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쓴 베트남의 역사 이산의 책 21
유인선 지음 / 이산 / 2002년 3월
평점 :
절판


도서관에서 분실된 책이라 못 읽고 있던 차에 상호대차 서비스를 이용해 읽게 됐다.
먼저 읽은 <베트남의 역사>도 재밌었는데 이 책이 좀 더 일목요연하게 잘 되어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중국 역사서에 등장하는 인물들 이름과 지명을 죄다 현재 중국어 발음으로 바꿔 놓는 바람에 빨리 읽기가 좀 어려웠다.
제갈량을 주궈량이라고 하니 한 번에 확 와 닿지가 않는 식으로 말이다.
보통 신해혁명 전의 인물은 한자어대로 표기하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이처럼 중국식 발음으로 표기하니 확실히 중국도 같은 문화권이다라기 보다는 외국이구나 싶은 느낌.
베트남 인물들도 낯선 발음 때문에 일본 역사를 처음 읽을 때처럼 눈에 확 들어오지 않아 처음에는 진도가 잘 안나갔다.

그래서 15세기 이후 레 왕조의 근세사부터 현대까지를 먼저 읽었더니 배경지식이 있어서인지 훨씬 쉽게 읽혔다.
아쉬운대로 베트남의 역사에 대한 대략적인 그림은 그려진다.

 

베트남은 무려 1000년 동안이나 중국의 지배를 받았으면서도 10세기 이후부터는 독립을 유지할 뿐더러 독자적인 연호와 황제를 칭했고 라오스나 캄보디아 등 주변 국가에 대한 사대의식도 갖고 있었다.
또 프랑스 식민지 시절을 겪었으나 세계 최강이던 프랑스와 미국을 물리치고 통일을 이룩한 저력의 나라라 할 수 있겠다.
물론 냉전시대라는 상황을 잘 이용해 소련과 중국으로부터 무기 지원을 받은 것도 있겠지만 말이다.
그러고 보면 미국의 강력한 원조를 받은 남베트남의 응오 딘 지엠이 부정부패로 나라를 말아먹고 결국은 미국마저 손을 떼고 북베트남에 넘어간 것에 비해 남한은 북한의 침략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국가를 존속시켜 오늘날의 놀라운 경제발전을 이룩했으니, 이승만 정권의 독재는 비난받아 마땅하겠지만 6.25 이후의 국가 건설 측면에서는 어느 정도 평가받을 만 한 게 아닌가 싶기도 했다.
고려 시대만 해도 황제를 칭하고 중국에 사대하긴 했지만 상당히 자주적이고 독립국가를 표방했지만, 조선으로 넘어오면서 중화주의에 완전히 함몰되어 명이 멸망 후에도 숭명배청 의식으로 병자호란을 불러 오고 여전히 청 몰래 대궐 후원에서 만력제와 숭정제의 제사를 지냈던 것은, 베트남이나 일본의 자주의식과 많이 비교되는 부분이다.
지나치게 성리학을 내제화 시킨 까닭일까?
베트남이 유교 문화권이라지만 북위 18도 아래선으로는 인도의 영향을 많이 받은, 북방과는 상당히 구별되는 남방 문화가 존재한다는 점에서도 매우 다채로운 국가 같다.
진시황 이후로 한 문제의 베트남 정벌이 있었고 송나라 이후부터는 조공 형식이긴 했으나 명의 영락제와 청의 건륭제 등이 끊임없이 베트남을 공격하여 자국화 시키려 했던 것은, 삼국 통일 후 신라가 당을 몰아낸 후 조선에 이르기까지 중국의 외침을 받지 않은 것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베트남과 한반도의 지리적 차이도 있을 것 같고 중화주의를 얼마나 받아들였는지 차이도 있을 것 같다.
끊임없이 중국으로부터 침략당하고 그 때문에 오래 존속된 왕조가 없다는 점을 보면 고려나 조선이 500 년의 역사를 안정적으로 이어간 것은 어느 정도는 사대외교의 성과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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