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니 (2disc) - 디지팩 초도한정판
정지우 감독, 김정은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06년 1월
평점 :
품절


난 괜찮았는데, 왜 평이 나쁜지 모르겠다
사실 재미는 별로 없는데 분위기가 괜찮다
도쿄타워랑 비슷한 것 같은데 아무래도 이런 영화는 한국 영화가 더 공감이 잘 된다
도쿄타워는 정말, 뮤직 비디오도 아니고 짜증났는데 그래도 이 영화는 현실에서 아주 붕 떠 있지는 않다
김정은 참 연기 잘 한다
이 배우가 이렇게 괜찮은 배우였는지 새삼 느꼈다
나이 많은 여자가 어린 남자애를 다루는 방법, 꼭 여자가 아니라 할지라도 나이 많은 사람이 어린애를 다룰 때는 능수능란 할 수 밖에 없다
아무리 진심이 가미된다 할지라도 어느 정도는 플레이가 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김정은 연기, 정말 잘 한다


딱 " 외출" 볼 때 느낌이다
영화관에서 봤으면 엄청 지루했을 것 같다
그렇지만 나름대로 괜찮은 영화였다
뭐랄까, 분위기가 있는 영화다
남자 주인공이 잘 생긴 놈이 아니라 그냥 평범한 고등학생이라는 것도 왠지 현실적으로 보여 마음에 들고, 김정은의 연기는 정말 탁월했다
17세의 고등학생을 사랑하는 서른 살의 여자 역을 너무 능청스럽게 잘 소화해 냈다
김정은과 동거하는 친구로 나오는 정우도 멋있었다
느끼하지 않고 산뜻해 보여서 좋다
나중에 동명이인인 이석으로 나온 김정은 친구도 괜찮았다
마당에 평상 깔아 놓고 와인 먹는 분위기도 괜찮아 보였다
옛날에는 그런 장면 나오면 무조건 깡소주였는데 요즘은 평상에서도 와인 딴다
하긴 맛도 좋고 우아하고 덜 취하고 얼마나 좋은가?
나도 소주는 싫고 와인은 한 번 도전해 보고 싶다

 
학원 제자와 잔 걸 들킨 후 같은 학원 선생인 친구가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고 비난하자, 김정은은 속마음을 얘기한다
그래서 당연히 다음 장면은 소주병 기울일 줄 알았는데 뜻밖에 레스토랑에서 와인에 취한다
진짜 산뜻해 보인다
소주보다 한 100배는 나은 것 같다
나도 술취한 상태로 하고 싶은 말 있으면 꼭 와인으로 해야겠다
부어라, 마셔라 분위기 정말 싫다

 
김정은은 자꾸 자기 고등학교 때 첫사랑과 동일시 하려고 하는데, 마음의 죄책감을 벗어 버리고자 하는 기만일 뿐이다
처음에 끌렸을지 모르지만, 과거의 첫사랑과 닮았다는 이유 만으로 제자와의 사랑이 타인의 이해를 얻을 수 있는 건 절대 아니다
물론 제자와 사랑하는 게 잘못이라는 말은 아니다
돈 주고 하룻밤 자려고 유혹한 것도 아니고, 서로 좋아하는데 말이다
미성년자라서?
고1이면, 그것도 남학생이라면 충분히 섹스할 수 있는 나이다
학교도 아니고 학원 선생이 무슨 도덕심이 그렇게 투철하다고 (사실 도덕과 별 상관도 없지만) 교육자의 양심 운운하면서 비난하는 거 이해할 수 없다
하긴 이런 나도 전에 그런 여자 욕했다
결국 우리는 관습에서 자유로워질 수 없나 보다

 
김정은, 정말 천연덕스럽다
어쩜 그렇게 깜찍하게 연기를 잘 하는지 모르겠다
열 세 살 어린 남자애와의 사랑에 목매달지 않으면서도, 질투심에 불타고, 또 그와 쑥쓰럽게 섹스를 치루고, 사소한 연애의 기쁨도 느끼는 여자
매달리지 않지만 관계 유지의 집착 정도는 보이는 아, 너무 괜찮은 그녀
결혼과는 별개의 연애를 즐기는, 그렇지만 아주 위험한 관계를 지속하는 여자의 위태로운 감정들이 잘 묘사됐다
딱 김정은을 위한 영화다
과거 회상 부분은 없어도 될 것 같다
현재의 김정은과 이석의 사랑만으로 충분하다
과거의 기억 때문에 어린 남학생과 사랑에 빠졌다는 식의 개연성 부여는 사족 같다
사랑에 무슨 이유가 있겠는가?
그냥 사랑이라는 감정에 빠질 뿐이다

 
결말도 마음에 든다
사실 둘이 잘 되고 말 것도 없지만, 과거의 이석과, 현재 김정은과 함께 사는 정우와, 지금의 이석과 김정은이 모두 술에 취해 평상 위에 널부러져 하늘을 바라보는 엔딩, 마음에 든다
난 이런 위험한 감정에 빠지고 싶지 않다
학생들의 비난을 묵묵히 견디는, 마치 사랑에 대한 값을 지불하는 것처럼 고통을 받아들이는 김정은의 태도가 인상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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