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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편지에 담긴 사대부가 부부의 삶 ㅣ 조선의 사대부 3
백두현 지음 / 한국학중앙연구원(한국정신문화연구원) / 2015년 10월
평점 :
160 페이지의 짧은 문고판.
가볍게 읽기 편하지만 내용이 적어서 아쉽다.
잘 알려진 원이 엄마 편지, 김정희언간 외에 딸에게 첩을 둔 남편에 대한 서러움을 토로한 순천김씨언간, 열 세살에 시집와 스물 두 살에 세상을 떠난 아내를 애도한 안민학애도문, 첩에게 편지를 쓴 이동표언간 등이 실려 있다.
옛 글은 요즘 편지와 매우 다른 형식이라 한글인데도 읽기가 쉽지 않아 사실 크게 감동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당시 생활상을 직접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있게 읽었다.
이동표언간을 보면 어머니에게는 하소서체, 아내에게는 하소체, 딸과 첩에게는 해라체를 쓴다.
아내는 동등한 가정의 주체로 보았고 첩은 아랫사람으로 여겼던 듯 하다.
사대부라고 하면 아내에게 집안사를 맡기고 학문만 연마했을 듯 한데 세금 내는 일부터 집수리, 책관리, 노복 관리 등등 수많은 대소사를 일일이 아내와 상의하고 처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자급자족 사회라 손가는 일이 지금보다 훨씬 많았을 것이다.
죽은 남편에게 애절한 편지를 남긴 원이 엄마는 수신자 이응태의 족보에 없는 것으로 보아 재가했을 것으로 생각된다는 점이 특이하다.
저자에 따르면 16세기 후반만 해도 아직은 과부 재가가 금지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현풍곽씨언간에서는 주인공 곽주가 두 번째 결혼을 했는데 전처 소생 아들과 사이가 좋지 않아 두 집 살림을 한 내용이 나와 특이했다.
보통 며느리가 시부모를 공양하면서 지내는 게 일반적 풍경 같은데 단순히 12세 된 전처 아들과 불편하다고 해서 집을 한 채 더 지어 남편이 양가를 오가며 생활했다는 게 의아하다.
사이도 좋아 3남 6녀를 낳았다고 하는데 어떤 이유로 두 집 살림을 했는지, 혹시 첩이 따로 있지는 않았는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