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천주교 - 그 기원과 발전 그들이 본 우리 23
파리 외방전교회 지음, 김승욱 옮김 / 살림 / 201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천주교 자체에 대한 관심보다는 조선 후기에 자생적으로 발생한 천주교가 어떤 과정을 통해 정착했는지 역사적 배경이 궁금해 읽게 됐다.

파리 외방전교회에서 출판된 책으로, 그 전에 리델 주교가 쓴 "나의 서울 감옥 생활 1878"과 비슷한 맥락이다.

그 때 책을 읽을 때만 해도 아직 천주교가 허용되기 전인데 어떻게 프랑스 주교가 감옥에 갇히고서도 고문 한 번 없이 단지 추방되기만 했을까 궁금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궁금증이 풀렸다.

1839년의 기해박해 때만 해도 프랑스인 신부 세 명 등이 잡혀 처형됐고 1866년 병인박해 때는 6천여 명에 달하는 엄청난 순교자가 나왔으나 리델 주교가 잡혔을 때는 흥선대원군이 하야하고 이미 강화도조약 등으로 조선이 개항을 하여 함부로 외국인을 처형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나라와 프랑스 측의 노력으로 리델 주교만 추방돼고 같이 잡혔던 한국 교우들은 옥사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았다.

서양의 천주교는 기득권 세력이라 그런지 마녀사냥 같은 완고하고 끔찍한 이미지만 떠오르는 반면, 한국에서는 극악스러운 개신교에 비해 오히려 청렴한 느낌이 든다.

조선 말에 자생하여 모진 박해를 이겨내고 굳건하게 교회를 세워간 과정이 개신교의 전파와는 매우 다른 덕분이기도 한 듯 하다.

책의 말미에 개신교의 확산을 우려하는 글도 실려 있다.

왜 개신교는 공격적으로 전교가 가능한가에 대한 분석이 흥미롭다.

미국 선교사들은 본국의 재정 지원을 많이 받고, 출판이나 의료, 교육 같은 사업을 통해 중상류층을 공략하며, 무엇보다 가톨릭 교회 같은 전체를 통괄하는 권위있는 조직이 없기 때문에 원칙없이 공격적으로 선교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교회의 수많은 분파를 생각하면 충분히 일리있는 지적이다.

개신교가 미국이라는 거대한 자본주의 사회와 연결되지 않았다면 과연 오늘날 한국에서의 엄청난 위상이 가당키나 했을까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