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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패닉 세계 - 스페인과 라틴 아메리카의 역사와 문화
존 H. 엘리엇 엮음, 김원중 외 옮김 / 새물결 / 2003년 2월
평점 :
품절
합스부르크와 부르봉 왕가를 공부하다 보면 스페인 왕실과 마주치게 된다.
단편적으로 알고 있는 지식들을 정리해 볼 생각으로 오래 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빌리게 됐다.
그 때만 해도 스페인에 대한 지식이 거의 전무할 때라 꽤 어렵게 읽었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상당히 정리가 되는 기분이다.
지루한 왕조 역사만 나열한 게 아니라 스페인 제국에 대한 전반적인 고찰이 돋보인다.
문화, 예술 뿐 아니라 가족제도, 종교, 독재와 근대화, 라틴 아메리카와 미국 내 히스패닉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특히 벨라스케스와 고야라는 매혹적인 화가들을 다로 언급해서 무척 반가웠다.
흑백이 많긴 하지만 도판도 많이 들어 있어 보는 즐거움이 있다.
유럽 내에서도 피레네 산맥을 기점으로 상당히 고립된 세계로 알려진 스페인.
종교 재판소라는 중세적 암흑 같은 기관으로 대표되는 억압과 추방, 독재의 기억들.
지리상의 대발견으로 라틴 아메리카까지 세력이 확대되고 합스부르크 왕가 시절에는 거대한 제국을 형성했는데도 근대화에 실패하여 쇠락하게 됐는지 그 과정이 흥미롭다.
거대한 제국을 유지하기 위해 엄청난 재정이 소모됐고 방어를 위해 종교에 기대어 오히려 철저하게 순혈주의를 고수하여 이교도를 추방하고 국민을 억압하는 아이러니가 생겼는지도 모르겠다.
교회는 제국이 방치했던 복지와 교육을 농촌 지역의 유대와 더불어 담당하고 있었기 때문에 공화정과 자유주의 시대 때 그 세력을 많이 잃어 버렸다고 하지만 여전히 스페인 문화의 중요한 특징으로 남아 있는 것 같다.
근대에는 가부장의 권위를 교회가 강조하긴 했지만 역사적으로 교회법은 가장의 권위에 맞서 젊은이들의 자유로운 결혼을 보장했다는 점도 특이하다.
문학 파트는 워낙 히스패닉 문화에 무지한 탓에 모르는 작가들이 대부분이라 돈 키호테 이후부터는 제대로 못 읽어서 아쉽다.
노벨문학상에 빛나는 라틴 아메리카 작가들의 마술적, 환상 문학은 솔직히 공감을 잘 못 하겠다.
좀 더 교양을 쌓은 후 도전해 보고 싶다.
스페인 세계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훌륭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