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족의 은밀한 사생활 - 탐미의 시대 유행의 발견, 개정증보판
이지은 지음 / 지안 / 2012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만 보고는 별 매력을 못 느꼈는데 (그저 그런 가십성 책인 줄 알았다) 도서관에서 우연히 펼쳐 보니 도판이 훌륭해 급관심이 생겨 읽게 됐다.

저자는 오브제 아트 감정사라는 일종의 고가구 전문가인 듯 하다.

앤틱 가구가 경매 시장에서 활발하게 거래되기 때문에 이런 전문가들도 나오는 모양이다.

본인의 전문 분야를 애정어린 눈으로 매우 성실하게 잘 쓴 책이다.

막연히 설명만 했으면 가구를 실제 보지 않아 상상하기 어려웠을텐데 해당 사진들을 전부 실어준 덕분에 앤틱 가구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었다.

얼마 전에 봤던 <유혹하는 유럽 도자기>와 비슷한 맥락의 책 같다.

그 때도 박물관에서나 보는 도자기가 아니라, 실생활에서 거래되는 유럽 도자기의 화려함과 생명력에 놀랐는데 고가구 역시 마치 예술품처럼 수집가들의 거래 대상이 된다는 게 신기하다.

저자가 지적한 바대로 가구라고 하면 당연히 실용성이 앞서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고 보니, 가구 역시 하나의 예술품으로써 감상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프랑스의 절대왕정 문화가 화려하게 꽃피었던 18세기 로코코 시대 귀족들의 사치가 프랑스 대혁명을 일으켰다고 배웠던 까닭에 사치품이라고 하면 예술로 생각되기 보다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했는데 문화란 부유함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걸 새삼 느낀다.

청나라의 오채 자기를 보면서 조선의 백자와는 전혀 다른 눈이 부실 정도의 화려함에 놀랬던 것처럼, 조선 시대 사랑방의 목가구와는 확연하게 비교되는 유럽의 가구들의 기저에는 산업화라는 사회적 배경이 깔려 있는 것 같다.

오랜 도제 생활을 거쳐 장인이 된 이들의 가구들은 하나의 예술품으로 감상해도 충분해 보인다.

화가들이 장인에서 예술자로 승격한 것에 비해 가구장들은 여전히 기술자에 머문 느낌도 있다.

 

로코코 문화는 절대왕정과 합쳐져 있기 때문에 프랑스 왕실 역사가 함께 기술되어 무척 재밌게 읽었다.

루이 14세나 루이 15세의 인간적인 매력을 엿볼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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