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과 나 SE (2disc) :50주년 기념판 - 아웃케이스 없음
월터 랭 감독, 율 브리너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06년 6월
평점 :
품절


주윤발과 조디 포스터가 주연한 "애나 앤드 킹" 을 먼저 봤다
사실 그 기억도 가물가물 하다
워낙 오래 전 영화라...
DVD가 나오면서 영화관 가는 일이 부쩍 줄어들었다

 
율 브리너는 처음 봤다
태국의 왕으로 나온다길래 더구나 대머리 때문에 우락부락 하고 덩치가 클 거라고 생각했는데, 왠걸 왜소한 느낌이 들었다
어깨부터 배로 내려오는 근육들이 자리를 잡긴 했지만 키도 그렇게 크지 않고 체격이 건장한 남자는 아니었다
다소 의외다
애나 선생님이 누군가 했더니 말로만 듣던 데보라 카
대체 언제적 배우들인지 모르겠다
아빠 덕분에 참 고전 영화 많이 본다
가운데 나오는 노래들은 솔직히 지루했다
"시카고" 볼 때도 굉장히 잠이 왔는데 역시나 여기 삽입된 노래도 크게 좋지는 않았다
"사운드 오브 뮤직" 에 나오는 노래는 참 재밌는데 말이다

 
탑팀이 만든 연극이 제일 재밌었다
중국의 경극 같기도 하고, 아마 태국 전통 연극인 듯
일본의 가부키 생각도 난다
노예가 도망치자 왕이 잡으러 나선다
노예 앞에 놓인 강
과연 어떻게 건널 것인가?
평소 왕이 모세의 기적 얘기를 많이 했기 때문에 당연히 강이 갈라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탑팀은 눈(snow)을 이용해 강을 얼어 붙게 만든다
굉장히 현실적이고 왕이 늘 주창하던 과학적인 기적이 아닌가 싶다
영화 속의 태국 사람들은 눈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걸로 나온다
그래서 애나가 눈에 대해 가르쳐 줄 때 다들 그런 게 세상에 어딨냐고 반발한다
그렇지만 탑팀은 연극에 눈을 이용한 기적을 설정해 넣는다
재치있는 장면이 아닐 수 없다
연극은 실제로 강을 보여 주는 게 아니라 혹은 촌스럽게 양동이에 물 부어 놓은 식이 아니라, 하얀 천을 양쪽에서 잡아 강을 표시했다
부처님께 인신 제물로 바쳐지는 것도 그렇고 굉장히 상징적이고 기발한 묘사가 많다

 
제국주의적인 시각 어쩌고 하는 평론이 좀 불편했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크게 거스르지는 않다
무엇보다 애나는 영국 국민이니 태국의 왕과는 아무 관련도 없지 않겠는가?
한 나라의 왕이라기 보다는, 뭐랄까 "사운드 오브 뮤직"의 폰트 대령처럼 매우 완고한 부잣집 남자에게 인권 같은 근대적인 개념을 가르쳐 주기 위해 온 가정 교사 쯤으로 보인다

 
링컨 대통령의 남북 전쟁이 나온다
그렇다면 19세기 후반이 시대적 배경인 모양이다
노예 해방을 지지하는 링컨에게 코끼리를 보내 주겠다는 왕의 발상이 재밌다
코끼리가 없이 싸우다니!! 링컨이 지는 게 당연하지!!
엄청 웃었다

 
그런데 왜 동양 애들은 평면적으로 생겼을까?
왕의 자녀들이 다들 너무 밋밋하게 생겼다
애나의 아들 루이는 어리지만 윤곽이 또렷한데 비해, 왕의 아이들은 하나같이 평면적이다
서양애들이 예쁘긴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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