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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관에 담긴 한.중.일의 차 문화사
정동주 지음 / 한길사 / 2008년 3월
평점 :
막연히 도서관에서 보고 차의 역사인 줄 알았다.
읽어 보니 차 보다는 다관, 즉 찻잔이나 그릇에 포인트를 준 책이다.
다소 현학적인 지리한 찬사가 끼어 있어 지루하기도 했으나 사진이 너무 좋고 차의 역사를 종교 의식과 연관지어 설명한 부분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단순히 티포트에 대해서만 언급한 것이 아니라 흔히 토기나 도기, 자기로 알려진 모든 그릇의 역사를 망라한다.
고대 시기의 그릇은 대부분 무덤의 부장품인데 사실 이 부분이 참 궁금했었다.
왜 이런 아름다운 그릇들을 만들어 부장품으로 넣었을까.
내세에서도 현재와 같은 생활을 하리라 기대해서라고도 하고 제사용 의기였다고도 하는데 이 책의 설명대로라면 신에게 예물, 즉 차를 바치기 위함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차가 한반도에 전해진 것은 대략 통일 신라 무렵이라고 하는데 저자는 고대 시기의 그릇들도 모두 차잔으로 해석하고 있어 좁은 의미의 차라기 보다는, 신에게 바치는 예물의 의미, 이를테면 술 등도 포함한 광의로 생각한 듯 하다.
자사호를 만든 이들은 단순한 도공이 아니라 특별히 예인으로 존경받는다 하고 일본의 주자인 규스를 만든 이도 예술가로 추앙받는데 왜 한국의 도공들은 이름을 남기지 못했을까.
예술가에 대한 사회적 지위가 낮아서일까?
도자기에 대한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훌륭한 자기를 만드는 이들이 천인이었다는 사실이 이해할 수 없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손으로 만드는 일을 천시하는 한국적 분위기에서 유래한 것 같다.
이 점이 안타까웠는지 저자는 현대 도예작가들 세 사람을 소개하고 이들의 작품 사진을 실컷 감상했다.
부록으로 실린 열한 점의 세계 각국의 티포트들은 다관이 단순한 공예품이 아니라 하나의 예술임을 실감할 만큼 너무나 아름답고 눈부셨다.
회화나 조각, 음악도 좋지만 자수나 도자기처럼 이런 실제적인 공예품의 예술적 경지는 더욱 가치가 있는 것 같다.
이제 도예 작품도 예술로 즐길 수 있게 된 것 같아 문화에 대한 폭이 넓어진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