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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신한첩 - 조선 왕실의 한글 편지
국립청주박물관 편집부 엮음 / 국립청주박물관 / 2011년 7월
평점 :
품절
<순원왕후의 한글편지>를 읽은 김에, 효종과 인선왕후가 셋째딸인 숙명공주에게 보낸 편지글도 같이 읽었다.
박물관에서 펴낸 일종의 도록이라 편지 자체가 실려 있어 궁체의 아름다움을 실감할 수 있었다.
흘림체로 단아하고 써 나간 왕비의 글씨가 무척 아름답다.
중세 국어의 어미 변화 같은 어려운 부분은 제대로 이해를 못해 넘어갔고 편지를 쓸 당시의 왕실 구성원들에 대한 부분만 흥미롭게 읽었다.
딸이 여섯이나 있었던 인선왕후는 시집간 공주들에게 자상한 안부 편지를 자주 보냈던 모양이다.
아버지 효종 역시 다정다감한 성격이었는지 편지와 함께 귤 같은 귀한 진상품들을 보내줬다.
어떤 편지에서는 귤이 열 개 밖에 안 되지만 보내는 이의 정성을 생각해 먹으라는 말이 있어, 권력을 한 손에 쥔 임금도 부정을 가진 같은 인간이구나 싶다.
며느리 인선왕후 보다 여섯 살이나 어렸던 인조의 계비 장렬왕후는 손녀인 공주들과 꽤 친하게 지냈는지 숙명공주의 집에도 자주 머물렀고 편지도 많이 보내 할머니로서의 정을 나타냈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어머니 인선왕후는 해라체를 쓴 반면, 할머니 장렬왕후는 하게체를 썼다.
아무리 손녀라고는 해도 친손녀가 아니고 나이차가 많지 않아 예의를 차렸던 모양이다.
자식도 없어 외로웠을 것 같은데 편지글로 보면 효종과 인선왕후가 극진히 모셨던 것 같고 손녀들과도 정을 나누는 모습이 느껴져 좋아 보인다.
현종은 겨우 한 살 많은 누나 숙명공주에게 편지를 보낼 때 하소서의 매우 높임체를 써 당시 왕가의 서열이 매우 엄격했음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