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인을 위한 중앙아시아사
마노 에이지 외 지음, 현승수 옮김 / 책과함께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1) 읽었던 책인데 다시 보니 아주 새롭다.
대체 일독할 때는 뭘 읽었던 건지 모르겠다.
재독의 가치를 새삼 깨닫게 만든 책.
일본 방송 강의용 교재였다고 한다.
중앙아시아 연구에 대한 일본인의 저력을 새삼 느낌.
오타니 탐험대가 괜히 만들어진 게 아닌 모양.

 

2) 책의 장점은, 익히 알려진 흉노나 몽골 등의 유목민에 국한되지 않고 서문에 밝힌 바대로 실크로트라는 교역사를 벗어나 중앙아시아 자체의 지역사에 집중한 점, 그리고 현지어로 된 사료 중심으로 서술한 점, 또 과거 역사에 그치지 않고 러시아와 청 지배 이후 소련연방 탈퇴까지 현대 역사와 문화도 망라한 점이다.
대신 단점으로는 많은 분량을 압축하다 보니 깊이 있게 들어가지는 못했다.
그렇지만 역사를 넘어서 사회와 문화, 또 현대사까지 훑어 준 점은 전체를 개략하는데 도움이 됐다.

 

3) 오아시스를 중심으로 농업과 상업이 성행했고 그 주변을 성곽으로 둘러싸면서 성곽도시가 일종의 도시국가처럼 여겨졌고 초원 유목민 군사력의 지배를 받으면서 공생했다고 본다.
유목국가란 단지 유목민의 군대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님을 확인했다.
대표적인 오아시스 국가가 익히 알려진 소그드인들이다.
또 이들이 사라진 것은 원래 민족이라는 개념이 근세에 만들어진 만큼, 한반도처럼 단일 민족이 오랜 시간 거주한 것이 아니고, 지배 계층이 소멸되면 나머지 민중들은 새롭게 등장한 지배 세력에 흡수되어 다른 이름으로 불리었다고 본다.
즉 소그드 상인이 9세기 이후에는 위구르 상인으로 바뀐 것처럼 말이다.
몽골 고원에서 선비족에게 쫓겨난 북흉노가 서진하여 볼가강 유역의 핀족 등과 합해져 훈족이 된 것도 비슷한 예다.

 

4) 왜 유목국가는 과거의 영광을 잃어버렸는가?
17세기 이후 선박을 통한 장거리 해양교역이 주를 이루고 화포를 다룰 수 있는 보병 중심으로 군사개혁이 이루어지면서 기마군단의 장점이 사라지고 더불어 중앙아시아의 내륙 교역도 황폐화 된 점을 지적한다.
말을 중심으로 한 군사 집단이 더이상 전쟁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고, 실크로드를 오가던 수많은 교역품도 서구를 중심으로 한 해상 무역으로 바뀌었으니 시대 변화에 따른 체질 개선에 실패했던 것.
결국 19세기에 러시아와 청의 침략을 받고 독립성을 잃고 만다.
소련연방이 세워진 후 통치의 편의를 위해 민족이라는 이름을 부여했는데 이 때부터 생긴 인위적인 분류이니 과거 역사를 민족 중심으로 해석하면 이해가 어려웠던 것이다.
그나마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5개국으로 독립을 이뤘으나 청에 정복된 동투르키스탄은 신강 위구르 자치구로 여전히 중국에 예속되어 있으니 안타까운 일.
아무리 선진국이 된다 해도 2등 민족으로 치부되고 차별받는다면 가난한 독립국을 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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