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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과 명품 ㅣ 살림지식총서 145
이재진 지음 / 살림 / 2004년 12월
평점 :
패션도 예술이다, 이렇게 요약할 수 있겠다
장인정신과 예술이 산업과 만났다고 해야 하나?
어쩌면 회화도 대량 복제가 가능할 경우 명품처럼 산업화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 역시 예술의 산업화가 아닐까?
책과는 또다른 의미로 말이다
처음에는 굉장한 거부감이 있었지만, 요즘에는 명품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고, 고급스런 패션 취향이라고 인정해 주고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패션은 곧 예술이다라고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켜 줄 수 있게 됐다
유명하고 인정받는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고, 다치바나의 분석대로 예술로 승격되기 위해서는, 아주 작은 차이를 위해 엄청난 돈을 지불할 최고급 소비자가 있냐가 중요한 것 같다
그러니까 유럽의 명품 브랜드들은, 각 왕실의 공주나 왕비들, 헐리우드 스타들에 의해서 예술로까지 승화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엄청난 돈을 지불할 고객들은 줄어가고, 이제 평범한 사람들이 그 이미지를 갖기 위해 아낌없이 지갑을 연다는 사실이다
실제 헐리우드 스타들이 유명 디자이너들의 제품을 돈주고 입는지 아주 의심스럽다
스타가 디자이너의 옷을 입어 주므로써 일반 사람들이 사게 되는 구조인 것 같다
디자이너들은 자기 제품의 홍보를 위해서 스타가 필요하고, 그들에게 옷을 입혀 주는 대신 돈은 일반 고객들에게서 벌어들인다
한달 내내 라면만 먹을 것을 각오하고 월급을 통째로 갖다 바치는 평범한 사람들의 돈으로 말이다
프랑스의 태양왕 루이 14세는 화려한 것을 좋아하고 사치스러웠던 것 만큼 패션의 중요성도 깨달아 재봉사에 불과하던 이들을 디자이너로 승격시켜 줬다
그러고 보면 뭐든지 몰두하고 돈을 쓰면 쓸수록 취향이 고급스러워지는 것 같다
결국 문화나 예술도 부유함 속에서 나오지 않겠는가?
대중 예술이 어쩔 수 없이 천박하고 싸구려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먹고 살기 바쁘기 때문에 생존에 불필요한 것에 많은 돈을 투자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부유하면 할수록 실제 삶에 꼭 필요하지 않은 사치품이나 기호품에 더욱 많은 돈을 투자할 수 있고, 바로 이 부유한 귀족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수많은 예술가와 디자이너들이 그들의 고급스러운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해 온갖 머리를 다 짜내게 되는 것이다
프랑스가 패션의 중심지임은 너무 당연하다
전통은 그냥 생기는 게 아니다
워낙 명품 신드롬이 광풍이다고 표현할 정도로 심하기 때문에 거부감도 가졌지만, 결국 패션을 예술의 단계로 승격시키는 견인차임을 부인할 수는 없겠다
베블린이 말한 현시적 소비는, 패션의 본질을 놓친 표현 같다
물론 사람들은 돈이 많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 의상과 소품에 혹은 자동차에 그 물건이 갖는 본래의 가치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투자한다
상류층은 중산층과 구별하기 위해 명품을 찾고, 반대로 중산층은 상류층처럼 보이기 위해 무리를 해 가면서까지 일부러 비싼 옷을 입는다
상류층이 고급스런 취향 때문에 명품을 찾는다면, 중산층은 그것이 비싸기 때문에 산다
그렇지만 어찌 됐든, 명품 산업이 거대해지면 질수록 즉 파이가 커지면서 더욱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디자인이 나올 수 있는 발판이 됨은 부인할 수 없으리라
돈이 안 되면 누구도 뛰어들지 않는다
예술가들에게 빵을 줘야 더 열심히 창작해 내지 않겠는가?
단순히 대량 생산에 기대어 이미지만 파는 것이 아니라, 나름대로 장인정신을 이어가면서 최고의 디자인과 품질을 유지해 가는 명품 브랜드들의 노력을 높히 산다
패션이 예술이라면, 더이상 그들을 현시적 소비 운운해 가면서 비난할 수 만은 없으리라
따지고 보면 미술관에 걸려 있는 명작보다 훨씬 더 실용적인 예술이 바로 패션 아니겠는가?
부유한 곳에서 문화가 나온다는 것을 명품 산업이 잘 보여 준다
한국도 패션 분야에 눈떠서 유명 디자이너들이 많이 나오면 좋겠다
단순히 디자인 감각만 있으면 되는 게 아니라 경제적인 운용 능력까지 겸비해야 세계적인 브랜드로 클 수 있다
현대는 광고 시대니까 말이다
버버리 같은 경우는 1830년대에 이미 생겼다고 하니, 우리나라로 따지면 순조 시대의 옷이 아직까지 세계적인 명성을 가지고 유통되고 있다는 얘기다
정말 놀라움 그 자체다
재밌는 것은, 어떤 브랜드든지 젊고 현대적인 감각을 가미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백여년에 가까운 전통을 잇기 위해 과거의 것만 고집하면 혹은 구태의연함에 젖어 있으면 사라질 수 밖에 없다
젊은 새 디자이너를 영입하면서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탈바꿈 하고, 또 자체적으로 패션 학교를 운영하는 노력들이 브랜드의 명성을 유지시키고 있다
확실히 우리나라 같은 권위주의적인 시스템에서는 창의적인 디자이너가 나오기 힘들 것 같다
또 국가에서 패션 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열심히 밀어 줘야 할 것 같다
소비자들은 명품이라면 밥을 굶어 가면서까지 환장을 하는데, 왜 아직도 유명 디자이너의 탄생은 요원한 것일까?
일본만 해도 겐조 등 유명한 디자이너가 많은데 말이다
그러고 보면 일본은 확실히 선진국이고 문화대국이다
일본에서는 짝퉁 들고 다니는 걸 아주 싫어한다는데, 우리나라는 짝퉁이 많아서 패션 산업이 발전이 안 되나?
이 책 읽고 보니까 디자이너의 독창성을 보호해 주기 위해서라도 짝퉁은 단속을 해야 할 것 같다
책 읽고 나니까 명품이라는 것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이 생긴다
그 유명한 샤넬의 트위드 재킷이 뭔지도 확실히 알았고, 베르사체 드레스나 크리스챤 디올의 뉴룩도 구별할 수 있겠다
또 에트로의 패이즐리 문양이나, 페레가모의 바라 구두도 뭔지 알겠다
낮은 굽에 리본이 달린 둥근 코의 구두가 바로 페레가모 바라였다니, 그 디자인이 얼마나 유명한지 알 만 하다
가능하면 인터넷에서 다 찾아보고 싶었는데 검색하기가 쉽지 않았다
패션 잡지를 좀 봐야 할 것 같다
뭐든 노력없이 그냥 알게 되는 건 없는 것 같다
심지어 명품이란 것도 말이다
좀 웃긴 건 검색하다 보니까 책하고 똑같이 나오는 문장들이 많다는 거다
아마 어디서 베낀 것 같다
자기만의 단어로 쓰기란 이렇게 어려운 것일까?
강준만 책은 말할 것도 없고, 지난 번 여행 이야기도 네이버 찾아 보니까 아주 똑같더라
이 책도 명품 스타일이나 유래 설명하는 거 보니까 그대로 베낀 것 같아서 좀 실망스럽다
그래도 명색이 패션 칼럼니스트인데 자기만의 언어로 쓰기가 그렇게 힘들었을까?
하여간 책은 아무나 내는 게 아니다
필자가 되려면 그 주제에 대한 방대한 지식을 쌓아야 비로소 자신만의 책을 낼 수가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남의 얘기 인용하려면 꼭 출처를 밝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