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바람난 여자
아니 프랑수아 지음, 이상해 옮김 / 솔출판사 / 2005년 3월
평점 :
절판


아주 재밌는 건 아니었지만 일단 책 모양이 마음에 들고, 열혈 독자의 책이라는 점에서 공감할 만한 얘기들이 많았다

솔직히 내용 자체는 별로지만, 여기 소제목들을 주제로 내 이야기를 써 보면 좋을 것 같다

 

저자는 아무래도 동거를 하는 모양이다

동거를 한다길래 30대 여성쯤 되나 했더니, 세상에 50대 후반이었다

아이는 물론 없고 남자 친구와 30년 넘게 살았다고 한다

정말 프랑스는 대단하다

동거 커플이 결혼 커플만큼 흔하고 사회적으로도 용인되는 사이라고 한다

어느 사회나 허용할 수 있는 한계치는 다르지만, 유럽의 개방적인 성의식은 참 마음에 든다

가족이 해체된다고 해서 나라가 망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선진국이기 때문에 가능한 관용이고 여유지 않나 싶다

 

저자의 직업은 앤 페이먼처럼 편집자다

나도 이 쪽 일 했으면 좋았으련만...

은희경 직업도 편집자인데, 확실히 여기 일 하다 보면 글쓰는 재능이 막 솟아 오를 것 같다

 

책을 다시 한 번 읽었다

이번에는 아주 꼼꼼하게, 사실은 강박 관념이 생길만큼 파헤치듯 읽었다

그랬더니 상당히 재밌었다

역시 뭐든 집중하고 많이 알아야 진짜 맛을 느끼나 보다

갑자기 혹평했던 책들도 내 독서력 부족 탓이 아니었는지 슬쩍 미안해진다

 

저자가 한자 번역을 많이 해 놔서 그거 찾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그래도 네이버 사전은 정말 편하다

한자 1급 자격증을 딸까 했는데 나처럼 교양으로 알고 싶은 사람은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다

필요해서 찾을 때가 바로 공부할 적기인 모양이다

장서표나 판권면, 기수면 우수면 같은 책에 관련된 한자어들을 알게 되서 기쁘다

장서표가 대체 뭔가 개념이 안 잡혔는데 책도장 같은 걸 말하는 것 같다

책갈피라는 의미로도 쓰이는 것 같다

이 한자어를 알게 되서 정말 뿌듯하다

판권면은 책의 발행인이나 발행년도 나온 종이를 말하고, 기수면은 홀수쪽, 우수면은 짝수쪽을 의미한다는 것도 이번에 알았다

서점을 한자로 쓸 수 있게 된 것도 큰 소득이다

 

무엇보다 프랑스인들의 자잘한 일상에 대한 많은 지식이 생겼다

브르테뉴 지방이 어디인지, 카탈루니아는 또 어디에 있는지, 이 사람들은 뭘 먹고 사는지, 서양알버섯 즉 truffle이란 뭔지 소소한 그러나 재밌는 것들을 많이 알게 됐다

내 입맛에 맞는 유학생이나 이민자들의 책이 나오길 목빠지게 기다릴 게 아니라 스스로 찾는 게 낫다는 결론도 내렸다

역시 구글은 대단하다

이미지 검색 정말 짱이다

 

벌써 61세에 달한 프랑스 할머니인 저자는, 그러나 여전히 너무 젊고 책에 대한 열정은 젊은이 못지 않다

자기만큼 책을 사랑하는 파트너를 만났다는 점에서 너무너무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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