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고대 동아시아
호리도시카즈 지음, 정병준.이원석.채지혜 옮김 / 동국대학교출판부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좋은 책을 읽는다는 건 참 행복한 일이다.
흥미로운 주제만큼 내용도 정말 알차다.
일본에서 번역된 책들은 어딘지 모르게 일반론에서 살짝 벗어난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은데 적어도 역사 서적에 관해서는 깊이 있는 분석이 돋보인다.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던 중국의 책봉체제가 어떻게 작동했는지 이해하게 됐다.
독립국가는 대등하다는 관념이 근대 이후에 생겼다는 사실을 꼭 인지해야 할 것 같다.
우리 역사에서 가장 훌륭한 왕으로 알려진 광개토대왕 역시 중국 왕조로부터 책봉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리고 이런 내용을 통해 중국이 고구려를 지방 정권으로 파악한다는 동북공정도 무리한 시도임을 새삼 느낀다.

그것과는 별개로, 일본인 학자가 쓴 책이라 그런지 일본에서는 중국의 문물을 직접 수입했다고 보고 있고, 문화전파자로서의 한반도 역할에 대해 큰 의미를 두지 않는 것 같다.
어쩌면 식민지 경험 때문에 고대 역사 읽기에서도 한반도의 영향력을 대수롭지 않게 보는 느낌도 든다.
어쨌든 임나일본부 등으로 대표되는 야마토 정권의 삼한 지배를 실제로 지배했다고 보지 않더라도,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일본에 문화를 전수해 준 게 아니라 오히려 한국에 일정 부분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본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무리 크게 생각해도 대등한 관계 이상은 아닌 것으로 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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