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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을 가다 - 복지국가 여행기 ㅣ 우리시대의 논리 16
박선민 지음 / 후마니타스 / 2012년 10월
평점 :
일단은 실망.
기대했던 수준의 책이 아니다.
부제를 잘 봤어야 하는데.
스웨덴 복지 정책에 관한 책인 줄 알았는데 여행기다.
몇 년 전에 읽은 <스웨덴 사회복지의 실제>가 훨씬 더 스웨덴 복지 정책 이해에 도움이 됐다.
대부분이 여행기이고 주요 정책 소개는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복지국가 스웨덴>을 너무 많이 인용하고 있어 출처만 밝히면 아무리 많이 인용해도 되는 건지 묻고 싶어졌다.
기대에 비해 실망이 큰 편.
국회의원 보좌관의 공적인 여행이라 보고서 같은 것을 쓰고 한 권의 책으로 묶은 건 줄 알았는데 개인 여행기에 가깝다고 봐야 할 것 같다.
또 한가지 지적할 것은, 한 권의 책을 쓸 때는 감정의 과잉에 주의해야 한다는 점이다.
본인의 신념을 드러내는 것이 과해지면 독자에게 거부감을 주고 어쩔 수 없이 촌스러워진다.
진보주의가 한국에서는 거역할 수 없는 절대적인 명분이 되어 한 치의 오류도 허용하지 않고 조금이라도 반대하면 공격받는 세태가 참 아쉽다.
특히 인터넷에서는 더더욱 말이다.
미국의 패권주의를 반대했던 스웨덴 전 총리가 암살된 것이 미국과 연관되지 않았을까라고 아무런 근거도 대지 않은 채 의심부터 하는 건 심정적으로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다.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를 강력하게 지지하고 혹시라도 박근혜나 새누리당에 호의적으로 얘기하면 매우 수구적이고 한심한 사람 취급하는 인터넷 싸이트가 있는데, 임대 아파트랑 섞여 있어서 너무 싫다, 임차인들 수준이 형편없어서 이사가고 싶다는 글이 올라왔다.
공개적으로 저런 말을 하다니 황당하고 어이없다 생각했는데 댓들들이 거기에 공감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입으로는 진보를 외치면서 실제 생활에서는 나보다 못한 사람들과 섞여 살기 싫은 게 인간의 본성이 아닌가 싶어 씁쓸했다.
또 웃긴 게 문재인을 지지하지만 사형제도는 꼭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말 진보라면 국가에 의한 살인과도 같은 사형제도 역시 폐지돼야 마땅하지 않은가.
피의자의 인권도 같은 문제라고 본다.
흉악범의 인권까지 배려해 주는 게 진보가 아닌가.
명분으로서의 진보와 실제 삶에 있어서의 진보는 너무나 거리가 멀어 보인다.
스웨덴의 복지 정책이 미국 등 신자유주의 국가보다 앞서 가는 것은 사실이지만, 스웨덴에서도 이민자에 대해서는 배타적이고 그들의 권리를 제한하려 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는 게 참 안타깝다.
책에서도 나온 바지만 진정한 연대는 노동자의 국적을 가리지 않아야 하는 게 아닐까.
무상보육으로 재정이 어렵다면서 고위 관계자가 나와서 이건희 손자도 무료로 다니게 해야 하냐는 말을 듣고, 이건희가 세금 제일 많이 낼텐데 왜 그 손자를 차별해야 하나 생각을 했었다.
이게 보편 복지와 선별 복지의 차이일 것이다.
내가 세금을 많이 낸 만큼 혜택이 돼서 돌아온다고 생각하면 조세 저항이 줄지 않을까.
이미 중산층이 돼버린 스웨덴 노동자들이 사민당 대신 보수연합을 택했다고 하는데 이제 포커스를 어디에 맞춰야 할지 생각해 봐야 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