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수정
홍상수 감독, 이은주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1년 3월
평점 :
품절


오, 수정!!

기대하고 본 영화였는데 어렵다

그리고 별루 재미없다ㅋㅋ

평판이 좋아서 기대를 했는데 "질투는 나의 힘"과 비슷한 느낌

작가주의 영화를 이해한다는 건 평범한 관객에게는 어려운 일인듯...

리얼한 섹스 장면, 환상을 모두 배제하고 현실에서 보여주는 추잡한 섹스 장면 그대로를 가감없이 드러내는 시선이 내게는 너무 불편했다

차라리 "결혼은 미친 짓이다"에서 처럼 남자, 여자 모두 자연스럽게 섹스하는 게 보기 편하다

섹스에 대해 전혀 즐거워 하지 않는 아무 것도 모르는 여자를 (그런 척만 하는 걸수도 있지만) 어르고 달래서 조금만 참으라고, 아프지 않게 하겠다고 구슬리는 남자의 모양새가 영 껄끄러웠다

능숙하게 해 치우는 게 훨씬 더 보기 편하다

사랑할 때 반드시 섹스가 필요한 걸까?

문성근은 정말 연기를 잘 한다

특히 위악적인 소시민 역에 딱이다

자연스런 연기에 있어서는 가히 최고라 할 만 하다

감독이 의도하는 바를 도무지 모르겠다

처음 만나서 사랑하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남자와 여자의 시점에서 바라본 것까지는 알겠는데 두 사람의 진짜 마음이 뭔지는 잘 모르겠다

이은주는 남자와 동거하는 것처럼 보이고, 문성근과 섹스 이야기를 서스럼 없이 한다

그런데 정보석과 섹스할 때 처녀임을 상징하는 피를 흘린다

깜찍하게도 생리 기간에 맞춰 그와의 첫 섹스를 한 걸까, 아니면 더 영악스럽게 남자와 동거는 하지만 삽입을 하지 않고 패팅만을 즐기면서 처녀막을 끝까지 유지해 온 걸까?

그런 걸 보면 처녀인가 아닌가, 더 정확히 섹스 경험이 있냐 없냐는 도대체가 의미가 없는 일 같다

난 이럴 때마다 박진영이 한 말이 생각난다

어떤 인터뷰에서 그는 내가 처음인 여자는 부담스럽다고 했다

그가 페미니스트라서, 말하자면 개방적이고 고리타분한 놈이 아니라서 처녀라든지 순결 같은 낡은 관습을 싫어하는 줄 알았더니만, 그 이유가 걸작이었다

섹스 경험이 없는 여자를 어르고 달래서 거기까지 가게 되는 과정이 너무 길고 지루하다는 것이었다

이 얼마나 솔직하고 시원스런 답변인지!!

처녀인가 아닌가를 중시하는 남자들은 아마도 정복했다는 쾌감(?)을 느끼기 위해 그 길고 지루한 시간을 참아 내는지도 모르겠다

영화의 전후반 상황으로 보면 순진한 정보석은 영악스런 이은주에게 깜빡 넘어가 자신과의 섹스에서 그녀가 흘린 피를 보고 기쁨에 들떠 행복해 한다

하긴 이은주가 그렇게도 완강히 섹스를 거부했는데 만약 그녀가 경험이 풍부하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배신감에 치를 떨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또 앞뒤가 안 맞는 건 정보석 역시 영화 한 장면에서 다른 여자와 스킨쉽을 한다

난 솔직히 그 장면 보면서 순진해 보이는 정보석 역시 돈 많은 바람둥이에 불과하고 이은주를 데리고 논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영화는 거기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없다

그녀와 섹스할 때 정보석이 다른 여자의 이름을 불러서 둘이 싸우고 헤어진 것 까지는 논리가 들어맞는데 결국 둘은 섹스에 성공하고 미래를 약속하는 아름다운 사이가 되는 걸로 결론이 난다

뭐가 진실일까?

사랑과 섹스는 별개라는 생각이 자꾸 든다

그렇지 않다면 도처에 널려 있는 술집과 모텔들은 존재의 의미가 없겠지

창녀라는 말도 생기지 않았을테고

섹스는 오락이 아닐까?

play 말이다

sexless 커플이 충분히 있을 수 있고, 플라토닉 러브 역시 가능하며, 돈을 주고 성적 파트너를 사는 것도 그래야만 설명할 수 있다

원조교제가 왜 성행하는지에 대한 이유도 되겠지

홍상수 감독의 조감독이었던 박찬옥 감독이 "질투는 나의 힘"을 만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을 깨달은 기분이다

아직도 영화의 주제가 뭔지 잘 모르겠다

문성근의 역할은 또 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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