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국미술을 만나다 - 도록 (大)
국립중앙박물관 지음 / 국립중앙박물관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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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작년 6월 쯤에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했던 전시.
아쉽게 놓쳤다.

도록이 과천도서관에 비치되어 있어 다행히 볼 수 있었다.
도판이 한 면을 차지할 만큼 크고 해설이 바로 옆에 실려 있어 보기 편했다.
역시 가장 큰 매력은 고려 청자.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자랑스러울 수 있는 한국 최고의 문화재라고 생각한다.
12세기의 순청자도 너무나 고급스럽고, 13세기 상감청자나 동물 모양의 상형청자, 청동기를 모방한 자기 등도 무척이나 아름답다.
근대 이전의 공예품들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이렇게 훌륭한 솜씨를 가진 장인들이 왜 사회에서 가장 밑바닥 층을 형성했을까 하는 점이다.
대량 생산이 어렵기 때문에 상품성을 못 갖추어서인가?
조선백자는 담백하고 단아한 선비문화를 잘 드러내고 특히 청화백자는 고려청자와는 또다른 우아함이 있다.
분청사기는 민예품적인 소박함과 해학성, 흔히 표현하는 것처럼 현대적인 추상미도 보인다.

 

도록에 실린 논고를 읽으면서 국력이 곧 문화의 품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 미술관에 한국실이 세워지고 전담 큐레이터가 배치되는 게 왜 중요한지 잘 설명되어 있다.
미국 문화는 알려진 것처럼 다문화이기 때문에 박물관 내에서도 여러 민족들이 자신들의 문화를 알리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고 한다.
전담 큐레이터가 있으면 자연히 특별전 기획시 한국 문화가 들어갈 가능성이 많아지고 그만큼 많이 알려지기 때문에 한국에 대한 위상도 높힐 수 있다고 본다.
저자의 말대로 일단 유물을 봐야 한국이라는 나라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는 것.
싸이나 K-pop 이 알리는 한국 문화와는 또다른 의미의 수준높은 홍보라고 할 수 있겠다.
오늘날 서양 문화와 미술 등이 차지한 위치는 결코 작품 자체의 위대함만 가지고 얻은 것은 아닐 것이다.
마치 중국의 국력이 강해지면서 중국 미술품의 가격이 치솟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한가지 흥미로웠던 발견은, 90년대 출판된 기메 미술관의 한국 미술품 소장품 도록에는 중국 문화재로 올라온 원각경변상도가 최근 출판된 보스턴 미술관의 도록에는 한국 미술품으로 정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일본을 통해 수집해 갔던 서양인들이 고려 불화나 자기 등을 중국 것으로 오인한 경우가 많았는데 연구를 통해 바로잡아지고 있다고 하니 다행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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