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역사 - 삼국편
임용한 지음 / 혜안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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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도에 나온 책이니 벌써 12년이나 됐다.
오랜만에 재독하는데 역시 재밌다.
신라의 삼국통일(이 용어도 이제 좀 진부해 보이긴 하지만)을 긍정적으로 본다는 점에서 역시 임용한씨구나 싶다.

한 가지 특이했던 점은, <화랑세기>를 인용했다는 것이다.
위작 논란에 휩싸인 책이라 정통 사학자들은 이종욱씨 같은 일부 학자를 제외하면 없을 줄 알았는데 꼭 그렇지도 않은 모양.
새삼 <화랑세기>에 대한 관심이 생겼고 이종욱씨 책을 한 권 구입해서 참조해야 할 것 같다.

개로왕이 전사한 아차산 전투나 고구려의 수당전쟁, 그리고 후삼국 통일 과정까지 흥미로운, 그러나 반복해서 읽으니 약간은 지루한 (사료의 한계라고 생각한다) 전쟁사가 나온다.
이 책의 장점이기도 한, 군대의 편제나 무기, 성의 구조 등에 대한 이야기도 재밌게 읽었다.
저자는 한국인의 입장에서만 보지 않고 역사적 사건의 전반을 아우르는 시각을 보여줘 책 읽기가 참 편하다.
대부분의 대중 역사학자들은 (이덕일씨나 김용만씨 등을 비롯해) 매우 민족주의적인 시각에서 사료를 해석하기 때문에 억지스런 논리 전개가 많은데 임용한씨 책은 그런 비약이 없어 참 좋다.

연개소문의 정변에 대해서도 비정상적인 권력 획득 과정에서 국가 체제가 무너졌기 때문에 결국은 고구려 멸망으로 이어졌다는 의견을 분명히 한다.
수당이 왜 고구려 원정에 목맸는지에 대한 해석도 마음에 든다.
5호 16국 시대를 거치면서 북방 유목민족의 발호에 매우 민간해진 상태였고 사대외교를 거부하는 고구려가 통일을 이룩한 중원 왕조로서는 매우 불안했을 것이다.

따지고 보면 조선의 사대 외교도 다 이유가 있는, 매우 현실적인 선택이었던 셈이다.

요즘에 보니 임용한씨가 꽤 많은 저서를 낸 것 같아 다른 책들도 새롭게 읽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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