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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매화시를 읽다
신익철 지음 / 글항아리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한시에 담긴 옛 선비들의 매화 사랑 이야기.
그윽한 느낌의 단아한 책이다
겨우 더듬더듬 한자나 읽는 정도라 한시 감상은 엄두를 못내지만 그냥 느낌 정도로만 이해를 했다.
대중매체가 없었던 때라 자연을 즐기고 감상하는 감각이 고도로 발달했던 것 같다.
한 그루의 매화를 가지고 우주와 인생을 논하다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우리는 서양의 꽃꽂이 같은 전통이 없는 줄 알았는데 18세기에 매화 분재가 매우 성행했다고 한다.
빙등조매라고 해서 얼음 위 불빛에 비친 매화를 노래하고, 윤회매라고 해서 밀랍으로 매화를 만들기도 하고, 화병이나 감실에 놓고 분재를 즐기기도 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매화를 감상하고 시로 남겼다.
연꽃이 불교나 군자의 꽃이고 국화가 도연명 같은 은일자의 꽃이라면 매화는 한겨울에 추위를 이겨내고 봄을 알리는 고고한 기개를 지닌 꽃이다.
파교를 건너 매화를 찾아 나선다는 맹호연의 고사를 그린 <파교심매도>나, 송나라 때 매화를 부인으로 삼고 학은 자식으로 삼아 은거했다는 임포의 고사가 자주 그려진다.
퇴계 이황도 매화를 몹시 사랑하여 임종 직전에 마지막으로 했던 말도 매화에 물을 주라는 말이었고 한다.
여항문인이었던 조희룡도 매화를 너무나 사랑해 감실에 매화 분재를 놓고 감상했고 매화서옥이나 홍매도 같은 훌륭한 작품을 많이 남겼다.
자연을 철학적으로 해석하여 심오한 논의를 펼치는 옛 선비들의 고매한 취향과 정신은 훌륭해 보이나 한편으로는 자연과학적 관점이 부재한 것 같아 과학혁명이 일어난 서구 지식인 사회와 무척 비교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