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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차의 세계사, 그림으로 읽다
이소부치 다케시 지음, 강승희 옮김 / 글항아리 / 2010년 7월
평점 :
도판이 아름다운 책.
차와 관련된 명화들이 많이 실려 있다.
책 크기도 아담하고 내용도 읽기 편하게 편집됐다.
<그림으로 읽다>는 제목에 어울리는 책.
중국의 차 역사에 대해 읽다가 관심이 확장되어 영국에서 주로 마시는 홍차에 관해서 읽게 됐는데 철학적 배경이 짙게 깔린 중국 차 이야기와는 좀 다른 분위기, 기호품으로서의 매력에 집중하는 느낌이다.
원래 갓 딴 차, 즉 녹차를 선호했지만 수출하는 과정에서 발효되어 맛과 향이 강한 홍차가 탄생하고 오히려 그 강한 맛을 영국인이 선호해 오늘날 홍차가 유행하게 됐다는 건 좀 아이러니 하다.
흑차로 알려진 보이차 역시 차마고도를 따라 비를 맞으며 오랜 시간 말의 등에 실려 티벳으로 들어가면서 산화발효 후에도 곰팡이균에 의한 2차 발효까지 이루어져 탄생했다고 하니 역사는 확실히 우연이 많이 작용하는 듯.
양자강 남쪽에서 거주하던 타이족들이 한족에 밀려 운남성을 넘어 미얀마, 인도, 태국 등으로 내려가면서 여러 소수민족으로 분화되고 그들이 가지고 간 차가 전파되어 인도의 아쌈 지역 등에서도 차를 마시는 습속이 있다고 한다.
이 차는 떫은 맛이 적어 마치 나물처럼 식용으로 쓰인다.
야생에서 재배되던 거대한 차나무가 인간의 손을 거쳐 오늘날의 작은 차나무로 바뀐 것이다.
인도나 스리랑카, 심지어 케냐 같은 아프리카 지역에서도 차를 수출하게 된 배경에는 영국의 식민 농업 정책이 있었는데 크게 봐서는 비난해야 할 식민주의 과정이지만, 차나무를 옮겨 심기까지 개개인의 노력들은 참으로 눈물겹고 놀랍다.
인간의 노력 없이 저절로 풍요로워지지 않음을 느꼈다고 할까?
티백이나 아이스티, 레몬티의 발명 등도 재밌었다.
유명 홍차 상표인 립턴이나 포트넘&메이슨, 트와이닝스 등의 기원에 대한 서술도 흥미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