화 되어 좀 지겹다는 생각이 든다
이 영화에서도 황정민은 마약상 잡기 위해 경찰 신분도 벗어던질 정도로 애를 쓰는데 그 위의 검사는 거들먹거리기만 하고 오히려 마약상을 빼돌린다
요즘 하도 많은 영화가 만들어지고 또 관객들 수준도 꽤 높아져 이제 뻔한 스토리는 금방 싫증이 난다
이러니 감독이나 작가들도 관객 수준 맞추기가 참 힘들 것이다

추자현이 연기한 마약 중독자 증세는 꽤 호평을 받은 모양이다
필로폰을 주기적으로 하던 사람이 갑자기 끊게 되면 금단 증상으로 벌레가 기어가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된다
실제로 본 적이 없어서 과연 진짜 그런 모습인지 어쩐지 모르겠지만 하여튼 실감나게 연기하고 참 불쌍하다는 생각을 했다
원해서 한 것도 아니고 술에 절어 살던 어느 날 접근한 남자에게 필로폰을 투여받은 후 환상 속에서 십자가 끝에 주사기가 달린 것을 볼 정도로 피폐해져 버린 가엾은 여자
그렇지만 영화 속에서 추자현의 비중은 매우 낮아서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일 정도다
왜 이 영화로 여우조연상까지 탔는지 다소 의외다

마지막 결말이 허무하다
그리고 좀 억지스럽다
마약상을 잡고 중간 거래책인 류승범이 회개하고 경찰에게 진술하기로 한 순간 검사에 의해 죽는다는 것도 너무 뻔한 결말이고, 그 검사가 놓아주려고 한 마약상을, 황정민이 총으로 쏜 후 엔딩 크레딧이 올라간 것도 매우 전형적이다
홍콩 영화에서 흔히 보는 설정, 경찰과 범죄자 간의 우정 내지는 친밀한 관계 형성, 범죄가가 경찰 내 간부에 의해 억울하게 죽음, 다시 경찰이 범죄자의 복수를 위해 수사 절차 무시하고 나쁜 놈 죽임, 아, 정말 요즘 관객들은 수준이 너무 높아져서 감독들이 머리 꽤나 아플 것 같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노아 2006-10-10 2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응? 말이 끊겼어요.
저도 추자현이 왜 그렇게 호평을 받았는지 잘 이해가 안 가더라구요. 전 그냥 그랬거든요. 배우들이 연기를 잘했지만, 그게 작품이 좋은 것과는 별개더라구요. 오늘 보고 온 야연이 그랬답니다...;;;;;

marine 2006-10-10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 미용실에서 친구 머리하는 거 기다리면서 썼거든요 이어서 써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