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나라 역대 황제 평전 - 소통하는 지도자는 흥하고 불통하는 지도자는 망한다 역대 황제 평전 시리즈
강정만 지음 / 주류성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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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학자가 쓴 명나라 황제 이야기.

정사에 중점을 두면서도 비빈간의 갈등이나 출생의 비밀 등 야사 쪽에도 분량을 할애해 신뢰감이 약간 떨어지는 면이 있다.

확실히 최근에 읽은 일본인 학자의 <영락제> 보다는 밀도 면에서 떨어지는 느낌이다.

중국인 필자가 쓴 <황제들의 숨겨진 중국사> 보다는 훨씬 낫다.

단죠 히로시는 영락제의 정화의 원정이 서양처럼 교역을 원해서가 아니라 화이질서의 완성을 위해서였다고 하는데 무척 공감했다.

반면 이 책에서는 생산량이 늘면서 사치품 교역을 위해 원정을 추진했다고 가볍게 넘어간다.

피상적인 고찰이라 생각한다.

이런 부분이 좀 아쉽다.

사회분석이 동반된 본격적인 연구서는 아니지만 성실하게 명나라의 역사를 황제 중심으로 풀어 써 흐름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다.

황제의 신임을 얻은 신하나 환관들이 큰 권력을 장악했으면서도 일순간에 몰락한 것도 신기히다.

장거정과 신종, 엄숭과 세종 등 엄청난 권력을 휘두렀으면서도 황제의 마음이 바뀌면 어느 순간 집안이 풍비박산이 나버린다.

일시적으로 황제를 좌지우지 할 수는 있어도 완전히 장악할 수는 없었고 황제 독재 국가였음이 이해된다.

적어도 당나라 때처럼 환관에게 황제가 살해당하고 환관에 의해 황제가 옹립되는 일은 명나라에서는 불가능 했을 것 같다.

유교가 국시인 나라라 명분론에 집착해 황위 계승에 따른 황제와 신하들 사이의 갈등이 매우 심했던 것도 인상적이다.

적장자 계승 원칙이 지켜지면 갈등도 적겠지만 다른 것도 아닌 황위가 언제나 순탄하게 적장자에게 이어지길 바라는 것도 비현실적이다.

세종 가정제가 아버지 흥원왕의 추숭을 위해 신하들과 오랜 기간 동안 알력 싸움을 하고, 신종 만력제 역시 셋째 아들 주상순을 태자로 만들기 위해 수십 년간 태업까지 한다.

신하들이 그토록 황제로 세우고 싶었던 첫째 아들 태창제는 허망하게도 즉위 한 달만에 사망한다.

황제도 어리석지만 유교적 명분론에 집착해 황제와 갈등한 이른바 동림당이란 사대부들도 답답하게 느껴진다.

왜 조선이 명을 동일시 했는지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명의 황제들은 대체적으로 도교와 단약을 좋아했던 듯 하다.

오래 살고 싶은 욕구와 성적 쾌락에 대한 높은 기대치가 오히려 수명을 단축시켰던 점은 아이러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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