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으로 가는 긴 여정 박한제 교수의 중국역사기행 3
박한제 지음 / 사계절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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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월쯤에 읽었던 것 같은데 재독하니 역시 새롭다.
위진남북조 시대와 흉노 등 유목민에 관한 책을 몇 권 읽고 보니 배경 지식이 생겨서 그런지 이해가 빨라서 좋다.
기행문과 시대사를 엮은 책이라 본격 역사책처럼 지루하지도 않고 한 챕터에 하나의 주제를 담아 가독성이 높은 게 장점.
학자이면서도 비교적 글을 잘 쓰시는 것 같다.
얼마 전에 저자의 교수직 은퇴 기사를 읽은 것 같아 괜히 감회가 새로웠다.

역사 기행의 마지막 권인 이 책은, 북위부터 수당 시대까지를 다뤘다.
레이 황의 저서에서도 읽은 바대로, 위진남북조 시대는 통일 왕조가 없었던 혼란기라기 보다는, 중국이 유목민과 한족의 융합을 통해 민족적, 지리적으로 팽창해 가는 중요한 시기였고, 저자의 표현대로 수당이라는 거대한 제국을 맞이하기 위한 중간 단계의 시대였기도 하다.
남미나 북미 같은 신생국들을 여러 민족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다민족 국가로 보는데, 중국 역시 수천 년 전에 통일을 이루었다고 하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긴 세월 동안 많은 민족들이 하나의 중국인으로 변모해 가는 지난한 과정을 거쳤음이 틀림없다.
따지고 보면 한반도의 50여 배에 이르는 거대한 영토가 단일 제국으로 정체성을 갖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또 무수한 사건들이 있었겠는가.

그래서 중국사는 읽을 때마다 너무나 흥미진진하고 재밌다.

 

저자 덕분에 통만성에 하나라를 세운 혁련발발이라는 흉노족도 알았고 뮬란의 주인공인 목란이 유연과 싸우던 효문제 시대의 둔전병이었다는 것도 알고, 균전제와 삼장제로 북위를 굳건하게 세운 이가 문명태후인데 그녀가 북연 출신으로 당나라의 측천무후와 매우 비슷한 캐릭터라는 것도 알게 됐다.
역사를 공부할 때 알게 되는 소소한 즐거움이 참 크다.
답사를 통해 역사적 사실과 매칭시키는 것도 역사학도의 큰 즐거움일 것이다.

좋아하는 또 한 분의 학자, 임용한씨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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