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소설 속 역사 여행 - 개정증보판
신병주.노대환 지음 / 돌베개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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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했던 것 보다 한참 못미친다

뻔히 알고 있는 내용의 반복이 주류다

혹시 작가가 기자나 아마추어 작가 아닌지 의심스러워 저자 약력까지 살펴봤다

왜 이렇게 밖에 못 쓸까?

성의 부족으로 보인다

 

어렸을 때 읽어서 기억이 가물가물 하던 박씨전이나 임경업전, 전우치전 같은 소설을 다시 볼 수 있어서 반가웠다

심청전을 조선시대 맹인들의 삶과 연결한다거나, 흥부전을 장자상속제와 연결시킨 부분은 참신했다

사회보장제도가 전무했을 조선시대에 장애인, 특히 앞을 못 보는 소경들이 얼마나 살기가 팍팍했을지 짐작이 간다

다행히 동네 사람들이 자체 공동체를 이루어 상부상조 했던 것 같다

국가가 안 해 주니 자기들끼리 돕는 것이다

그래서 공동체의 내부 규약이나 제재도 심했던 것 같다

 

의병이 실제로 별 도움이 안 됐는 점은 상당히 의외다

하긴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도 조선은 문인의 나라고 양반들은 아마 의병 모집하면서 처음으로 칼을 잡아 봤을 것이다

백성들 역시 군사 훈련이 전혀 안 된 상태니, 민병대라고 하지만 총도 없는 상황에서 퍽이나 고생스러웠을 것 같다

의병이 상징적인 의미만 크고 실전에서 전투력은 떨어졌기 때문에 선조 역시 그들을 전후에 제압할 수 있었으리라

조선이 임진왜란을 겪고도 무너지지 않은 걸 보면 상당히 통치체제가 튼튼했던 걸 알 수 있다

 

효가 조선의 권력 이데올로기였음을 다시 확인했다

단순한 명분론이 아니라, 부모에 대한 복종이 생사여탈에 관여될 정도로 중요하게 치부됐으니 도덕 따위의 관념론을 들이대지 않아도 누구나 당연히 법을 지키듯 효를 실천했던 것 같다

정조는 살인 사건을 다루면서, 예교와 법치의 적용을 놓고 고민하다가 예교의 손을 들어 준다

지금 생각하면 어처구니 없는 것 같지만 확실히 조선은 현대의 법치국가와는 개념이 많이 다른 것 같다

 

역시 내가 가장 사랑하는 인물은 혜경궁 홍씨다

당시 격변하는 정치적 상황도 제대로 꿰뚫고 친정을 옹호하는 글을 임금에게 바칠 정도로 정치에도 해박했던 것 같다

81세에 죽었으니 천수를 다 누린 셈이다

사도세자가 죽지 않고 임금이 됐다면, 혹은 정조가 큰아버지의 양자가 되지 않고 그대로 사도세자의 아들로 남아 있었다면 그녀는 대비가 되서 비록 친정이 몰락했더라도 왕실에서 최고 어른으로 위엄을 지킬 수 있었을텐데 참 안타깝다

열 살이나 어린 시어머니, 더구나 자신의 남편과 친정을 죽인 정순왕후를 모시고 수렴청정까지 받아야 했으니 그 고초가 얼마나 심했을까!!
정순왕후가 죽은 후 순조의 할머니로 왕실 최고의 어른이긴 하나, 대비가 아니라 혜경궁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처지가 많이 어려웠을 것 같다

붉은 왕세자빈을 다시 읽어봐야겠다

 

허균에 대해 관심이 생긴다

아마 조선시대 최고의 자유인이었을 것 같다

광해군 말년에 사형당한 것이 참 안타깝다

그러나 성향으로 봤을 때 인조반정이 났어도 목숨 부지하기는 힘들었을 것 같다

재밌는 것은, 자유분방한 지식인이긴 하나 역시 허균도 체재 안의 유학자라는 사실이다

홍길동전을 보면 아버지가 죽자 3년상을 치른 후 거사를 도모하는 장면이 나온다

유교적 가치관을 부정한다는 것은 아마 상상도 못할 일이었을 것이다

그러니 정조 때 윤지충이 부모의 신주를 태운 일이 얼마나 엄청난 일이었겠는가?

 

박지원의 허생전을 보면 매점매석에 대해 나오는데, 아마 박지원이 상업에 대해 실제적인 것을 전혀 몰랐기 때문에 막연히 관념적으로 쓴 글이라는 걸 알게 됐다

당시는 이미 청이나 일본과의 무역이 성행했고 국내 상업도 상당히 번성해 거부가 나올 정도였으니 허생 같은 백면서생이 함부로 매점매석을 하려 들면 기존 상인들이 가만이 안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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