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빌라이 칸의 일본 원정과 충렬왕 몽골 제국과 고려 1
이승한 지음 / 푸른역사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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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에 읽었던 책인데 원나라에 대한 책을 읽다가 문득 쿠빌라이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 재독하게 됐다.

알라딘을 찾아 보니 품절로 떠서 아쉽다.
좋은 책인데 베스트셀러가 아니면 몇 년만 지나면 금새 자취를 감추는 것 같아 이럴 때는 참 아쉽고 도서관이라는 기관이 무척 고맙다.
(나는 도서관에서 책 빌릴 때 세금 내는 보람을 느낀다)

쿠빌라이가 군사적으로나 명분론에서 우세했던 동생 아릭 부케를 어떻게 압도했는지는 김호동 교수의 저서 <몽골 제국과 고려>의 주장대로 차가타이 칸국과 일 칸국의 독자성을 인정한 외교전의 승리로 본다.

또 원종이 입조하러 중국에 갔을 때 아릭 부케가 아닌 쿠빌라이를 선택한 것도 특별히 전략적이었다기 보다 당시 정황상 우연히 결정된 것으로 본다.

이때 쿠빌라이가 스스로 귀부했다고 하여 그 후 고려를 독립국으로 유지시켰던 것이 아니라, 세조의 정책 자체가 각국의 독립을 인정하는 추세였음도 지적한다.

오히려 고려는 임연 등의 폐립 사건으로 고려 정부가 원과의 혼인관계를 원하는 바람에 부마국으로서 위상이 높아지기는 하지만 일종의 내지처럼 속국화 되는 복잡한 관계를 맺게 된다.

충렬왕은 쿠빌라이의 사위가 되어 본국에서 확실하게 정국을 장악하지만 일본 원정과 같은 원의 요구사항에 더 예속될 수밖에 없었고 그 후의 왕들도 원의 위상이 있을 때만 고려왕으로서 정체성이 유지되는 종속성을 갖게 된다.

냉정한 평가이지만 저자가 당시 고려의 예속적 상황을 정확히 지적했다고 본다.


쿠빌라이는 남송 정벌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왜 무리해서 일본 원정까지 시도했을까?

저자는 1차 원정을 확대해 나가려는 제국의 속성으로 본다.

남송이 일본과 연결되는 것을 경계하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제국의 위신이 걸려 있기 때문에 원에 입조하지 않으려는 일본을 응징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쿠빌라이는 외교적 노력을 최대한 기울였으나 계속 일본이 거부했기 때문에 일종의 무력시위로서 4만의 원정군을 편성해 일본으로 보낸다.

남송 정벌이 끝나지 않았을 때라 원정 준비는 전적으로 고려에 떨어진다.

알려진대로 1차 원정은 태풍이 불어 실패하고, 2차 원정은 항복한 10만의 남송 군대로 이루어진 강남군을 주축으로 시도됐으나 역시 태풍이 불어 또 실패한다.

저자는 원정군 자체가 몽골의 최정예 부대가 아니었고 쓸모없는 남송 군대였기 때문에 태풍이 아니었다 할지라도 성공 가능성이 낮았다고 본다.

즉 쿠빌라이는 남송 정벌 때처럼 제국의 운명을 걸고 덤빈 것이 아니라, 항복한 남송 군대의 사회적 고립의 의미로 원정군을 편성했다고 본다.

원정에 성공하면 좋고, 안 되면 마는 것이라는 식으로 말이다.

이들 군대는 태풍이 불어 지휘관이 배를 타고 도망가는 바람에 섬에 고립되어 일본군에게 학살당한다.

10만 군대를 남겨 두고 도망쳐 버린 것 자체가 원정군에 대한 대접이 얼마나 형편없었는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다.


가마쿠라 바쿠후는 두 번의 원정을 성공적으로 막아 내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인력과 물자를 징발하는 바람에, 방어에 성공하고서도 결국 반란으로 망하게 된다.

고려의 무인정권도 왕이 원에 입조한 후 망한 걸 보면 왜 강력하게 외세에 저항했는지 이해가 된다.

일본은 원의 침략을 두 번이나 막아냈기 때문에 비록 가마쿠라 바쿠후는 멸망했으나 뒤를 이어 무로마치 바쿠후가 세워진다.


쿠빌라이와 고려의 관계, 또 일본 원정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잘 그려낸 책이다.

동어반복이 많아 분량이 좀 늘어나긴 했지만 쉬운 언어로 잘 쓰여 있어 읽기 편하다.

다음 세대를 그린 <혼혈왕 충선왕>도 이어서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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