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 사람들이야기 1 - 정치생활
박용운 외 지음 / 신서원 / 200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처음 읽을 때는 독자층을 대체 어느 수준으로 잡았는지, 혹시 중학생 대상으로 쓴 건 아닌지 미심쩍을 정도로 너무 뻔한, 중학교 국사 교과서에나 나올 만한 이야기들이다 싶었는데 다행히 맨 첫 장을 집필한 사람만 그렇고 그 다음 장부터는 고려 시대를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만큼 수준있는 기술이라 신뢰감을 갖고 읽었다.
여러 명의 필자가 공동집필하면 주제가 하나로 모이기가 참 힘든 법인데, 각기 다른 소주제들로 나누어져서 그런지 한 권의 통일된 책으로서 손색이 없다. 

얼마 전에 읽은 <혼혈왕, 충선왕>도 도움이 됐고 무엇보다 고려 시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가 접근성 면에서 제일 큰 도움이 됐다.
얼마 전에  김주혁과 김규리, 정보석 등이 나온 <무신>이라든가 광종대를 배경으로 한 <제국의 아침> <천추태후> 같은 드라마에서 본 인물들이 역사책에 나오니 좀 더 흥미를 가지고 접근할 수 있었다.
<천추태후>에서 일부 그려지긴 했으나 임진왜란 만큼이나 거란의 세 번에 걸친 침입도 매우 역동적인 드라마로 만들어질 수 있을 것 같은데 너무 먼 시대라 사료가 부족해서인지 일반인들에게 덜 알려진 것 같아 아쉽다. 

 

고려가 기본적으로 혈통과 가문을 중심으로 한 문벌귀족사회라는 것을 분명히 알았고 과거제라는 시험을 통해 지배층인 관료집단을 양산한 조선과의 차이가 어디에 있는지 확실히 구분하게 된 것이 큰 수확이다.
삼별초나 묘청의 난, 무신정권 등을 민족주의 찬양 일색으로 보지 않고 당시 정세를 분석해 비판적으로 접근한 점은 마음에 든다.
임용한씨 책에서도 익히 읽은 바처럼 세조의 쿠데타가 평가받을 수 없는 것은 왕권의 안정화 이런 개념이 아니라,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권력을 찬탈하는 과정에서 무수히 양산된 공신층과 변법적인 제도 탓이리라.
그런 의미에서 무신정권 역시 소수 지배층의 안위 외에 과연 고려라는 사회의 안정화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는 매우 의심스럽다.
그런데도 전에 읽었던 어떤 책에서는 마치 무신정권기를 신분제가 동요하면서 민중들이 꿈을 가질 수 있는 역동적인 사회였다는 식으로 평가했다.
그야말로 자기가 보고 싶은대로 역사를 보는 매우 의도성이 보이는 태도다.

 

왜 고려가 지방행정을 전부 장악하지 못했는지, 몽골과 싸운 부대는 그 성격이 어땠는지, 삼별초나 묘청의 난 배경은 무엇인지 등 고려 시대에 대한 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어 의미있는 독서였다.
다음 시리즈도 읽어볼까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