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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궁궐의 그림 ㅣ 돌베개 왕실문화총서 4
박정혜 외 지음 / 돌베개 / 2012년 5월
평점 :
요즘은 책을 읽기도 어렵지만 읽고 나서 감상문을 쓰기도 어려운 것 같다.
너무 바빠서 그런가?
도판이 정말 화려하다.
궁궐을 장식하고 존엄과 신분 등을 과시하기 위해 그려지다 보니 진채화 위주로 거대한 병풍 그림 등이 대부분이다.
부귀영화의 상징으로 알려진 모란도가 궁중에서 유래됐다는 건 처음 알았다.
책가도와 십장생도, 백동자도, 곽분양행락도, 요지연도 등도 모두 궁궐 그림이 사가로 나오면서 민가에 유행했던 것이다.
최상류층이었던 왕가의 예술이 상류층 사대부들에게 흘러 나가고 19세기에는 광통교 지전 등에서 구입할 수 있었다고 한다.
대부분이 대형 병풍 위주지만, 1920년대 화재로 창덕궁을 새로 지을 때 김은호와 김규진 등 당대 유명 화가들이 그린 대조전과 희정당의 벽화는 기념비적인 사건이라고 한다.
희정당에 금강산을 그린 김규진은 50대의 중진이었지만, 대조전에 십장생도를 그린 김은호 등은 이제 겨우 약관의 젊은 청년들이었다니 그 기세가 참으로 놀랍다.
확실히 궁중에서 소용된 병풍들은 규모도 놀랍거니와, 그 세밀한 필력은 감히 일반 화원들이 흉내내기가 어려웠던 것 같다.
중국에서 비롯된 이러한 그림들이 어떻게 조선에서 변용되었는지도 잘 설명되어 있다.
도판 감상만으로도 무척 즐거운 시간이었다.
원근법과 화려한 채색, 입체감 등을 강조한 서양화에 비해 동양화는 먹으로 그린 평면적인 산수화나 사군자 뿐이라 생각해 몹시 단조롭다고 느꼈는데 그야말로 아무 것도 모르는 짧은 소견이었음을 확인했다.
결국 국력 상승이 전통 문화의 보존과 향유임이 틀림없다.
학교 다닐 때 미술 시간에 배운 것이라곤 죄다 르네상스 시대 미술이나 인상파 같은 것 뿐이었으니 우리 전통 궁중화에 대해서는 전혀 문외한일 수밖에.