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석굴
배재호 지음 / 사회평론아카데미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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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가 너무 좋아 (어쩜 이렇게 딱 어울리는 명료하고 관심을 확 끄는 간결한 제목인지!) 신간 신청을 했다.

박물관대학이라는 국립중앙박물관 프로그램에서 저자가 강연했던 강의록을 중심으로 엮인 책이라고 한다.

박물관 홈페이지에서 본 기억이 난다. 

단순히 학예사 양성 프로그램인가 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좋은 것 같아 듣고 싶어진다.

저자 후기에도 나오지만 제주도 같은 먼 곳에서도 강의 들으러 오는 분도 있다고 한다.

전업 주부나 은퇴자를 대상으로 하는지 평일 오전에 강의가 진행되어 생업 전선에 있는 나같은 직장인은 아직 엄두를 못 내겠지만, 이런 공부를 마음껏 할 수 있는 날이 올 거라 기대해 본다.

(유홍준씨의 일본 답사기를 읽으면서도 거기에 참석하는 사람들이 너무 부러웠다.

나는 왜 이렇게 바쁘기만 한 걸까? 남들은 저렇게 자기 좋아하는 일을 하고 사는데...

내 자신을 위한,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할 수 있는 시간은 가족부양이라는 의무를 다 한 후 노년이 되어서야 가능한 일일까?)


석굴이라고는 석굴암 밖에 본 적이 없어 정확한 개념이 없었는데 책을 읽으면서 약간은 감을 잡을 수 있었다.

여전히 거기에 그려진 벽화라든가 조상 등에 대한 정확한 의미는 모르지만 대충 어떤 것인지 느낌 정도는 알 것 같다.

불교 역시 오랜 동양의 문화라 그런지 기독교처럼 문화적으로 접근하면 참 재밌다.

유홍준씨의 일본 답사기를 읽을 때 한국과는 좀 다른 일본의 불교가 흥미로웠는데 이 책에서 잠깐 소개되는 인도나 중앙 아시아의 불교도 조금 다른 느낌이라 그 차이가 흥미롭다.

인도에서 시작되어 중앙아시아를 통해 중국으로 넘어오면서 한화되는 과정, 특히 유교와 도교를 받아들이는 과정 등이 재밌다.

유명한 막고굴이나 둔황, 운강, 용문석굴이나 아잔타, 바미얀, 키질 같은 서역의 석굴 외에도, 병령사석굴, 보정산 석굴, 남향당석굴, 안서 유림굴 같은 건 처음 알았다.

용문석굴 중 한 곳에 신라상감이라고 쓰여진 곳이 있단다.

다른 책에서도 봤던 기억이 난다.

신라방, 신라원 하듯 당나라 때 신라인이 조성한 곳이리라 추측하는데 명문 네 글자만 있을 뿐 불상이나 다른 유물은 남아 있지 않다.

전에 읽었던 책과는 달리 저자는 이 주인공을 당나라 때 유학했던 승려 중 하나인 의상으로 추측한다.

자료가 너무 부족해 누구인지 알기는 어렵겠으나 신라와 당의 활발한 교류를 보여준다는 의미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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