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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 역사 기행 - 한반도에서 시베리아까지, 5천 년 초원 문명을 걷다
강인욱 지음 / 민음사 / 2015년 7월
평점 :
책 디자인, 도판 모두 좋다.
종이질이 두꺼워 넘기는 맛이 있다.
아쉬운 점은 "역사기행"이라는 제목에서 벌써 냄새가 나듯 좀 가벼운 수준의 칼럼 모음이라는 것이다.
뭔가 본격적인 초원의 역사에 대한 전공자의 강의가 펼쳐질 줄 알았는데, 아쉽게도 몇 장 분량의 짧은 칼럼들을 묶은 책이라 전체적인 통일성이 부족하다.
최근에 나온 김호동 교수의 "아틀라스 중앙유라시아"를 기대해 보려고 한다.
처음에는 칼럼 모음인 줄 모르고 읽었는데, 맨 마지막 부분에 자꾸 맥락과 별로 어울리지도 않는 교훈적 문장이 붙어 있길래 이상하다 싶어 저자 후기를 봤더니 역시나 신문에 연재됐던 글들이다.
역사에서 오늘의 교훈을 찾는다는 의의는 좋으나, 임용한처럼 제대로 된 메세지를 짚어 내기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닌 모양이다.
제일 이해가 안 간 부분은 용비어천가에서 주나라와 조선 왕실의 건국 과정을 빗대어 노래한 것이, 세종이 초원 유목민을 기념해서라는 것이다.
주나라라면 유교의 본령인 공자가 늘 돌아가고 싶어한 이상국가가 아닌가.
주나라의 실체가 한족이라기 보다 초원 유목민의 전통을 가진 국가였다고 해도, 성리학자들이 동경해 마지않던 주나라는 절대적으로 중화민족의 근원을 의미했을 것이다.
더군다나 성리학을 근간으로 나라를 세운 조선에서 주나라를 초원국가로 여겼다니, 너무 비약이 심하다.
의문이 든 점
1) 금속등자의 발명이 고구려인가?
저자는 고구려 벽화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했는데 검색해 보면 중국 얘기만 나온다.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실물이 고려 시대 것이라고 해서 고려에서 최초로 발명했다, 이런 논리인지 궁금하다.
2) 신라와 가야에서만 초원 유물이 발견되는 까닭은?
최근에는 북방기원설이 무시되고 고구려를 통해 초원문화를 받아들였다는 자생설이 우세하다고 알고 있는데 저자는 민족의 대이동 수준은 아니겠으나 문화의 기원은 초원으로 본다.
정작 문화를 전해 줬다는 고구려에서는 초원유물이 많지 않다니 왜 유독 신라에서만 발견되는 것일까?
사슴뿔 모양의 금관이 시베리아 샤먼이 쓰던 모자와 유사하다는 주장을 다른 곳에서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는데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