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화가들 - 조선시대 궁중회화 3 돌베개 왕실문화총서 6
박정혜 외 지음 / 돌베개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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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권으로 기획된 시리즈의 마지막 책.
발간되는대로 도서관에 신간 신청해서 다 읽었는데 솔직히 약간 지루하고 겹치는 내용들이 많다.
기본적으로 조선시대 화원들과 작품들에 대한 기록이 부족하기 때문에 사료를 발굴하는데도 한계가 있지 않나 싶다.
어진 40여 점이 6.25 피난 도중에 부산 창고에 불에 타 사라졌다니, 마치 걸프전 때 이라크 국립 박물관이 약탈당한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까지 든다.
문화재가 잘 보존되려면 외침이 적어야 하는데 현대에도 여전히 힘든 문제 같다.
화원들의 그림은 일종의 궁정 기록화이고 공예품이며 매우 실용적인 목적으로 그려져서인지 화가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한 두 편 볼 때와, 이 책처럼 단체로 모아 놓고 볼 때 느낌이 다르다.
한꺼번에 보면 거기서 거기인 것 같은, 다소 식상한 느낌이 든다.
당대 최고의 화가들이 그린 어진이나 공신 초상화 등을 여러 점 보다 보면 도식화된 자세와 표정이 경직되어 기록화 느낌이 강하다.
털끝 하나도 틀리지 않게 그린다는 이른바 전신사조 정신 때문이었을까.
벨라스케스나 티치아노 등이 그린 스페인 군주 초상화를 보면 사진보다 초상화가 훨씬 더 인물의 감정과 성격을 많이 드러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즉 작품 자체로 예술적인 감동이 오는데 조선 시대 초상화들은 그런 흥취가 일지 않는다.
초상화를 대하는 동서양의 개념 차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병풍과 벽 등을 장식했던 장식풍의 청록산수화는 매력적이다.
채색감과 묘사력은 아마추어 화가였을 선비들이 흉내내기 어려운 부분이었을 것이다.
진채화를 왜 속기있는 그림이라고 폄하했는지 알 것 같다.
전혀 다른 취향과 예술관이었더 셈.
김정희의 세한도와 화원들의 청록산수화를 보면 넘을 수 없는 간극이구나 싶다.
그런데 이 화원들은 역시 전문 화가들이라 화원들이 그린 문인화 계통의 그림들은 자신의 개성을 뽐내며 우아한 격취가 있다.
김홍도의 신선도를 보면 정말 대단한 필력의 화가구나 싶다.
안타까운 것은 조선 시대 도자기사를 읽었을 때도 느꼈던 바인데, 화원들의 처우도 썩 좋지 못했다는 점이다.
장인들을 우대해 주고 국가에서 키웠다면 훨씬 더 풍부한 예술 시대를 꽃피울 수 있지 않았을까.
혹은 상업적으로 성공하든지 말이다.
기술직이 천직으로 무시받던 시절에도 역사에 이름을 남긴 화가들이 자랑스럽다.
역시 돈이 있어야 예술이 꽃피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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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안화 2016-10-14 0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구매 고민하고 있었는데 장.단점을 써주셔서
님의 리뷰가 많이 도움이 된듯 합니다.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