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옆 동물원 - [할인행사]
이정향 감독, 심은하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1년 7월
평점 :
품절


어제 "미술관 옆 동물원"을 봤다

매니아들이 꽤 있던데 역시 재밌었다

"8월의 크리스마스"는 실망스러웠는데 이건 아주 재밌었다

심은하가 많이 부각되던데 난 오히려 이성재 연기가 더 좋았다

안성기는 역할이 너무 미미해 잘 모르겠고 송선미는 지나치리만큼 연기를 못한다

찍은 게 오래 되서 아마 데뷔 초였나 보다

드라마 속에서 방긋방긋 웃으면서 대사 안 할 때가 훨씬 낫다

대본을 읽고 있더구만

웃겨, 진짜

예쁘게 생긴 애가 털털하니까 나름대로 귀엽더라

심은하처럼 이쁜 애가 털털해야 귀여운 맛이라도 있지 못생긴 애가 털털하면 아마 얼굴값 한다고 할 꺼다

재밌었던 대사 하나

주인집 아주머니가 심은하더러 그 남자랑 결혼할 사이냐고 물었다

심은하 왈 " 그 남자 눈이 얼마나 높은데요"

그러자 아주머니, 그럴 줄 알았다면서 "그럼 그렇지, 이상하더라고"

그러자 심은하 한 마디로 아줌마에게 펀치 날린다

"그러니 전 또 얼마나 높겠어요?"

하하, 이런 게 바로 위트이고 유머 아니겠어?

심은하와 이성재가 둘이 쓴 시나리오는 공모전에 떨어질 게 분명하다

영화에서 아무리 예쁘게 그려내도 지루하기 짝이 없었다

남녀가 알콩달콩 싸워 가면서 며칠 간 동거하는 내용이 재밌었다

영화에서 제일 돋보이는 장면, 심은하가 짝사랑 하는 안성기를 만나러 갈 때 (사실은 일 때문) 정신없이 새 옷이랑 새 구두, 새 가방, 안 신던 양말까지 새 걸로 챙겨 신고 나가느라 허둥지둥 하는 심은하 모습이 정말 귀여웠다

짝사랑 하면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상대는 자기를 알아 주지도 않는데 별 것도 아닌 일에 괜히 혼자 오버하게 마련이다

영화 속의 춘희는 참 따뜻한 심성을 가진 여자다

비 오는 소리를 듣고 있으면 마음이 부자가 된 것 같다는 그녀의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겨우 빗소리 하나 가지고도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세상이 참 아름답게 보일 것 같다

그런데 둘이 사귄 후 잘 됐을까?

너무 순진하고 착한 춘희에게 철수는 약간 부담스러운 존재다

그녀가 철수로 인해 섹스에 눈 뜨게 될까, 아니면 섹스만 밝히는 철수에게 상처받고 남자에게 마음을 꽁꽁 닫게 되지는 않을까?

둘이 결혼을 하면 몰라도 연애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커플이다

2탄이 나온다면 분명히 춘희는 철수에게 그렇게 말할거다

"넌 섹스 밖에 모르니? 섹스가 사랑의 전부니"

그럼 철수는 그러겠지

"사랑하니까 하고 싶은 건 당연한 거 아니야? 넌 너무 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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