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애니멀 - 사랑과 성공, 성격을 결정짓는 관계의 비밀
데이비드 브룩스 지음, 이경식 옮김 / 흐름출판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정말 재밌게 읽었다.
전작 <보보스> 보다 더 인상적으로 읽었다.
어찌 보면 일종의 철학서 같기도 하다.
에리카와 해럴드라는 가상의 부부를 중심으로 그들의 부모 세대로부터 시작해 해럴드가 죽음을 맞는 순간까지 보편적으로 느낄 수 있는 감정을 너무 잘 서술했다.
제목처럼 인간은 사회적 존재임을 강조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핵심은 인간이 이성적이기 보다는 오히려 매우 감정적이라는 사실이다.
거의 모든 결정이 이성보다는 그 순간의 감정에 좌우된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어떤 일을 처리할 때 상대방과 나의 감정 상태를 잘 조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17세기 철학사에 양립했던 데카르트의 합리주의와 베이컨의 경험주의는, 21세기에 보자면 경험주의의 승리인 셈.


 

주인공 에리카는 그야말로 아메리카 드림의 표본이다.
어머니는 중국 이민자로 노동자 계층로 알콜 중독이고, 아버지는 멕시코 이민자로 양육의 의무를 팽개치고 집을 나가 버렸다.
슬럼가에서 사는 에리카는 미국 사회의 하층민이지만 야망을 품고 상류층으로 올라가기 위해 열심히 공부해 좋은 대학에 입학한다.
<한국의 빈곤>이라는 책을 읽으면서도 느낀 바지만, 빈곤 탈출의 가장 기본적인 조건은 어느 나라에서든 교육인 것 같다.
저학력과 빈곤은 가장 큰 연결 고리가 아닌가 싶다.
에리카는 성적이 부족했지만 집안 형편이 어렵다는 점에서 플러스 점수를 받아 일류대에 입학할 수 있었다.
소수민족에게 대학 정원을 따로 배정하는 것은 어찌 보면 역차별일 수도 있겠지만 에리카의 사례에서 보듯 빈곤의 대물림을 막으려면 사회에서 이 정도는 배려해 줘야 할 것 같다.
에리카는 창업을 하고 망하기도 하지만 다시 입사한 회사에서 능력을 발휘해 중역으로 올라서고 CEO 까지 된다.
승승장구 하던 그녀는 정치권의 러브콜을 받고 지지하는 후보가 대선에서 이기자 장관을 역임한다.
이제는 UN 에서 주최하는 회의의 VIP로 참석할 만큼 최상류층이 된 것이다.
반면 남편 해럴드는 학예사로써 박물관 전시를 기획하고 책을 쓰는 작가다.
그는 에리카의 남편으로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아기도 없이 아내만 잘 나가자 결혼 생활에 갈등을 겪으면서 잠깐 알콜 중독에 빠지기도 한다.
중간에 에리카의 외도도 있었다.
이런 갈등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잘 극복하면서 에리카가 대선 캠프에 합류할 때 같이 참여하여 연구소 위원이 된다.
나는 에리카 부부의 결혼 생활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것이, 보통은 남편의 사회적 성공에 아내가 편승하기 쉬운데 (마치 힐러리 클린턴처럼) 이 책에서는 정반대의 사례를 보여 줬다는 점이다.
에리카의 성공을 질투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거기에 묻어가면서 자기 나름대로의 능력을 발휘하는 해럴드의 모습이 우리 사회에서 쉽게 보기 힘든 바람직한 예로 보였다.
또 에리카 역시 자신의 야망에 걸맞는 남자를 찾기 보다는 젊은 시절 사랑으로 한 남자를 선택해 남자의 힘에 의존하지 않고 자기 스스로의 삶을 개척한 것도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결혼할 때 조건 따지는 현실에 대한 일침이랄까.


 

마지막에 해럴드가 은퇴 후 유럽의 역사 유적지를 여행하면서 가이드를 하는 장면은 바로 내가 꿈꾸던 일처럼 느껴졌다.
사업가인 에리카는 사람들에게 역사 유적지를 설명하는데서 희열을 느끼는 해럴드를 위해 여행사를 차려 준다.
이른바 문화유적 답사 정도 될 것 같다.
나는 가이드를 할 생각까지는 없지만, 나중에 은퇴하면 문화해설사 정도는 해볼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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