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신부 한정판 [dts] - (3disc)
김호준 감독, 김래원 외 출연 / 에스엠픽쳐스(비트윈) / 2004년 6월
평점 :
품절


참, 뭐라고 하면 좋을지 모를 영화다 그냥 한 번 웃고 끝나면 되는 건가?  "가문의 영광" 이라든가, "첫사랑 사수 궐기 대회" 를 볼 때와 똑같은 기분이다

이 영화의 어처구니 없는 점을 말하자면 한도 끝도 없지만 일단 제일 중요한 전제부터 잘못 됐다 문근영이 왜 16세에 결혼할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한 충분한 개연성이 있어야 하는데 여기에 대한 설명이 거의 없다시피 한다 시나리오 작가로서는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을 설명할 타당한 이유를 생각해 내기 힘들었을까? 영화에 따르면 문근영을 결혼시킨 할아버지는 완전히 미친 놈이다 지금 당장 죽는 것도 아닌데 곧 죽을 거라고 거짓말을 하면서까지 열 여섯 된 손녀의 결혼을 강행하는 합당한 이유가 전혀 없다 조금만 합리적으로 생각하자면 차라리 약혼을 시켜야 하는 거 아닌가? 문근영이 16세에 결혼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전혀 설명되지 않는다 시나리오 작가의 치명적인 한계가 아닐 수 없다

영화는 김래원과 문근영의 귀여운 연기로 이끌어 나간다 약간의 코미디를 기대하고 봤는데 웃기는 장면도 간간히 있기는 한다 무엇보다 문근영이 깜찍하고 예쁘다 연기를 잘 하는 건 아닌데 (하긴 이런 영화에서는 진지한 것이 오히려 분위기를 가라 앉히겠지만) 표정 연기라든가 오버하는 것 등이 귀엽게 나온다 자기 또래를 연기해서 나오는 자연스러움일까? 특히 이진우라는 선배와 사귀는 장면은 진짜 귀여웠다 요즘은 고등학생들도 사귀고 헤어지고 하는 게 자연스러운가 보다

영화에서는 김래원과 문근영의 신혼 생활이 알콩달콩 재밌게만 나왔는데 현실적으로 과연 재밌기만 할까? 재밌는 건 한 달에 하루쯤이나 되고 나머지 29일은 괴롭지 않을까? 시부모 집에서 사는 것도 아니고 완전히 딴 살림을 났던데 그 집안일은 누가 다 한단 말인가? 우리나라처럼 수능에 목숨 거는 나라에서, 고등학생이 집안일을 하면서 학교를 다닌다고? 소녀 가장도 아니고 정상적인 집안에서 자란 고등학생에게 가능한 일일까? 자율학습에 학원에 엄청난 학습량과 대학에 대한 부담감에 짓눌리는 학생들에게 과연 결혼 생활이 가당키나 하단 말인가? 현실을 완전히 무시한 영화의 설정에 진짜 화가 난다 채림과 감우성 나오는 드라마에서는 그래도 채림이 대학생으로 나오는데 이 영화는 진짜 좀 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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