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월함이란 무엇인가 - 누구나 탁월함에 이르게 하는 조건과 도구들
이재영 지음 / 원앤원북스 / 2011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거창한 제목에 비하면 내용은 그저 그렇다.

공과대학 교수가 쓴 책이라고 해서 신뢰감을 갖고 고른 책인데 역시 자기계발서의 한계가 보인다.

동어반복, (연구 데이터가 아닌) 온갖 개인적인 사례들, 당위적 구호들...

작년에 하와이 여행 가면서 폼나게 고전 들고 갔다가 제대로 못 읽었던 탓에 이번에는 좀 가볍고 산뜻한 책을 가져가리라 생각한건데 썩 성공적이는 못했다.

 

실제적인 조언들만 정리를 해 보면,

1) 언제 어디서든 노트 작성하기

이 부분은 나도 많이 느끼고 있다.

늘 바쁘기 때문에 (거창한 일을 해서가 아니라 엄마와 직장인이라는 두 가지 역할 때문에) 하루만 지나도 기억이 가물가물해 제대로 정리를 못하고 있다.

가계부를 써 보겠다고 신년이면 굳은 결심을 하건만 며칠만 지나도 영수증이 뒤죽박죽 되어 포기하고 만다.

노트 한 권에 날짜를 쓰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각날 때마다 기록하라, 특히 컴퓨터로 출력한 내용까지 붙이라는 조언이 신선했다.

 

2) 작업일기 쓰기

제일 실제적인 조언이 바로 이거였다.

작업일기는 나에게는 새로운 개념이다.

최근 자격시험을 치룬 후에는 정말 시험보거나 공부한다는 게 지긋지긋해 내 자신의 커리어를 위한 노력은 그다지 신경을 안 썼다.

역사에 관심이 많은 나에게 신랑이 그 쪽으로 공부를 더 해 보면 어떠냐는 말을 했지만 뭔가 성과물을 내려면 압박감을 느껴야 하고 그러면 그 때부터는 즐거운 일이 아니라 지겹고 고통스러운 게 되기 때문에 절대 싫다고 했다.

지금처럼 생각나는대로 마음 가는대로 좋아하는 분야를 혼자 책 읽으면서 배워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작업일기는 스스로의 성취를 격려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한다.

괜찮은 아이디어 같다.

내가 거창한 논문을 쓰거나 학문적인 발전을 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내 일에 대해 나 자신이 조금씩 발전하는 모습과 새로운 지식 등을 정리해 보는 것도 참 좋은 일일 것 같다.

 

3) 편지 형식의 일기 쓰기

전에는 일기 쓰기를 좋아했는데 어느 순간 잘 안 쓰게 됐던 이유는, 나중에 읽어 보면 신세한탄인 느낌이 들어서다.

그런데 저자 말대로 특정인을 상대로 편지 형식으로 일기를 쓴다면 나 자신의 정리된 생각을 글로 표현할 수 있는 장점이 될 것 같다.

 

4) 작업 공간의 중요성

이거야말로 너무너무 필요하다.

방해받지 않고 내 일을 할 수 있는 공간.

아파트에 살면서 자신만의 서재를 갖는다는 건, 더군다나 남편이 아닌 아내가 혼자만의 방을 갖는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더불어 하고 싶은 말, 남자가 아닌 여자가 쓴 자기계발서를 읽어 보고 싶다.

육아와 커리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가.

남자들이 쓴 자기계발서는 가정일에 대한 고려가 거의 나와있지 않다.

특히 퇴근 후 세 시간이나 주말을 전문성 기르는데 쓰라는 책 등을 보면, 미혼만 보라는 책인가 싶을 정도로 비현실적으로 들린다.

아마도 남자들이 가장이고 집에서 육아와 가사를 책임져 주는 아내가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그 부분은 배제됐으리라.

한국적인 상황인지, 서양에서도 마찬가지인지 궁금하다.

 

그 외에도 익숙한 언어로 새로운 개념 이해하기, 프로의식 갖기, 잡담 시간 줄이기, 끈기의 중요성, 백수라도 규칙성을 갖기 위해 출근할 곳이 있어야 한다, 여행은 새롭고 강력한 경험이다, 특정한 의식을 갖추어 휴식을 즐겨라 등이 주요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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