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인의 독서생활 - 책, 어떻게 읽을 것인가
시미즈 이쿠타로 지음, 김석일 옮김 / 기담문고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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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나온 책이라는데, 세월의 흐름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신선하고 재밌게 읽었다.

확실히 필력 있는 사람들이 쓴 독서론은 깊이가 있다.

요즘 범람하는 자기계발서 같은 독서론과는 차원이 다를 만큼 내공이 있고 무엇보다 재밌다.

헤르만 헤세의 독서론도 읽어 봐야겠다.

 

공감하는 주제가 너무나 많았다.

이데올로기가 투쟁으로 끝나서는 안 되고 먹고 사는 문제까지 파고 들어야 자생력이 생긴다는 점.

즉 부양의 의무가 없이 자유로운 학생들에게만 통하는 사상이 아니라, 가족들을 부양해야 하는 직장인들까지 공감시킬 수 있는 사상이어야만 진정으로 사회를 바꿀 힘이 있다는 말이 인상깊었다.

(이런 면은 어쩐지 그가 보수주의자였을 거라는 느낌을 준다)

젊은이들의 인생 고민은 직업이 결정되면 대부분 사라진다는 점.

인생 문제를 너무 단순화 시키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상당히 현실적인 지적이긴 하다.

책보다는 사색을 많이 하라는 쇼펜하우어의 충고는 우리 같은 평범한 이를 대상으로 한 게 아니라, 진짜 지성인들을 위한 일갈이었으니 여러분은 그냥 열심히 책을 읽는 게 좋다는 말.

몽테뉴의 말을 빌려 먹고 사는데 별 도움을 안 주고 딱히 오락으로서 재미도 없는 책을 읽는 까닭은 더 멋진 인생을 살기 위해서라는 말은 마음에 와 닿았다.

솔직히 내가 책을 읽는 까닭은 멋지게 산다거나 교양인이 되겠다는 원대한 이상이 있어서가 아니라, 호기심 때문이다.

알고자 하는 욕구, 어찌 보면 오락으로서의 독서와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고전보다는 내가 궁금한 분야의 양서를 읽으려고 노력한다.

그래서인지 책을 많이 읽어도 썩 지적이고 사색적인 사람이 되는 것 같지는 않다.


번역도 잘 되어 있고 내용도 현학적이지 않으면서 깊이가 있어 독서론으로서 추천할 만한 책이다.

이미 고인이 되셨다고 하니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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