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의 역사 살림지식총서 41
서정민 지음 / 살림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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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 총서의 장점, 간단하게 정리가 된다

이런 책은 특성상 절대 많은 범위를 아우르려고 하면 안 된다

범위를 최소한으로 좁게 잡아서 집중적으로 공략해야 한다

교회의 역사가 아닌, 한국 교회의 역사로 한정지은 것이 마음에 든다

교회 하면 기독교 즉 개신교만 의미하기 때문에 천주교는 맨 처음 신앙이 전해질 때를 제외하고는 언급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18세기 후반에 자생적으로 천주교가 발생한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학문적으로 받아들인 종교를 신앙의 대상으로 승화시킨 조선 남인 선비들의 열정이 대단하다

그러고 보면 우리 국민들은 기본적으로 종교적인 사람들이 아닐까?

하긴 새로운 대안으로서 혹은 도피처로서 생각했을 수도 있다

특히 남인들은 주도권을 상실한 채 무력감에 시달렸을 것이다

서학은 비단 종교 뿐 아니라 서양 학문과 기술까지 의미하기 때문에 어쩌면 유학에 대한 대안으로 생각했을 수도 있다

 

한국 천주교가 정치권과 강하게 대립했고 핍박받았던데 반해, 기독교는 정교분리를 내세웠다

의료와 교육 분야에 역점을 두고, 가능하면 정부와 대립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그런 기독교가 신사참배 문제와 부딪치면서 강하게 반발한 것을 두고, 저자는 정교갈등이 아니라 교교갈등이었음을 강조한다

일제의 식민 통치에 반발한 것이 아니라, 국가신도라는 우상숭배에 저항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민족적 위기 상황에서 기독교가 실제로 사회적 역할을 수행했냐는 문제에 대해서 부정적일 수 밖에 없다

그러고 보면 기독교는 특히 한국 기독교는 대단히 보수적이고 교조적이다

왜 가장 낮은 이들에게 오신 예수님의 예언적 활동에 대해서는 아무 관심이 없는 걸까?

배타적이고 교조적인 기독교인들의 행태를 보면, 아무리 좋게 생각하려고 해도 거부감이 든다

더구나 단군의 목을 자르는 행위는 폭력이라고 밖에는 해석하지 않을 수 없다

 

저자는 기독교가 사회 지도층의 중요한 종교가 됐으면서도 한국의 종교로써 대표될 수 없는 이유를, 토착신학화의 실패라고 본다

불교나 유교가 외래에서 전래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것으로 탈바꿈한 것에 비해 여전히 기도교는 외래 종교로서의 이미지가 강하다

물론 불교의 수용 역사가 천여년을 넘지만, 단순히 시간의 문제로 넘어가기엔 걸리는 요소들이 많다

 

이승만 정권 때 기독교는 거의 준국교 수준이었다고 한다

해방 이후 미군정이 실시되면서 기독교인이라는 징표는 하나의 신분증이 되어 사회적 특권과 연결됐다

더구나 이승만은 미국 사회에서 활동한 장로였으니, 기독교식 문화가 익숙하고 편했을 것이다

이기붕 당선을 위해 집회까지 열고 하나님의 뜻이라고 역설했다니, 한국 기독교의 정교유착이 얼마나 강했는지 알 만 하다

모든 종교는 기득권화 될 때 타락한다고 생각한다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예수님은 분명 기존의 지배 질서를 거부하고 가장 낮은 이들에게 강림하셨는데 왜 그 분을 쫓는 이들은 위로의 상승을 그렇게도 열망하는 것일까?

오직 성경만 의지하고 초대교회로 돌아가자는 근본주의자들일수록 더더욱 사회의 소외 계층은 외면하고 교조화되고 기득권층과 결탁해 권력을 누리려고 한다

카톨릭의 부패를 보면서도 개신교 역시 똑같은 절차를 밟아가는 것이다

그나마 카톨릭은 로마 교황이라는 강력한 지도자라도 있어서 하나의 통일된 체계를 유지했으나, 개신교는 신앙 해석의 자유가 인정된 이래 수많은 교파들을 양산했다

교회의 분열이 반드시 나쁜 건 아니지만, 한국에만도 수백개의 교단이 있다는 건, 또 서로를 이단시 하고 자기 교단만 옳다고 우기는 건 아무리 봐도 좋은 현상은 아니지 않을까?

더구나 사이비 기독교의 횡행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사실 이단이나 정통의 기준도 모호하긴 하지만, 교주를 신격화 시키고 재산 헌납을 강요하고 종말이 임박했다고 집단 생활을 강조하는 건 어떤 의미에서든 용납하기 힘들다

 

한국 기독교는 어떻게 발전해야 하는가?

저자는 토착 신학화를 통해 문화적으로 동화되어야 하고, 민중신학을 통해 소외계층에게 눈을 돌려야 하며, 평신도들의 역할이 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교회의 기득권화나 성취 위주의 교세 확장 등은 비판받아야 마땅하다

기독교가 정치에 관여하는 건 나쁘지만, 소외 계층을 감싸 안는 것은 중요한 역할이 아니겠는가?

개인의 내제적 구원이나 기복신앙만 중시하는 현세적 태도를 줄이고, 역사와 사회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도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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