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행복하지 않은 이유 - 부자들은 답을 알고 있다
요하임 바이만 외 지음, 강희진 옮김 / 미래의창 / 2013년 7월
평점 :
품절


특별히 행복하지 않은 이유가 따로 있을까 싶어 봤더니 역시나 별 건 없었다.
우리나라에서 나온 행복론이나 자기계발서들은 학자든 아니든 자기 경험담과 인생관을 풀어 낸 지극히 사적인 수필류가 많은 반면 (요즘 한창 뜨고 있는 김정운 교수의 책도 읽고 정말 실망했다) 외국에서 출판된 행복론 책들은 교수들이 여러 실험과 논문을 통해 결론을 도출한, 학술적인 기반의 책들이다.
그런 책만 번역해서 그런지 모르겠으나 사회과학 교수들이 대중을 위한 교양 도서들을 꽤 많이 펴내는 느낌이다.

그래서 더 신뢰가 간다.

 

이 책의 결론은 일정 수준에 이르기까지는 행복이 소득에 비례한다는 것이다.

너무 뻔히 알고 있는 사실이라 뭔가 특별한 결론을 기대한 독자에게는 약간 맥이 빠진다.

저자들은 아마도, 가난한 나라 사람들이 오히려 행복하다는 행복조사도 같은 방법의 맹점을 지적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조사에 따르면 미국 기준, 연 소득 75000달러 이하까지는 소득과 행복이 정비례 한다고 한다.

기본적인 의식주가 해결되고 여윳돈이 생기면 그 때부터는 반드시 소득과 행복이 정비례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비례 곡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도 아니고 대체적으로는 정비례를 유지한다고 한다.

그러니 돈이 많을수록 행복하다는 말은 어느 정도 사실인 셈.

그렇다면 왜 부자들이 반드시 행복하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그것은 사람이 적응의 동물이다 보니 상황이 나빠지든 좋아지든 곧 그것에 적응해 버리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행복하다는 느낌을 받으려면 이미 기준점이 높아져 더 높은 소득을 바라게 된다.

그래서 어떤 학자들은 국민들이 워커 홀릭이 되지 않도록 근로소득세를 높게 잡아 높은 소득을 위해 개인의 시간을 허비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한다.

근면성실이 최고의 미덕이라고 생각하는 우리나라 상황에서는 약간 의아한 주장 같기도 하다.

 

소득과 더불어 행복감을 증진시키는 중요한 요인이 바로 사회적 지위.

어떤 면에서는 사회적 지위가 훨씬 더 인간을 행복하게 만들기도 한다.

왜냐면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끊임없는 비교를 통해 자신의 위치를 가늠하고 주변 동료보다 더 낫다고 생각할 때 행복감을 느낀다고 한다.

이 점이 참 슬픈 사실인 게, 상대적 박탈감은 최상위 계층이 아니면 도무지 해결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한 해결책은 저자들이 제시한 바가 없고, 다만 비교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니고 비교를 통해 자신의 생황을 개선하고 진보할 수 있다는 것으로 위안을 준다.

우리 사회도 과거에 비하면 엄청나게 소득이 높아지고 먹고 살기 편해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런데도 행복도는 그다지 올라가지 않은 것 같다.

상대적 빈곤감 때문에 그럴 것이다.

인간이 비교하는 동물이니 이 문제는 해결할 수 없는 딜레마 같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 아프다는 속담은 이런 인간의 본능을 뜻하는 말인 셈.

 

뭔가 인생의 지침 같은 걸 얻고 싶었는데 남보다 더 열심히 일해서 돈을 많이 벌어야 행복하게 된다는, 매우 당연하고 우울한 결론이라 힘이 좀 빠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