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척, 조선의 사냥꾼 - 호랑이와 외적으로부터 백성을 구한 잊힌 영웅들
이희근 지음 / 따비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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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척, 이른바 조선의 사냥꾼들, 흔히 포수라고 일컫어진 직업군에 대한 이야기.

250 페이지 정도의 짧은 분량이지만 밀도있게 잘 쓰여 있다.
저자의 전작 "우리 안의 그들 역사의 이방인들" 보다 훨씬 재밌고, 앞서 읽은 "유배, 그 무섭고도 특별한 여행" 보다 훨씬 유용했다.
제목을 보고 산적의 한자 표기인 줄 알았다.
산척이란 호랑이 잡는 사냥꾼을 일컫는 단어다.
거란이나 몽골의 유목민들이 떠돌이 생활을 하면서 소 잡는 도축업자나 사냥꾼, 공연하는 재인 등이 됐다고 하는데, 산척도 백정 신분으로 극심한 차별을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따로 기술이 없어 궁금하다.
처음에는 활로 맹수를 잡았을테니 일반 활 보다 훨씬 큰 목궁이나 쇠뇌를 사용했고 임진왜란 이후에는 조총이 보급되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포수로 변신한다.
한반도에 호랑이나 표범 같은 맹수라니, 혹시 곰은 몰라도 쉽게 상상이 되지 않는다.
어렸을 때 비디오를 틀면 호환마마 보다 무서운 불법 비디오 어쩌고 하는 안내문이 나왔다.
마마, 즉 천연두는 종두법이 보급된 이후에야 박멸된 것이고 여전히 끔찍한 질환이니 이해가 되는데, 호환은 정말 낯설었던 기억이 난다.
호랑이는 동물원에 가야 볼 수 있는데 피해가 많았다는 게 실감이 안 났다.

책에 따르면 20세기가 가까운 고종 때에도 도성에서 호랑이에게 물려 죽은 사람이 기 백이 넘었다고 한다.

한반도의 지형이 바뀐 것인가? 호랑이는 어디로 사라졌을까?

보통 일제가 호랑이를 멸종시켰다고 알려졌으나 실은 개항 이후 러시아 등지에서 호랑이 가죽 수요가 많아지자 급속도로 줄기 시작했다고 한다.

경제적 논리로 이미 멸종 위기에 처하고 일제의 호랑이 사냥은 최후의 일격이었다고 한다.

포수들은 부싯돌로 심지를 붙이고 수 초가 지나야 발사되는 구식 화승총을 가지고도 맹수를 사냥할 만큼 담대했던 탓에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이괄의 난, 심지어 병인양요와 신미양요 때도 군사로 동원되어 큰 활약을 했고 그 덕에 일제 시대에는 의병 소탕 등으로 사라진다.

상비군을 유지하기 어려웠던 조선시대에 포수들이 군대의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았다.

특히 병인양요와 신미양요 때 화포와 신식총을 든 서양 군사들을 맞아 죽음을 불사한 항전을 하고, 대원군은 얼토당토 않게 이 전투들을 승리라 생각하고 더욱 쇄국에 몰두하였다고 하니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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