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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서울 감옥 생활 1878 - 프랑스 선교사 리델의 19세기 조선 체험기 ㅣ 그들이 본 우리 6
펠릭스 클레르 리델 지음, 유소연 옮김 / 살림 / 2008년 12월
평점 :
기대만큼 재밌지는 않았다.
병인박해라는 끔찍한 살육 열풍이 한 차례 지나가고, 병인양요와 신미양요, 개항까지 이루어진 시기라 그런지 책의 주인공 리델 신부는 천주교인들과 체포되었으나 5개월 후 석방되어 중국으로 추방되었다.
한 개인의 눈으로 본 지엽적인 이야기라는 한계 때문에 거시사적인 관점이 아쉽다.
다만 이 먼 극동의 나라까지 선교의 열망을 가지고 목숨을 걸고 찾아온 신부의 신앙심이 놀랍다.
불신지옥을 외치면서 거리를 다니는 사람들과 순교를 각오한 이런 역사적 인물들의 차이는 무엇일까.
종교의 열정은 인간을 고귀하게 하는가, 맹목적으로 만들어 삶을 파괴시키는가.
책에 묘사된 조선 감옥이라는 시대상과는 별개로, 극동의 감옥에 갇혀서도 평온한 마음을 잃지 않고 기도하는 리델 신부의 모습에서 종교란 인간에게 어떤 존재인가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됐다.
병인박해 때 도망쳐 텐진에 있던 프랑스 로즈 제독을 불러온 것이 바로 리델 신부이고 보면, 이 사람이 병인양요를 유발한 셈이긴 하다.
특정한 사상을 믿는다고 죽이는 사회, 또 그것을 반드시 믿어야겠다고 고문 끝에 죽어가는 이들 둘 다 정상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과연 종교는 끔찍한 고문 끝에 살해될 만큼 고귀한 사상이고 가치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